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99 루크라디아
작성
14.04.23 16:52
조회
1,938

문피아에서도 릴레이소설을 쓰는 모임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저부터 Rinn님이 모은 릴레이 소설 파티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개인사정으로 떨어져나가긴 했지만... 어찌되었던, 릴레이소설의 단점을 요모조모 짚는 것에서 출발해봅시다.


릴레이 소설의 첫번째 단점은 완결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너무도 낮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야기가 끝을 맺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결국 그 소설을 보는 사람들은 릴레이 소설을 만드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남지 않겠지요. 


둘째로, 깽판을 놓는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 입니다. 흔히들 파워인플레라고 하지요? 자기 캐릭터가 다른 이들의 캐릭터에 의해 약한 것을 어떤 작가가 두고 보고 싶겠습니까?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셋째로, 세계관의 통일문제입니다. 둘째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군요. 세계관에 의해서 캐릭터의 행동, 파워 등등이 제한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캐릭터에 제한이 생기고, 이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릴레이 작가분들은 자연히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애초에 책임 자체가 분산되어 있으니, 더더욱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겠지요.


그 외에도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위의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릴레이 소설을 의미있는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스토리 게임 방식을 이용하는 겁니다. (사실 친구에게서 얻어 들은거라 그 게임의 이름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해당 게임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각각의 player들은 서로 다른 엔딩카드 하나와 이야기 카드들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턴을 따라 자신의 이야기 카드를 한장씩 내려놓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엔딩카드를 먼저 내려놓는 쪽이 승리하는 겁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다른 사람이 내려놓은 이야기 카드 중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와 겹치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서 바로 상대의 이야기를 끊고 자신이 그 이야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이지요. 


그럼 이것을 릴레이 소설에 적용해보겠습니다.


먼저, 첫번째 단점인 완결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1차 목표를 기본적인 storyline을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즉, 기본적인 시나리오 및 플롯만 생성하고 나머지 작업인 시나리오 및 플롯을 글로 만드는 것은 차후의 일로 미루거나 아예 생략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완결까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확 줄어들어 릴레이소설 참여자가 느끼는 시간적인 부담을 확연히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

둘째는 혹시라도 사정이 생겨 릴레이소설 참여자가 글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함께 storyline을 구성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이들이 전체 상황을 알고있기에 대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다음은 구성입니다.

세계관 담당, 캐릭터 담당, 이벤트 담당으로 사람들을 나누어 배치합니다. 소위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소설의 3요소와도 같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아무튼, 상황여하에 따라 1인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담당할 수도 있기는 하나, 세계관만큼은 한 명이 다루는 것이 통일성을 유지하기가 용이할 것 같습니다. 아래는 각 담당별 맡게되는 부분입니다.


 1) 세계관 담당: 전반적인 이야기의 배경을 결정하고, 아래의 캐릭터 및 이벤트가 해당 세계관에서 받아들여 질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한다. 최소한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만큼은 분명하게 해야한다. 최초의 이야기 구축과정에서는 시작부분인 '만남'부분을 담당한다.


 2) 캐릭터 담당: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주요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플롯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각각의 캐릭터에는 아무런 이벤트가 없을 때의 행동양식과 캐릭터의 특별한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트리거, 그리고 트리거 발동 시의 행동양식이 존재해야한다. 각각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자신만의 Ending을 미리 정해야 하며, 이 Ending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완결하는 것에 성공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3) 이벤트 담당: 캐릭터 담당이 만든 트리거들을 트리거를 만든 당사자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이야기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만든다. 이때 이벤트라 함은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아이템, 동물 및 식물, 특정한 장소, 엑스트라 캐릭터 등을 만들 수 있다. 이때 기본적으로 협의는 세계관 담당자와 하며, 캐릭터 담당자에게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비밀로 한다. 이야기가 진행 중일 때에는 fact를 분명하게 정리하여 각각의 캐릭터 간의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기 용이하게 한다.


그럼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겠습니다.


