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0 슈베린
작성
14.02.07 09:26
조회
1,752


 차갑고 딱딱한 살인기계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건너고, 인간의 웃음기 하나 없는 보도블록들을 밟아 도시를 걸어왔다. 기계가 무섭고 인간이 두려운 나였지만,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 이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은 냉혹하고 비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오래도록 걸어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공포심 때문에 평범한 인도조차도 식은땀을 흘리며 걸어가야 하는 것이 내 일상이다. 왜일까? 지금은 두렵기는 해도 일말의 용기가 생긴다. 세상에서 제일 피곤한 공포에 저항할 용기가 생긴다.


 무심하게 옆을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의 표정을 굳이 바라보지 않는다. 신호를 기다리는 승용차의 백넘버를 외우려 하지 않는다. 가죽점퍼를 입고 헬멧을 쓴 사람이 오토바이 위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무슨 문자를 쓰고 있는지 손동작을 추리하지 않는다. 지금 지나간 이 모든 것들이 평소에 내가 무서워하고 의심하던 평범한 것들이었단 사실조차 떠올리지 않는다. 나는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이 손을 잡은 채로 걷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저 곁에서 작은 체온만 느낄 수 있다면, 어디든지 걸어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나 불렀니?”


 아니, 부르지 않았어. 마음속에선 간절히 원하며 외치고 있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네 이름을 부르지 않을 것이다.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면서, 너의 손을 먼저 붙잡은 것을 굳이 밝히지 않을 것이다. 내 부끄러움과 안도감이, 서로 맞잡은 이 손바닥 안에서 너에게 보이지 않도록 더욱 굳게 쥘 것이다.


 내 얼굴색과 닮은 보도블록의 개수를 세며, 바닥을 보며 걸어 나갔다.


 “스물여섯 스물일곱.”



 때로는 수줍게...



 “미친! 게스트한테 잘 보여서 연애라고 하려고 그러냐? 아무튼 긴장들 해라. 이 년도 뭔진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년이다.”


 나는 울컥하는 마음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 고릴라.”


 “뭣이? 고릴라?”


 딱히 누구라고 지목하지 않았는데 분대장 사내가 발끈해서 대답했다. 나는 차갑게 그를 비웃었다.


 “어마어마한 년 아니거든?”


 “뭐라는 거야, 이 미친년이?”


 “그래! 맞았어! 나 미친년이다, 이 자식아!”



 때로는 터프하게 학교의 숨겨진 비밀들을 파헤쳐 나가는 그녀.



 “아니, 오히려 그 이유이기 때문에 해내야 해. ? 나는 절대로 추락하지 않을 거니까. 세상의 기둥뿌리를 모조리 뽑아들고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 혼자 추락하며 엔딩을 볼 생각은 없어.”



 그런 그녀가 학교의 기둥뿌리를 뽑기 시작한다.

 오늘은 어떤 실험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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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른 아침을 틈타 조심스레 홍보를 해 봅니다.

 타 사이트에서 잠시 연재를 할 때에 어느 독자분이 그러시더군요.

 왕의 실험실은 살짝 매니악한 부분이 있다...

 확실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자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데에서 한 번 갈리고,

 초능력 소재에서 한 번 또 갈리고,

 마지막으로 제 실력이 부족해서 앞부분을 읽으시다가 많이들 가시더라구요 하하...

 제 딴에는 살짝 유치하고 발랄한 부분을 보이는 앞부분이 후반부를 위한 하나의 장치로 심는다고 심은 것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제가 봐도 살짝 오글거리는 부분이 조금 있네요.

 하지만 중2병 꼬꼬마처럼 흑염룡을 쥐고 인정사정없이 날뛰는 그런 이야기라기보단, 나름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날뛰는 고2병 아가씨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시원하고 털털한 성격의 수정이를 만나고 싶으시면 한 번 들러 주세요!


http://blog.munpia.com/ariados/novel/17022


부끄러운 홍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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