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문피아 직원의 이중계정 댓글이 엄청 심각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분이 정담에 썼듯이 문피아는 이제 꿈과 열정으로 이끌어가는 아마추어 취미 사이트가 아니라 몇 백억의 수익이 오가는 거대 기업입니다.
그리고 문피아의 고객은 비단 독자 뿐만이 아닙니다.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프로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군도 고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록 조회수 2에 불과한 아마추어 작가라고 해도 문피아 입장에서는 사이트를 이용하고 이익을 주는 유저입니다.
그 아마추어 작가님은 또한 한명의 유료 독자로서 문피아에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겠지요.
문피아의 명함을 가진 사회초년생 직원분께서는 그 소비자이자 콘텐츠 제공자를 향해서 조롱을 날린 겁니다.
‘고작 조회수 2밖에 안나오는 글에 비평을 해줬으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 감히 피드백에 의문을 제기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중계정을 사용하신 직원 분은 다른 댓글을 통해 문피아를 대형 마트로 비유하셨더군요. 그 비유를 빌리자면 본인의 마트에 입점한 브랜드를 향해서 이렇게 말한 겁니다.
‘고작 200백원짜리나 파는 주제에 ㅈㄴ 유세 떠네’
그 주체를 소비자로 바꾼다면 이렇게 말한거죠.
‘고작 200원짜리나 사는 주제에 고객 행세는....’
이런 조롱과 비아냥을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개적인 게시판에 썼으니 당사자 입장에서는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도 있겠죠.
이에 대해 문피아 측은 ‘비록 사회초년생인 직원의 개인적인 실수지만, 회사 측에서도 책임을 느끼고 엄중 징계했다’라고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썩 개운하지는 않지만, 다른 유저들이 봤을 땐 이 정도면 수용 가능한 수준의 적절한 대처라고 생각됩니다.
피해자인 폴라님은 문피아의 공식적인 사과를 ‘일단’ 받아들였고, 거기에 덧붙여서 오프라인 독대를 통한 사과와 문피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을 요구하신다면서 다른 유저분들의 의견을 물었지요.
그리고 태세가 전환되어 많은 비판을 받고 중입니다.
대부분 코인 요구 때문에 그러시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이번 사건은 명예훼손이라고 보여질 만큼 피해자 입장에서는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을 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피해를 생각하면 코인 요구는 오히려 귀여운 수준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차 말하지만 상대는 수백억 규모의 대기업이고 그 기업의 직원이 근무시간에 이중계정을 통해 유저를 조롱하고 깐 겁니다.
이 사건을 일반적인 대기업에 적용해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을까요.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은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당연한 거고,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 또한 당연하게 이뤄져야 하겠죠.
참고로 저는 문피아에서 글을 팔아 먹고 사는 작가입니다.
저 역시 조회수 1,2에 울고 웃는 무명 아마추어 시절이 있었고, 누군가의 피드백이 삼시세끼 밥보다 간절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현재 소속된 매니지먼트 편집자님의 댓글을 통해 용기를 얻었고 그를 발판 삼아서 용기를 얻고 유료 작가로 성공을 할 수가 있었죠.
제가 만약 습작생 시절에 저런 조롱을 들었다면 절필까지는 아니겠지만 꽤 긴 시간동안 글을 접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폴라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비록 조회수 2에 불과한 습작생일지 모르지만 훗날에는 문피아와 장르계를 대표하는 인기 작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날개가 채 펴지기도 전에 꺾였다고 생각하면, 고작 코인 나부랭이를 요구하려고 했던 폴라님은 대인배 중의 대인배십니다.
개인적인 요약.
1. 업계 최고의 사이트 중 한 곳인 문피아의 사회초년생 직원이 이중계정을 통해 유저를 조롱했다.
2. 피해 유저 입장에서는 절필을 고려할 정도의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3. 물질적 보상을 바라는 블랙컨슈머의 작업이 아니라 머리 나쁜 사회초년생에 의해 우연히 터진 거다.
4. 사회초년생 직원에 대한 문피아의 문책은 최소한의 당연한 대처를 한 것일 뿐이다.
5. 사과와 보상이라는 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6. 고작 코인을 통한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는 찌질한게 아니라 오히려 쿨한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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