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르스 작가라면
미궁도시의 검신, 미세픽 작품을 문피아에서 연재한 분이십니다.
작가님 특유의 담백-무미건조를 오가는 필체가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지만, 캐릭터성이 크게 약하진 않아 작품 전체가 무미건조해지진 않습니다. 본인도 가볍게 인터넷드립을 섞는 등 크게 재치가 딸리시진 않는 것 같고.. 물론 아쉬운 점도 좀 많고 완결은 아무래도 급박하게 내시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튼, 이르스 작가님이 아직까진 최신 트렌드라 할 수 있을 빙의물로 돌아오셨습니다. 거기에 세계관은 크툴루신화풍입니다.
주인공 김연수는 다크게이머..로서 일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사이비교주 시뮬레이터’라는 게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대도시 ‘메트로폴’에서 암약하는 사이비 교단 중 하나가 되어 교단을 운영하는 게임. 극악한 교단운영 난이도와, 다른 사악한 라이벌 교단들, 그리고 수사관이나 성기사단과 봉인재단 등 방해요인들까지.
심지어 이 지독한 난이도를 가진 게임은 멀티엔딩 시스템을 차용했습니다.
밝혀진 것으로만 130개가 넘는 엔딩이 있으며 그중 단 한 개를 제외하고선 모두 배드엔딩이라는 게임사의 말에 사람들은 해피엔딩에 현상금을 거는 등 과몰입하게 됩니다.
연수는 주인공 129개의 엔딩을 봄으로써 가장 해피엔딩에 가까운 인물이었고, 해피엔딩의 힌트를 준다는 게임사에게 속아넘어가 그만 게임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그것도 게임의 플레이어블 중 가장 독특한 교단 중 하나인 무명교단의 교주 ‘샤를’의 몸으로서요.
그 독특함은, 무명교단은 모시는 신이 실존하지 않는 허구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신의 힘을 빌려 각종 깽판을 부릴 수 있는 다른 교단과 달리 샤를은 그야말로 고달픈 하드모드 캐릭이기 때문. (물론 다른 어드밴티지들이 있어서.. 상관은 없습니다.)
아무튼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작품이 좋은 점은 이런 기본적인 빙의물 플롯에 더해
크툴루신화적인 어둡고 기이한 분위기를 잘 섞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르스 작가 특유의 무덤덤..한 문체가 이런 분위기엔 굉장히 안성맞춤이라 생각됩니다.
그 와중 캐릭터도 잡으려 하신 것 같긴 한데 이건 조금 미묘... 그래도 플로나는 귀여워요.
Commen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