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변명]변명입니다.......

작성자
Lv.9 해적정신
작성
05.02.24 22:08
조회
253

요즘 들어서 초심을 잃고 있다, 라는 말을 상당히 많이 듣고 있는 해적입니다. 우쭐해한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그것에 대한 변명 비스꾸리한 겁니다.

요즘 들어서.......슬럼프입니다. 앞으로 개학까지는 6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서 좀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집안에 큰 일이 있거든요.......

일단, 이 나무의 마도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8월 28일이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고, 외고 시험이 어느 덧 3개월을 앞둔 시점이었죠. 그 당시에는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학원에서는 아는 녀석들도 별로 없고, 아는 녀석들은 있기는 하나 제가 싫어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이고 풀 타임으로 학원을 다니다보니 무엇 하나.......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그저 저는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의 마도사를 쓰기 전에 썼던 소설은 기계 연대기, 일종의 사이보그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 먹을 것이 없어서 남아있는 자들은 서로를 잡아먹어야만 하는 미쳐가는 세상 속,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나약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는데......그걸 쓰다가, 어느 순간, 저는 그 글을 접게 되어버렸습니다.

'내가 이래도 될까.'

그때의 황량한 이 마음을, 달래줄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 황량함 속에서 방황하면서,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냥 좌절하기만 할 뿐이었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옛날에 설정해두었던 게 생각이 났습니다. 해적방송 2화를 보시면 알겠지만.......아무튼, 그게 생각이 났던 거죠. 소재는 그냥 놔둔 채, 이야기의 구조를 바꿔나가고.......마침내 8월 31일, 유조아에 연재를 시작했죠. 그러다가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24일간 6, 7, 8, 9, 10, 11화를 수정을 하면서 19화를 썼습니다. 그때는.......외고 시험 막바지에 다다르게 되었죠. 많은 분들이 19화가 가장 잘 써졌다고들 하시는데.......그때는 거의 죽어나갈 지경이었죠. 우울함, 그 우울함을 이겨낼 의지가 없었던 순간에, 유에와 단테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 둘에게 고통을 주고서, 그 고통을 이겨내게 하려고 하는 놈이 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어서.......필사적으로 노력을 했죠.

일단, 그때는 목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지금 생각해보면 목표가 없어진 건지도 모르죠. 외고 합격 이후에 출판제의를 받았지만 영 신통치않았던 터라, 그다지 기대도 않고 최근에 청어람에 보내보았는데 청어람에서는 묵묵부답이었죠. 청어람 측에서 묵묵부답이라는 건 '거절'이라는 것이고.......청어람에서는 동일한 작품은 더 이상 받질 않으니 '완전한 거절'이라는 거죠. 출판에는 의의를 두지 않았고, 이제는 더 이상........목표가 없어졌을지 모르죠.

더 기대도 않고, 계속해서 소설을 쓰면서.......허망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출판이야 더 이상 바라지도 않았지만.......세월이 흘러가는 걸 바라보기만 하면서, 무언가가 조금씩 틀어져가는 걸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는 게 너무나도 싫어졌지만, 그걸 어떻게 벗어날 수도 없고 어느 순간, 입학은 다가오고........

말하자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되었죠. 언제부터인가, 간간히 버텨오다가 갑자기 무너져버린 것이죠. 거기다가.......2월 16일 이후로, 자유해적단 1기가 해체되었습니다.(오프라인 상의 자유해적단 이야기입니다)졸업 이후로, 다들 뿔뿔이 흩어져버렸기에 더 이상 자유해적단을 유지할 수가 없던 것이죠.

남들은 그게 뭐 어때서, 라고 하지만 자유해적단이라는 건 저에게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자유해적단, 창작집단이기 이전에 저에게 있어서는 5년간의 세월동안, 저를 지탱해주는 지지대 중에 하나였으니까요.

이런저런 이유로 혼란스러워졌죠. 외고 시험 보기 전보다 훨씬 더 혼란스러워진 상황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채로 계속 방황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우쭐해하는 것 같다. 라고 하시는 건 어찌 보면 잘못된 말입니다. 지금, 저에겐 우쭐해할 게 없죠. 조아라에서 조회수가 20만이 되었고, 고무판에서도 조회수가 어느 정도 나오고, 사람들의 추천도 받기는 했지만 정작, 저 스스로가 그걸 보고서 아직 만족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얼 우쭐해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손을 대려고 하면 또 번번이 이상해져서 더 손도 못 대는 난처함 속에서, 계속 연재를 하고 있었죠.

