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8.04.12 01:37
조회
434


제가 처음 글을 쓸때는,  이영도님의 ‘나는 단수가 아니다’ 나스키노코의 ‘정의의 히어로에 대하여’

등등. 하나의 생각, 혹은 철학을 가지고 쓰려 했습니다. 

제 실력으로 무리더군요. 


다음에는 문장력을 기르고 멋진 연출을 하고, 능력자 간의 가위바위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헌터x헌터의 광팬인 저는, 주인공이 킹왕짱이 아니라 밸런스에 의해 진행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죠. 



그렇게 문피아에 글을 올리고 평가를 물었더니

‘필력 자랑하려 쓴 글은 인기가 없습니다. 언제나 그래왔습니다’ 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설정이 너무 많고, 묘사가 너무 많아서 가장 근본적인 재미를 놓치고 있다는 걸 알았죠. 


----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만약 내가, 정말 큰 철학을 가지고 있다거나, 기승전결이 완전한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숨겨야 겠다. 

최대한 가볍게, 누구나 접근이 쉬울 소재와 이야기를 가지고 오자. 

그리고 어느 정도 작품의 속에 독자분들이 녹아들었을 때. 

진짜 내 이야기를 쓰는건 그때부터다. 

그리고 어그로라는 느낌이 안 들도록 인기작가의 작품 이름을 베껴서 제목을 짓지는 말자. 

하지만, 시선을 끌수 있을 만큼 핫하게 지어야 한다. 복수나 성적인 요소를 넣어서 자극적이든 뭐든 강렬하게. 


---


하지만 쉽지 않군요. 


실패하고 실패하고 실패합니다. 


그러던 도중, 북팔에서 연재제의가 왔습니다. 매니저 중에 한 명이 제 글을 극찬했다네요. 그 말을 듣고 기뻤습니다. 순수하게 기뻤지만, 또 한편으로 드는 생각.

‘과연 이게 인기를 끌까? 문피아에서 실패한 글인데...’

선택받은 그 글은, ‘공감’ 이라는 요소를 전혀 배제하고 제가 쓰고 싶은 데로 쓴 글이었습니다. 

3권 분량의 글을 썼는데, 예상대로 인기가 그닥이더군요. 선택해준 자체가 고마울 뿐입니다. 


---


다시 도전. 


‘그럼 어떻게 할까? 

남들 하는 요소를 그대로 가져 올까? 

레이드물 회귀물 재벌물? 

아니 그건 싫어.  따라하지 않는 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니까.‘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실패하여, 포기를 앞두고 있을 때야 선택할 선택지다. 

...라고 마음먹습니다. 



----



이번 공모전에도 도전!


‘장기전이라 한다. 조회수가 없고 순위에서 밀려도 꾸준히 달리자.’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59위 130위 200위.  이윽고 300위 밖으로 벋어나 순위권에서 사라지고, 좀처럼 늘지 않는 선호작, 조회수. 

가장 고통스러운 건,  제게는 가장 재미있는 저의 글이, 남에게는 재미 없는 글일 거라는 예감입니다. 

이제 곧, 제 소설에서 흥미가 돋는 장면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이 장면들을 읽은 독자분들이 외면한다면, 진짜 우울할 것 같네요 파하하.



----


뭐, 그렇습니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전히 실패하는 중입니다만, 여전히 달리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분들이 열심히 준비한 글을 쓰고, 인기가 없어서 좌절하고, 다시 도전을 반복하지요. 


글쓰다가 자기 전에 문득 잡담이 쓰고 싶어 들렸더니만

진짜 잡담을 주절주절 늘어놨군요. 



긴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작가분들. 언젠가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이 올겁니다. 


화이팅입니다. 






Comment ' 24

  • 작성자
    Lv.41 Binary
    작성일
    18.04.12 01:59
    No. 1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손작가님도 파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5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정평
    작성일
    18.04.12 02:13
    No. 3

    여러번 시도하는 수밖에 없겠죠.
    결국 감각으로 승부를 봐야하니까요.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5
    No. 4
  • 작성자
    Lv.35 첼로른
    작성일
    18.04.12 02:18
    No. 5

    제가 느낀 바로는 내가 쓰고싶은 글과 팔리는 글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 비로소 그 자존심을 버려야만 시야가 확 트일 거라는 것...? 혀튼 깊이 공감가는 말이었네요. 힘내세용. 뭐 그렇다고 제가 팔리는 소재로 성공을 거뒀다거나 하진 않지만서도..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5
    No. 6

    함께 힘내봅시다! 고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보라곰아인
    작성일
    18.04.12 02:31
    No. 7

    함께 시작한 작가를 꿈꾸는 글쟁이들이 필력은 좋은데 스토리텔링이 안되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글쓰기를 포기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게 가슴 깊게 느껴지는 글이네요. 막장 소재는 항상 같은 패턴으로 지독한 복수를 하고 그 권선징악의 감칠맛으로 인기를 끄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 막장을 나까지 따라가는 건, 내 캐릭터의 인생을 죽이는 일이 더군요. 내 캐릭터도 살아 숨 쉬는 창작물인데, 내 캐릭터도 인생이 있고 생각이 있는데 말이죠. 재미를 따라 대세에 이끌려 가려면, 대세가 된 기존 작품을 엎어버릴 각오가 있어야 되겠죠. 그게 아니라면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6
    No. 8

    참 쉽지 않지요... 노력만이 답인듯 싶네요. 화이팅 합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희치
    작성일
    18.04.12 02:47
    No. 9

    역시 심오한 세계...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6
    No. 10
  • 작성자
    Lv.77 취랑(醉郞)
    작성일
    18.04.12 03:30
    No. 11

    저도 수상이나 순위에 관심없고 완주해서 선호작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함께 완주합시다. 파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6
    No. 12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가상화폐
    작성일
    18.04.12 04:46
    No. 13

    파이팅 입니다.
    전 자기가 재밌는 소설을 쓰면 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저는 필력도, 가독성도 많이 부족하지만, 쉽표 투성이인 문장을 좋아해요.
    이런 글도 누군가는 찾아봐 주시네요.
    첫 걸음이라 완주가 목표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6:57
    No. 14

    넵! 달려봅시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복숭아비
    작성일
    18.04.12 09:10
    No. 15

    절절하게 공감 가네요. 저도 쓰고 싶은 걸 잘 쓰려고 노력하는 게 낫지, 갑자기 접근성 높인다든가 하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그게 소위 '대중적인 글'이라고 해도 '심오한 글'에 비해 쉽게 써지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힘 내시길. 공모전 작품 꼭 찾아서 읽어볼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9:35
    No. 16

    감사합니다. 서로 힘냅시다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9:18
    No. 17

    손작가님~~ 힘내시고, 화이팅 하시길 바랄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09:35
    No. 18
  • 작성자
    Lv.52 즈음
    작성일
    18.04.12 10:31
    No. 19

    힘내시고요.
    저도 그리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가야할 길은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 않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19:36
    No. 20

    서로 힘냅시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유일(流溢)
    작성일
    18.04.12 12:17
    No. 21

    손작가님 화이팅 ! 건필 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19:36
    No. 2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프롬헬
    작성일
    18.04.12 13:45
    No. 23

    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거 같아요!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8.04.12 19:36
    No.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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