일단 사람을 모아 역할을 나눕니다. 그 이후 세계관 담당이 기본적인 지도와 거기에서 흘러온 역사를 정하게 됩니다. 다음은 캐릭터 담당이 자신이 다룰 주요 캐릭터와 서브 캐릭터를 구축합니다. 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은 세계관 담당의 동의하에 어떤 것도 가능합니다. 어찌어찌 만들어진 캐릭터에서 튀어나온 트리거들을 이벤트 담당이 받은 뒤, 가지고 있는 정보(세계관 및 캐릭터에 대한)를 바탕으로 적당한 수의 이벤트를 만듭니다. 이후 각각의 플레이어들에게 이벤트와 트리거를 분배합니다. 여기까지가 플레이를 하기 전 준비단계입니다.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세계관 담당자가 특별한 또는 평범한 사건을 일으켜 이야기를 시작할 첫번째 캐릭터를 움직이게 합니다. 첫번째 캐릭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벤트 및 트리거에 따라 알아서 플롯을 만들어나가며, 만약 첫번째 캐릭터의 움직임이 멈추면 세계관 담당자가 두번째 캐릭터를 움직이게 합니다. 이때 첫번째 캐릭터가 활동을 정지했을 때, 이벤트 담당자는 첫번째 캐릭터가 필요없다고 하는 이벤트 또는 트리거를 받고 임의의 이벤트 혹은 트리거를 보급합니다. 


플롯을 만들어나가는 중에 트리거를 작동시키게 되면, 그 이야기의 턴은 본래 트리거의 주인이 가질 수 있습니다. 단,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택의 영역이며, 본래 트리거의  주인은 다른 트리거가 발동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진행중이던 이야기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때로는 트리거가 발동된 캐릭터끼리 충돌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세계관 담당자와 이벤트 담당자의 참관 하에 캐릭터간에 협의하여 움직임을 결정합니다. 이벤트 담당자는 fact를 선명하게 하여 두 캐릭터의 갈등요소가 플레이 전체를 망치지 않게 관리합니다. 


만약 자신만의 Ending을 이끌어내는 것에 성공하면, 해당 캐릭터 담당자는 플롯 구축을 끝낸 것으로 간주하고, 캐릭터의 움직임을 플롯으로 정리하여 세계관 담당자에게 보내줍니다.


모든 사람이 Ending을 이끌어내거나 Ending을 이끌어내는 것을 포기한 시점에서 플롯 만들기는 종료되고, 해당 플롯을 바탕으로 릴레이 소설을 작성하면 됩니다.


*


그냥 문득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나중에 한번 팀을 모아서 시도해볼까 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37 여루별
    작성일
    14.04.23 22:12
    No. 1

    지적 하신 문제점들이 릴레이 소설의 재미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첫번째... 완결이 안난다는거 이건진짜 답이 없을듯 두번째 깽판은 재미 있습니다. 다음 작가가 어떻게 정상괴도로 돌려 놓는재미도 있을수도 있고 소설 가지고 다른작가랑 싸움이 붙으면 더 재미가 있을것 같음 세계관의 통일은 그렇게 저는 좋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여러사람이 달라 붙는데 세계관통일 이라면 상상을 막아 버리는것 같는 생각이 들어서요, 만약에 실력을 위해서라면 막아두는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지만요 좋은내용들인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루크라디아
    작성일
    14.04.23 23:26
    No. 2

    음. 사실 저도 두번째야 사실 릴레이 소설 쓰는 분들이 적당히 조율해서 써나가는 맛을 위해서라도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만, 세계관 통일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모두가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과정에서 어느정도 약속된 부분이 있어야 공동작업이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물론 그딴 것 없이 막 써내려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하나의 일관성이 사라지면서 독자들이 편수마다 달라지는 작가의 세계관을 알기위해 고민해야하는 맹점이 생깁니다.

    아, 그렇네요. 저는 릴레이소설을 읽을만한, 그래서 독자들의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더 궁금했던 거였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회사원
    작성일
    14.04.23 23:18
    No. 3

    원활한 릴레이소설을 쓰기는 어렵더군요.
    10년 전쯤 친구 넷이서 릴레이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모하고 게임에서 처럼 루트형태로 작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같은 목적을 네 사람이 네 개의 루트로 작성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창세기전 팬픽이라 세계관이 겹칠 일이 없었으며 그걸로 싸울일도 없었서 거의 끝까지 잘 썻지만 마무리를 지어줄 필력을 가진 이가 네 사람 중에는 없어 추억으로 끝났습니다. 거기에 내 사람다 발로 쓴 수준보다도 못한 유치찬란 짬뽕 필력이라 더더더욱 ㅠㅠ
    지금 하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 고려해야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루크라디아
    작성일
    14.04.23 23:32
    No. 4

    그렇군요. 정말 재미있었겠네요. ㅋㅋ 음, 제가 생각했던 방법으로 했을 때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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