후기에서는 드러내질 않았지만요........그저, 속으로만 덮어두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아니, 누구한테도 말을 안 했습니다. 이것조차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6개월간 연재를 계속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에는 반응이 너무 안 좋아서, 써클 옹호론자들이나 먼치킨 옹호론자들에게 계속 당하면서, 일그러진 록맨 매니아들에게 당하기도 하고, 소재의 한계 속에 시달리면서 계속 연중을 하기도 하고, 전에는 길게 생각하지도 않아서 3달 안에, 결판을 냈는데.......지금은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요번에 가장 큰 위기를 맞은 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불안하다는 거죠.

그래서 집중이 안 되고, 그러면 또 초심이 생각이 안 나서 초심을 잃어버리게 되고.......그것 때문에 또 불안해지고, 다시 집중이 안 되고........

악순환이죠. 경제 위기의 악순환과도 같다는 것일까요.......

해답을 묻지는 않겠습니다. 해답은 저 스스로가 찾아나가야 하는 거니까요......단지, 이건 변명일 뿐입니다. 변명, 어떻게 보면 정말이지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일 겁니다.

나무의 마도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 당시 제 머릿속에는 소재가 여러 개가 쌓여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고른 이유는, 그걸 쓰면서 황량한 마음을 달래고, 읽으면서 조금은.......여유를 되찾자, 라는 것에서 시작한 것이죠.

지금도 정말, 불안합니다. 이렇게 가다가 나중에는 처음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가 되어서, 정말이지 이상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 순수함이 변질되어서 청산가리가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그런 고민 속에서 지금 계속 싸워나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슬럼프의 악순환 속에서 헤매고 있어서, 초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계속해서 싸워나가면서, 간당간당 버티고 있지만.......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겨내야겠죠. 이것조차 이겨내지 못하면.......작가의 길을 걸어갈 자격도 없을 테니까요.

이상.......

변명을 마칩니다.


Comment ' 9

  • 작성자
    룰러
    작성일
    05.02.24 22:14
    No. 1

    아직나이가어려 머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이한마디에 만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유해」
    작성일
    05.02.24 22:18
    No. 2

    이겨내세요! 아자!
    모든 작가분들의 이 길을 걸어나가실지는 모르나,
    그거는 그때그때 달라요~가 아닌가요?

    자신감을 잃지마세요!
    힘내세요!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Belial
    작성일
    05.02.24 22:18
    No. 3

    어이없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힘 꽉주고 버텨주세요

    나무의 마도사보는 분들 모두 응원할거에요 ^_^

    너무 복잡할때는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5.02.24 22:21
    No. 4

    황량한 마음에 온기를 주는 글.
    나무의 마도사 그런 글 맞아요.
    중간에 조금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같았지만,
    다시 처음의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 같았었는데,

    무책임한 말인 줄은 알지만 그저 힘내시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힘 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5.02.24 22:33
    No. 5

    힘내세요^^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 미라쥬크로
    작성일
    05.02.24 22:47
    No. 6

    해적님~~~ 뭐라 할말이 없군요. 다만 한가지. 지금의 힘겨움을 견뎌내시면 앞으로 더 즐겁게 글쓰실수 있게 될거에요. 참 어렵게 쪽지 보냈는데 더 힘들게 만들어드린것 같군요. 하지만 해적님이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는건 기억해 주세용~~~ 너무 큰 기대는 어깨를 무겁게 하니까 조금만 기대할께요~~ ^^ 모쪼록 완결하시는 그 순간까지 어렵더라도 좀더 힘내보세요. 예전에 들은 내용인데 완결해본 작가와 못해본 작가는 참 큰 차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지금만큼의 페이스만 유지해 가신다면 분명 더 발전하는 작가가 될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수]설화
    작성일
    05.02.24 23:25
    No. 7

    힘내세요! 화이팅.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정팔계
    작성일
    05.02.24 23:51
    No. 8

