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
14.03.28 18:20
조회
2,093

제 얘기를 조금 오래 거슬러 올라가서 하자면...


전 초등학교 2학년, 그 당시엔 국민학교 였지만 어쨌건 그 시절 같은 건물에 사는 형이


드래곤볼을 모으고 있던 터라 그 형네 집에 놀러가서 만화책이란 걸 접하게 된 게 계기였던 것 같네요. 그 나이대는 하루하루 뭐하고 놀까, 뭐 재밌는 거 없을까.. 그런 고민만 하던 때라 티비에서 만화라도 나오는 시간대면 꼭꼭 챙겨보던 때였죠. 그러던 중 정해진 시간에 제한적으로 방영해주는 만화와는 달리 더 풍부한 내용과 시간 제약이 없는 만화책의 존재는 저에게 굉장히 큰 발견이었죠.


그리고 물어물어 만화방이라는 장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던 것 같네요. 종일 책방에서 서성이며 주머니에 얼마 없는 동전을 매만지면서 뭘 빌려가지 뭐가 더 재밌지 몇 시간을 고민하고...그러다 주인 아주머니 한테 눈치 좀 받고 그렇게 제 소년시절를 보냈더랬죠.


수년을 그리 살다가...중2 때였을까 싶네요. 책방에 있는 모든 만화책을 섭렵해 이젠 더 이상 읽을 게 없구나 하는 아쉬움에 별 소득없이 책방에서 나오는 나날들이 늘어나던 건...

버릇이 되어 책방을 가기는 가는데, 가서 볼 건 없고... 그렇게 하루하루 그냥 빈손으로 나오다 제가 본래 소극적인 성격이라 말을 붙이지를 않는데도 문득 책방 누나에게 이리 물었죠. 뭐 재밌는 거 없을까요?  그때 그 책방 누나도 제가 만화책을 많이 읽은 걸 아니 만화책 쪽에서는 더 추천할 만한게 없고, 소설책 쪽을 추천해주더군요. 전 책방을 수천번을 들락달락 거렸어도 소설 책장 쪽은 그전까지 쳐다보지도 않았거든요.  그전까지 읽은 소설책 자체가 갈매기의 꿈 한권이었나 그정도였을 겁니다.


그러다 누나가 추천도 하고 정말 더는  읽을 게 없다는 생각에 별 기대 없이 책을 빌렸죠. 그때 추천 받은 책이 사이케델리아 였습니다. 정말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1권을 다 보고 그 주에 전권을 다 빌려봤드랬죠. 그림이 없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었던 제 선입견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글자 하나, 단어 하나, 문장 들로 이루어진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장면을 그리는 재미는 만화책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더군요. 

그렇게 데로드 앤드 데블랑, 다크 문, 드래곤 레이디, 드래곤 라자, 카르세아린, 세월의 돌, 기타 등등등 등등등....많이도 읽었는데 기억나는 건 별로 없네요. 그 시절이 딱 대세가 정통판타지가 포문을 열고 차원이동물이 확 떴다가 영지물로 넘어가는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는 영지물 차원 이동물 이런 말도 몰랐죠. 나중에 가서 돌이켜보니 대세가 그렇게 흘렀구나 하는 걸 알았지..)

한 고2때까지 그렇게 읽으니...점점 그 책이 저 책 같고 이 책이 그 책 같고 그러더군요.

내용이 다 똑같더라구요. 


슬슬 장르 소설도 질려갈 무렵, 친구가 소개해준 책이 룬의 아이들 윈터러였습니다.  어우, 재밌더라구요.  역시 잘 쓰는 작가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던 중,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잽싸게 봤습니다. 데모닉이죠.  그리고 판타지 소설에서 전투 장면 없이 이렇게 몰입시킬 수도 있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되었죠.  제가 처음으로 책방에서 안 빌려보고 돈 주고 산 책이 됐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은 판타지가 됐고요. 

데모닉 이후로는 뭘 읽어도 만족스럽지가 않아 1,2 권만 읽고 말기를 계속 반복하다 어느순간부터 장르소설 자체를 아예 안 읽게 되더군요...


전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항상 기승전데모닉으로 끝나는지라 별로 안 하는데, 아무튼 제 경우엔 이랬지요. 쓰다보니 되게 기네요.  글 쓸 때는 이렇게 쭉쭉 안 나오던데...


Comment ' 19

  •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4.03.28 18:21
    No. 1

    중학교시절 도서관이 놀이터였습니다.
    그냥 스윽 지나치다가 마계마인전이라는 제목에 끌려서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산송장
    작성일
    14.03.28 18:24
    No. 2

    무협을 처음 접한건 설봉 작가의 사신을 통해서였고, 판타지를 처음 접한건 가즈나이트를 통해서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8 18:25
    No. 3

    전 장르소설은 해리포터로 시작해서 해리포터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해리포터를 비판하고 다녀요;;;ㄷㄷㄷ
    재밌게 읽었지만 그만큼 아쉬운것도 많아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꾼고매
    작성일
    14.03.28 18:32
    No. 4

    제 고등학교 절친이 장르소설을 정말 많이 읽어서 추천을 해줬었죠. 그래서 학교 근처에 있는
    책방에 가서 제가 책을 골랐는데 그것이 바로 '이계만화점'이라는 판타지 소설이었습니다...

