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6 설화검
작성
15.02.14 20:39
조회
1,102

작품의 배경은 7년 전부터 쭉 만들어 온 세계관입니다. 민족 분포나 기후, 도로 연결망과 관련된 지도 같은 쓸데없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세계관 좀 오래 만들었다고 글이 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오랫 동안 만들어 온 것인지라 소개드리고 싶었습니다.


지도는 좀 더 다듬은 다음 올리려고 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닌지라... 


이 소설은 1100여년에 달하는 긴 이야기의 외전격으로, 오래된 제국의 옛날에 일어난 전쟁을 다룬 소설입니다.

이 시대는 고대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중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중세 판타지에 익숙하신 분이라면 기존과는 다른 것들을 보게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잔인하고 오만한 황제가 이전에 벌였던 전쟁에서 패배한 뒤, 그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축소되어 곤경에 처합니다. 심지어 수도 바로 옆에 있는 도시에서도 황제의 말이 무시되고 있습니다.


황제는 사람들을 불태우고 음험한 마법을 동원하여 간신히 위기를 타파합니다.

그렇지만 모종의 이유로 딸아이를 위해서 다시금 피가 흐르는 전쟁을 일으킵니다.

자신이 전쟁에서 패배했던 그곳으로 달려가면서 말입니다. 


소설은 위정자인 황제의 시점과 평범한 농촌의 소년, 소녀의 시점을 차례로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명령을 내리고 사람들을 도구로 쓰는 황제와 그것이 민중에게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어떤 참혹한 광경이 일어나는 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또한, 소년과 소녀가 강대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며 고통과 굶주림, 정의와 선을 놓고 갈등 하는 모습과 마법의 속삭임이 어우러지는 신기한 모험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잔혹한 장면들이 여과없이 나오며 꽤나 길게 잡고 쓰고 있기 때문에 진행이 느리게 느껴 지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3화의 내용입니다. 어떤 분위기의 소설인지 참고하시라고 올려둡니다.


황자와 황녀가 병에 걸린 지 다섯 밤이 지났다.


이제는 등에서 고름이 질질 새어 나오고 온 몸에 붉은 반점이 돋았으며 다리사이에서는 역한 냄새가 풍겨 나왔다.


“이건 정말…. 끔찍하군.”


마법사들이 고개를 내저으며 중얼거렸다. 주변의 간호인들은 모두 겁에 질려 도망가고 없었다.


“만일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네들도 ‘끔찍하게’ 될 걸세.”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어느새 황제가 서있었다.


“제국의 가장 높으신 지팡이를 뵙습니다.”


“그 제국의 가장 높은 지팡이가 명령을 내린지 이틀째네.”


그는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나아지기는커녕 산채로 썩어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마법사들은 우물쭈물하며 답했다.


“이 병은 평범한 병이 아니옵니다. 일반적인 병이라면 살균을 하고 약을 썼을 때에 이미 차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란 말인가?”


“말씀드리기 어려우나, 일종의 사악한 힘이 황궁을 쥐어짜고 있습니다.”


황제의 눈이 커다래졌다.


“사악한 힘이라고? 무슨 소리인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강력한 마법입니다. 악의와 증오, 파탄적인 마음이 습격하고 있나이다. 저희가 막아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힘겨운 싸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마법에 관해 문외한인 황제는 눈만 껌벅였다.


“폐하, 이 힘은 언제이던지….”


마법사가 무어라 말하려 하자, 피폐해진 황자가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아…버지.”


그러자 황제는 달려가 아들의 손을 잡으며 병상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오오 그래. 나 여기에 있단다. 아들아. 나란다. 알아보겠니?”


황자의 눈동자는 흔들거리더니 어느새 뒤집혀 버렸다. 그는 곧 거품을 물며 발작을 하기 시작했다. 침대가 덜컥거리며 흔들렸고 고귀한 제국후계자의 몸은 정신 나간 광대마냥 부르르 떨고 위 아래로 요동쳤다.


“아들아! 힘을 내거라!”


마법사들이 몰려들어 황자가 혀를 깨물지 않도록 입에 재갈을 물렸다. 팔과 다리를 잡아 누르고 머리에 손을 대더니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Belriari. Senta Mersha. I Wii. Atni Fow. Belramuri. Senta Mersha."


황제는 그런 황자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폐하, 위험하옵니다! 병이 옮을 수 있으니 어서 물러나시옵소서!”


신하들은 목이 잘릴 위험을 감수하고 황제의 양팔을 붙잡아 강제로 끌어냈다.


“이거 놔라! 지금 내 아들이 죽어간단 말이다!”


“어서 폐하를 여름 별궁으로 모셔라!”


신하들과 황제가 몸싸움을 벌이고 마법사들이 약병을 들이 부으며 사방이 난리인 그때에 황자가 거세게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악!”


