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우기우> 2부 완결 기념 추천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
14.11.06 11:36
조회
3,055

<우리의 기묘한 우리>의 2부가 완결되었습니다. (3부로 이어집니다.)

약 천오백에 가까운 선작수를 지닌 작품이나 생각 보다 추천이나 홍보글 수는 적더군요.

(참고로 이 글은 그리스도교에서 볼 수 있는 12사제, 성전(십자군)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인 상상 보다는 현실이나 역사 등에서 차용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품 내에 그리스도교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지만 유사한 설정들이 많아 일부 독자분들께는 보시기에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추천글은 작품 내 반전과 2부에 걸친 긴 이야기를 스포일러하지 않기 위해 극소량의 거짓말과 반쪽짜리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품 소개에 “먼치킨, 미소년, 미소녀, 전쟁물, 회귀물 등의 가벼운 소재를 무거운 현실성의 거미줄로 엮어 너와 나의 구분에 대한 제 오랜 고민을 담아 보았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처음 이 소개를 봤을 때 먼치킨, 미소년, 미소녀, 회귀를 소재로 했다면 아무리 고민이나 다양한 설계를 넣어도 웬만해선 별로 진중하지 않은 소년 만화적인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현실성”이 상당합니다.

이 작품은 전쟁물인만큼 미소년, 미소녀 등은 장점이라기 보단 단점에 가깝고 물론 로맨스도 없습니다 (적어도 2부 후반에도 약간의 낌새 정도만 있습니다). 그리고 마법이나 오러가 없는 설정상 먼치킨이라 할 수 있는 기묘한 능력이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한 명의 인간이 수천 수만의 군대를 대상으로 정면대결할 수 있는 깽판급 능력은 아닙니다. 물론 자신이 지닌 능력이니 주인공들 본인이 스스로 싸우는데에는 사용되지만 250편이 넘는 연재 분량 중 군사적으로나 대국적으로 유의미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몇 번 없습니다.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이 작품의  두 주인공 중 그 어느 녀석도 정확히 말해서 나쁘진 않은데 좋은 녀석이라고 그들의 행적을 통쾌하게 느끼며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잘 되는 건 물론 좋긴한데 이게 정말 옳은 일인지 애매한 찝찝함이 있습니다.

두 주인공 중 한 명인 아델은 일종의 광신도적인 면모가 두드러집니다. 그의 자신감 중 대부분은 자신이 회귀를 경험했기에 여신의 선택된 사도라 믿는 것으로부터 나오며 신실한 여신의 종으로서 종교에 대한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나쁜 쪽으로 광신도까진 아니어서 이교도라도 민간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자비롭고 정중하게 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교도는 기본적으로 사악하고 우매하다’라고 말하면 쉬이 납득하고 그가 지닌 상식 또한 그리 말합니다. 단지 주인공만이 아닌 여신의 신실한 신자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또다른 주인공인 길은 성격면에서 아델과 정반대의 인물로 ‘신은 없고 아델 네가 말하는 회귀도 네 꿈이나 망상이다’라고 말하는 인물입니다. 현실적 감각으론 좀 더 맘에 드는 인물이지만 그의 도덕적 면모를 보면 좀 미묘합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잃고 어렵게 자란 건 알지만 그의 과거 이야기를 보면 볼 수록 매우 이기적이기 전에 극악무도한 면모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오히려 아델이 자신의 경험이나 도덕적 개념을 기반으로 현재 신전에서 설파하는 교리나 다른 신자들의 행태에 의구심을 갖고 계속 고민하는데 길이 ‘나는 옳고 다른 이들은 어리석다’라고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길이 정말 제대로 된 녀석인가 하는 의심이 싹트게 됩니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델의 광신도적인 면모도 많이 고쳐지고 길도 더 속내를 드러내게 되지만 일단 통념적인 먼치킨 작품은 아니라는 겁니다.

말이 먼치킨, 미소년, 미소녀, 회귀물이지 그냥 ‘이쁘게’ 생긴 소년과 조금 특이한 능력을 지닌 청년이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것을 바라는지, 어떻게 그것을 가질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이리저리 일을 벌이다가 현실이 만만치 않다고 몸소 느끼며 깨지다가 ‘성장’이 아니라 ‘변해 버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새싹이 햇빛과 비를 받고 비옥한 토지에서 쑥쑥 자라나 꽃이 되는 통쾌한 이야기가 아니라 햇빛을 좋하다가 너무 많아 바싹 마를까 조마조마하다가 비를 맞고 좋아하다 강수량이 너무 많아 썩어 죽을뻔하고 흙에 뿌리를 내리긴 했는데 그 단단함에 깊숙히 뿌리 내리는데 고생하다 보니 어느날 줄기가 예전보다 굵어져 있고 잎도 더 커져 있더라라는 느낌입니다.

왜 꽃도 있더라 하는 얘긴 없냐고요? 글쎄요, 나중에 시간이 더 흐르고 보니 꽃이 아니라 잡풀이었더라 할 수도 있겠고 꽃은 꽃인데 방사능 맞아서 웬만한 보잘것 없는 풀쪼가리 보다 보기 흉측한 꽃이 되어 있더라 할 수도 있으니까요. 방사능은 좀 오버스럽지만 애초에 세상엔 꽃 보단 잡풀이 더 많을테고 현실적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빛을 보는 것도 꽃 보단 잡초쪽이 더 뛰어나겠죠.

힘든 현실속에서 미소년, 미소녀, 먼치킨 주인공이라고 끝에 가서 보니 꽃으로 피어나리란 보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애초에 끝까지 살아남은 시점에서 꽃이어도 정말 꽃이라 할만한 모양새란 보장도 없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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