    제가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4.03.28 18:39
    No. 5

    그러고보니 학교 도서관에 판타지 무협 책들을 몇 권 가져다 놓던 게 기억이 나네요. 어디서 기증을 받았는지 책이 너무 낡아서 손이 가진 않았지만....가즈나이트도 bsp시리즈까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로 작가분이 회의감을 느꼈는지 그 시리즈를 접는다 하더군요. 최근에 다시 재개했다고 들었지만...저도 처음 읽은 외국 장르소설은 해리포턴데, 불사조 기사단까진 재밌게 읽다가 그 뒤로 왠지 흥미가 안가더군요. 이계만화점은...음 제 기억엔 없는 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꾼고매
    작성일
    14.03.28 20:10
    No. 6

    이계만화점은 모르시는게 좋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4.03.28 20:53
    No. 7

    ㅎㅎㅎㅎ 그렇군요. 덕분에 하나 피해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유위저변
    작성일
    14.03.28 18:58
    No. 8

    저는 아버지를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길도옹
    작성일
    14.03.28 19:06
    No. 9

    대학교 때 학교 도서관에서 소호강호로 입문했습니다. 그 덕에 중간 고사 날렸던 기억이 나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28 19:28
    No. 10

    저는 고등학교 입학 전, 제 2의 방황기가 시작되어서 머리 좀 식힐 겸 서점에 들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우연히 편집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삼류 게임판타지 소설을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신세계였죠.... 그 후로 원하지 않던 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방황은 계속 되다가 결국 소설가의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4.03.28 19:40
    No. 11

    중2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읽은 비뢰도 1권이 제 첫 장르소설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발로쓴다
    작성일
    14.03.28 20:23
    No. 12

    기억안남 어릴때 딱지 접으려다 처음 본듯 하기도 ? 세로 방향으로 글이 인쇄된 무협지 부터인듯 고서처럼 책이 누렇고 보통 상하권 ? 지금 생각하면 박투? 기억 안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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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6 네르비
    작성일
    14.03.28 20:48
    No. 13

    마법서 이드레브, 뉴트럴 블레이드, 창조신의 파업일기.. 그러다 도서관에서 불멸의 기사를 빌려 읽고 전권 구입..-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태란
    작성일
    14.03.28 21:58
    No. 14

    만화는 비천무. 무협은 용사팔황. 판타지는 바람의 마도사. 동화는 14권 모음집. 퓨전은 사이케델리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7 태란
    작성일
    14.03.28 21:59
    No. 15

    은하영웅전설도 있군요. 이건 분류가 뭐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나만의낙원
    작성일
    14.03.28 22:04
    No. 16

    저도 만화책 읽다가 읽을만한 책을 다 읽고 소설로 돌아선 케이스에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바람에향기
    작성일
    14.03.29 00:31
    No. 17

    음...난 6권짜리 무협지 세대인데^^;; 판타지는 반지에제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이장원
    작성일
    14.03.29 03:34
    No. 18

    장르소설, 그 중에서도 판타지 소설이라는 게 있다는 걸 인식하고 읽은 건 초6때 용의 신전이 처음이었습니다. (지금 검색해 보니 98년에 출판됐군요. 나온 지 2년만에 읽었네요.) 그 전에 드래곤라자를 읽었을 때는 소설끼리 다르게 분류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7살때 읽은 어린왕자하고 다를 게 없는 그냥 소설이었거든요. 판타지인 드래곤 라자를 접하기 전에도 훨씬 전부터 무협지를 봤었는데 아마 10살 즈음에 처음 봤을 겁니다. 그런데 처음 본 게 뭔지는 기억이 안 나요. 확실히 기억나는 건 초4때 본 자객십결입니다. 어린 나이에 보기에 초반 임팩트가 강했었나 봐요. (지금 나이에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전입니다만 ㅎㅎ) 말 나온 김에 추천! 요즘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지 않는다는 게 아쉬운 작품입니다. 초등학교때 본 무협지가 잘 생각이 안 나는 건 시간이 오래 지나기도 했지만 그때는 동화책, 위인전, 과학잡지, 수필집 안 가리고 책이라면 다 똑같이 안 가리고 재미있게 읽고 그 다음에 바로 잊어버려서 그런 것 같아요. 아, 꼬마유령 캐스퍼도 장르소설인가요? 그건 초2인가 3인가.... 아무튼 본격적으로 장르소설에 빠진 건 중학교 들어간 다음이었습니다. 용대운, 야설록, 서효원, 백상, 김용, 고룡 등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그 시기였죠. (초딩때는 이름을 아는 무협작가가 진산밖에 없었습니다. 색마열전 때문에요.) 초룡전기 카르세아린과 폴라리스 랩소디를 보고 판타지에 푹 빠진 것도 중학교 다닐 때였고 출판된 거 말고 인터넷에 연재된 소설을 본 것도 중학생때 라니안을 알게 된 다음이었습니다. 전설의 명작 투명드래곤의 소문을 듣고 조아라를 찾아갔을 때도 중학생이었군요. 이 때 너무 깊게 빠지는 바람에 십 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손을 못 떼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유하아빠
    작성일
    14.03.29 11:01
    No. 19

    전 바람의 마도사를 처음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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