갑자기 황자의 다리 살이 터지거나 찢겨지며 구더기가 튀어나왔다. 주문을 외우던 마법사는 그것을 보고 눈이 커다래지며 바쁘게 움직이던 혀를 멈추었다. 구더기 중 미처 다나오지 못한 놈들은 스멀거리며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구더기다! 구더기가 사람 몸에서 기어 나오고 있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에 황제는 팔이 붙들리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신하들은 황제의 팔을 붙잡은 채로 그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구더기들은 꾸물대며 멍청하게 주저앉은 황제와 신하들에게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히이익! 저리가!”


구더기를 보며 질겁하던 병사 하나가 창끝으로 그것을 찔러 죽였다. 그러자 연녹색의 피가 쏟아져 나왔는데 바닥에 닿자마자 돌을 녹여버렸고 대리석 녹은 것에서는 냄새와 함께 녹은 것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런 구더기들이 수십이나 나오고 있었다. 느리지만 착실하게 사람들을 향해 기어갔다.


“폐하!”


병사들과 신하들이 황제를 잡아끌고 구더기를 막아섰다. 열심히 기어오던 구더기는 갑자기 몸을 비틀더니 터져버렸고 사방에 연녹색의 피가 튀었다.


병사가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어 가리자 금속이 덧대어진 방패는 물감마냥 흐느적거리며 녹아내렸다.


황자를 돌보느라 정신없던 마법사중 한명이 지팡이를 꺼내며 외쳤다.


“Vova! Uri Toba Wulka! Vovi! Magumilke Odia!"


그러자 방바닥을 가득 메우던 구더기들은 갑자기 자그마한 불빛들과 함께 불이 붙어버렸다. 그것들은 타들어가며 말라비틀어졌고 불꽃은 녹색피를 증발시켜버렸다.

어느새 병실 안에는 불쾌한 연기만이 자욱했을 뿐이다.
 
“이것은 병이 아닙니다! 모두 이 장소에서 떠나세요!”


늙은 마법사가 크게 소리치자 그들은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황제를 데리고 얼른 떠나버렸다.


서기관은 두꺼운 책과 깃펜을 챙기며 이 사건을 도대체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기록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병실에서 달아났다.
     
황제는 그 자리를 벗어난 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정신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폐하.”


행정관이 옥좌에 앉은 황제를 불렀다. 황제는 행정관의 말을 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워 보였다.


“폐하.”


“듣고 있네.”


다행히도 황제는 정신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답했다.


“이전에 귀족의 상속법 문제로 호출하신 이들이 도착했나이다. 그들은 그릇에 가득 담긴 보화를 들고 폐하께서 만나실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혹하게도 황제에게는 쉴 틈은커녕 잠깐 생각을 정리할 시간마저 없었다. 그는 제국의 황제,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는 그 상태로 눈앞에 있는 행정관의 보고를 들었다.


“그들을 이 자리에 들여라. 환영의 의미로 은을 그릇 가득 담아 내려라.”


잠시의 시간이 흐른 뒤 행정관이 문을 열며 외쳤다.


“폐하, 토루사(Torusa)의 밀케샤(Milkesha)와 그의 아들들이옵니다.”


커다란 홀의 문이 열리며 네 명의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


그들 중 가장 나이 든 자가 앞에 섰는데, 은그릇에 보물들을 가득 채워 황제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한쪽 무릎을 꿇어앉으며 그것을 두 손으로 공손히 들고 고개를 숙였다.


다른 세 명은 그 뒤에서 똑같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으나 그릇과 보물은 없었다.
      
“전승의 도시인 토루사의 지식을 수호하는 자, 밀케샤와 그 아들들이 위대하신 문명의 방패를 뵙습니다. 백금과 은이시여, 오래된 옛 황금의 의지를 받으시어 시대를 이끄소서.”


황제는 시종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시종은 미리 들고 있던 금 그릇에 보물을 가득 부어 넣더니 가장 나이든 남자에게 걸어가 금 그릇을 내리고 대신 은 그릇을 받아 황제에게 건네었다.


“전통에 따라, 문명의 방패이자 만민의 두터운 성벽인 오토독시얀은 그대의 충성심과 선지자들에 대한 믿음을 확인했음을 알리노라.”


황제가 그리 말하자 나이 든 남자도 말하였다.


“살아 움직이는 황금이시여. 지상에 강림하신 군주의 은총이여. 전통에 따라, 토루사의 밀케샤는 그 분에게 충성심과 선지자들에 대한 믿음을 인정받았나이다.”

 

   


Comment ' 4

  • 작성자
    Lv.10 제로니뱀뱀
    작성일
    15.02.14 21:04
    No. 1

    황제의 입장이 십자군 전쟁이후 권력이 쪼그라들어 마녀사냥과 종교재판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회복하고자 했던 교황이라 비슷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설화검
    작성일
    15.02.14 21:06
    No. 2

    네. 황제는 세속적인 권력의 수장이지만 동시에 교회의 우두머리이기도 합니다.
    명목상으로는 제정일치의 정점에 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orMyo
    작성일
    15.02.15 19:03
    No. 3

    오호... 세계관이 참고가 많이 될 거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설화검
    작성일
    15.02.15 19:41
    No. 4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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