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
14.10.28 20:36
조회
4,132

첫 부분을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의 차이점이 대략 눈에 띄더군요. 특히 눈에 띄는 차이점은 


(1)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그렇지 않은 소설보다 적은 인물 수, 적은 세계관 정보를 제시한다. 

Ex) 초반 이미지를 좌우하는 1~3화까지 히어로 1명, 히로인 1명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이야기 -> 이해하기 쉽다 

1, 2, 3화 모두 다른 인물이 나오는 이야기 -> 인물들간의 연결점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2) 인물수나 세계관의 방대함이 비슷하더라도, 차근차근 단계 별로 인물, 세계관 정보를 공개하는 쪽이 읽기 쉽다 

Ex) 1화, 6화, 12화, 이런식으로 한 에피소드가 종결될 때마다 한 명씩 추가했다 -> 이해하기 쉽다 

짧은 기간 내로 인물들을 왕창 꺼냈다 -> 이해하기 어려워지거나, 몇몇 캐릭터가 공기화된다. (그리고 공기화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부분은 몰입하기 어려워지니, 마찬가지로 읽기 어려워진다) 


(3) 두 소설 모두 한 번에 많은 인물을 공개한다 할지라도 차이점이 나타난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특정 떡밥, 혹은 한 사건’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얽히게 만든다. 하지만 읽기 어려운 소설은 연관성 없이 인물 수만큼 떡밥을 산만하게 뿌리거나, 인물 수만큼 사건을 만들어 버린다.  

Ex) 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정의의 편 2명’과 ‘악인 2명’이 싸우기 시작했다 -> 큰 문제 없음 

하지만 극단적으로 정의의 편 2명과 악인 2명이 등장했는데 서로 다른 사건에서 활약하고 있다면? -> 확실히 다른 장소임을 언급하지 않으면 혼란이 나타날 수 있음


(4) 군상극의 경우, 읽기 쉬운 소설은 한 인물의 에피소드를 끝낸 뒤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제시한다. 한 인물의 에피소드의 기승전결 구조도 명확한 편이다. 그러나 읽기 어려운 소설은 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제시해버린다. 

Ex) 한 인물이 어떤 땅을 점령했다. 그로 인해 다음 에피소드에 등장할 인물에게 영향이 갔다 -> 읽기 쉬움

한 인물이 어떤 땅을 점령했다. 다음 에피소드에 등장할 인물은 다른 곳에서 영토 확장을 하고 있다.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은 언급되지 않았다 -> 읽기 어려움


(5) 군상극에 유독 인상이 약한 캐릭터가 참가할 경우, 그 인물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만 흥미가 떨어져 읽기 힘들어진다. 

Ex) 이건 적절한 예시를 들기가 어렵긴 하네요. 굳이 상상하자면... 누군가가 삼국지를 자기 스타일대로 썼다 칩시다. 조조, 여포, 원소, 손책 등 굵직한 인물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근데 그다음에 갑자기 엄백호 에피소드가 나온다면? 

(6) 필력이 모든 걸 씹어먹을 정도로 킹왕짱인 경우. (...) 하지만 이런 경우 잘 없습니다. 어느 수준 이상부터는 필력 차이는 별로 안 나더군요. 천재라면 몰라도. 

오히려 필력이 가독성을 해치는데, 소설 구성이 이해를 도와 그럭저럭 읽을만한 소설이 더 많이 눈에 띕니다. 장르 소설에서는 말이죠. 

물론 예외를 찾는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저 중에 해당된다 해도 읽기 편한 글도 당연히 있을 테고요. 다만 분석하면서 이런 특징들을 모으는 게 재밌어서... ^^; 언젠가 글 쓸 때 도움이 될 날도 올 듯 하고요. 


Comment ' 13

  • 작성자
    Lv.50 돼지앙
    작성일
    14.10.28 20:53
    No. 1

    등장인물이 많으면 한 사건에 대해 사견이 너무 많이 할애되서 재미가 반감되기도 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Thursday
    작성일
    14.10.28 20:55
    No. 2

    시간 순서는 오히려 극의 긴장감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만들어내는 고급 글쓰기 스킬이죠. 다만 섵불리 시도 했다가는, 그러니까 막연하게 시간을 꼬아보겠다 하고 들어가는 이야기들은 다 낭패를 봅니다. 캐릭터성에 기대는 경우는 그 정도가 훨씬 커지고요. 작자가 이야기의 진행에 따른 변수에 순발력있게 대처하지 못하면 말 그대로 똥되는 거죠. 다만 잘 짜여진 극은... 극의 절정에 이를 때 그야말로 쾅!!
    공감갑니다. 주의점을 잘 파악하신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28 20:58
    No. 3

    저도 초반부가 극악으로 복잡해서 싹 갈아치울려했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같네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드리밍데이
    작성일
    14.10.28 20:38
    No. 4

    시간순서 같은것도 있지않을까요.
    이야기 전개도중에 갑자기 회상하는 글들이 정말 안 읽히던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28 20:41
    No. 5

    음, 그건 아직 분석 중입니다. 거기에 '뭔가'가 하나 더 겹쳐야 읽기 어려워지는 듯 해요. 다만 시간 순서를 꼬았을 때 그 '뭔가'가 자연스럽게 첨가되는 듯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시간 순서를 제대로 꼬은 라이트 노벨인 '12월의 베로니카'는 별 문제 없이 읽었거든요. -_-; 짐작되는 점이 하나 있긴 한데, 그거 하나만으로는 사례가 충분하지 않아서 아직 분석 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28 22:24
    No. 6

    일부러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이야기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단 점을 고려한다면... 비틀어진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부담보다, 그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한 흥미가 더 커서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7ㅏ
    작성일
    14.10.28 23:19
    No. 7

    으헉.. 최근 회상신이 들어갔습니다.. ㅠㅠ
    혹시 여유 되시면, 불편한지 어떤지 간단한 의견좀 여쭤볼께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일반연재에 "로그 아웃"이라는 글이에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28 23:22
    No. 8

    조금 시간 걸릴 수 잇는데 괜찮으시겠나요? 사실 회상신은 아주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안 되요. 너무 길거나 같은 내용이 반복되거나 그런 것만 아니면. 굳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야 할 정도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한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Thursday
    작성일
    14.10.29 00:28
    No. 9

    일종의 안심에 대한 불안 때문이십니다. 특별히 사람을 가리지 않으신다면 제가 도움 드리고 싶습니다. 어떠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키르슈
    작성일
    14.10.28 20:47
    No. 10

    흠칫!!!!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5in저금통
    작성일
    14.10.28 22:39
    No. 11

    찔리는 부분이 많군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Yongz
    작성일
    14.10.29 06:27
    No. 12

    다 제 이야기 같네요 ㅠ 그래서 사람들이 안 읽는건가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정현진
    작성일
    14.10.29 10:22
    No. 13

    완벽한 액자식 구성이 아니라면 오히려 초반에는 주인공의 독무대만큼 좋은 건 없어보입니다.
    물론 저도 작가의 욕심 때문에 그게 잘 안됩니다 ㅜㅜ 의외로 힘들기도 하구요.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다른 조연들을 조명하는 씬을 적는 작가의 마음은 약간의 일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2권 내내 주인공 하나만 등장시켜서 계속 끌고 가는게 생각보다 이상하게 힘들거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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