    -_-...방황할 틈이 어디있습니까 -_- 앞으로 달려나가기에도 바쁜 청춘
    이건마는 -_- 일단 남들이 뭐라 하던 관심 싹 끄고 달려나가세요 -_-
    그리고 돌아보는 건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호연(晧然)
    작성일
    05.02.25 00:53
    No. 9

    저도 생각이 많은 편이라 항상 이것저것 생각하곤 합니다. 단순한게 참 좋은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잘 이겨 낼겁니다. 이겨 낸 뒤에는 지금의 순간을 돌아보며 그때 그랬지라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있을 겁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872 한담 앗! 마침내 기다리던 일이......? +12 강마로 05.02.25 564 0
13871 한담 배꼽빠지게 웃긴 글 추천부탁요! +15 Lv.99 광인입니다 05.02.25 697 0
13870 한담 [추천] 담천님의 광기 추천해보고 싶습니다. +7 Lv.14 바람의계곡 05.02.25 451 0
13869 한담 [추천]작가연재란 여혼님의 "장군" +2 Lv.67 한양 05.02.25 454 0
13868 한담 [추천]작가연재란 장자몽님의 "신마적" +1 Lv.67 한양 05.02.25 416 0
13867 한담 [또 한번 추천]가프님은 의학계통 출신일까? +12 Lv.9 백림유현 05.02.25 920 0
13866 한담 이런 글 아시는 분 +4 Lv.1 물망아 05.02.25 427 0
13865 한담 [추천] 작연란 이그니시스님의 <이계생존귀환> +2 Lv.61 가온ll누리 05.02.25 338 0
13864 한담 금사여한선 <----- 이거... 강추요... +4 Lv.1 잔잔한밤 05.02.25 940 0
13863 한담 후후 다죽었습니다 허이짝~ 허이짝~ 허이짝~ 허이... +10 Lv.1 상한 05.02.25 551 0
13862 한담 혹시 이렇진 않을련지? +6 Lv.1 Quasar 05.02.25 230 0
13861 한담 개방이 안나오는 무협아시는분 +17 가림토검사 05.02.25 700 0
13860 한담 나의 선작 리스트 공개 +10 Lv.1 희안 05.02.25 607 0
13859 한담 설화님에 선작리스트를 능가하고 싶으신가요..? +14 Lv.1 無水浪 05.02.25 606 0
13858 한담 아참 깜빡 했습니다. +3 Lv.1 Quasar 05.02.25 164 0
13857 한담 아훔... 소설 추천해주세요. +9 Lv.1 Quasar 05.02.25 339 0
13856 한담 [수]설화님께 질문하나 올립니다, +17 Lv.1 상한 05.02.25 426 0
13855 한담 좋은 소설좀 추천 부탁드립니다. +10 Lv.11 과거의흔적 05.02.25 579 0
13854 한담 <추천> 태극검해~~ +2 휘린 05.02.25 237 0
13853 한담 추천부탁드립다. +7 Lv.10 문설주 05.02.25 223 0
13852 한담 추천-"강마로"님의 '군도'입니다. +4 Lv.1 Nilky Ma.. 05.02.25 324 0
13851 한담 완결나온 무협소설 추천 좀 해주세요 +10 Lv.50 메롱이야 05.02.25 382 0
13850 한담 성라수천기!!!! +4 Lv.63 김민혁 05.02.25 341 0
13849 한담 무협+판타지 소설 추천부탁합니다 +6 Lv.1 상한 05.02.25 509 0
13848 한담 녹림투왕 이벤... +9 Lv.1 창세기전 05.02.24 254 0
13847 한담 [추천] 태극검해 +8 Lv.1 롸휜 05.02.24 301 0
13846 한담 카리스마가 물씬풍기는 주인공... 추천 부탁드립니다. +5 Lv.1 에이브릴 05.02.24 498 0
13845 한담 4연참, 비도문 연재 시작했습니다~ +5 古劍 05.02.24 284 0
13844 한담 추천좀해주세요~ +5 Lv.5 백전필승 05.02.24 249 0
13843 한담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큰 불만...사항 +7 Lv.10 낭만거북이 05.02.24 524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