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블랙라벨을 매우 재밌게 보고 있으며, 몰아서 봐야지 하다가도 하나 하나 나올때마다 챙겨보고 마는 독자입니다.
블랙라벨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던 저는 작가님의 전작 마술의 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에 베스트에 오르내리던 작품이었던 건 알고 있습니다. 저도 1화 보다가 말았거든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었습니다. 완결까지 난 작품이라 기다림이 없어서 스피디하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세계 최고의 마술사를 꿈꾸던 형대욱은 오른손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나빠지기만 하고, 최악의 상황에 빠진 그에게 ‘회귀’라는 선물이 주어집니다. 손도 가족도 잃기 전으로 돌아온 그가 세계 최정상의 마술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자 일단 여기까지가 스포 없는 소갯글이었습니다.
이 아래부터는 ‘블랙라벨’ 독자분들 혹은 스포당해도 괜찮다 하시는 분들을 위한 소갯글입니다. (좀 깁니다.)
@ @ @
먼저 장점입니다.
1. 로맨스
현대물 중에서 이토록 깔끔한 로맨스라인은 정말 간만에 보았습니다. 사실 처음보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제가 기억나지 않는 작품 중에서 괜찮은 로맨스를 선보인 작품이 있을것 같아서 간만에 보았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하렘을 싫어하거든요. 여주인공이라기에는 비중이 좀 적지만 캐릭터도 연애도 깔끔하고 납득가는 전개를 보여주어 좋았습니다.
2. 깔끔한 성장
주인공이 성장물일 경우, 많은 작품에서 일어나는 단점이 있죠. 파워 인플레 말입니다.
이 작품은 그 부분을 아주 잘 처리했습니다. 작중 주인공의 무대를 작가님이 어떻게 구상하셨는지 대단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묘사를 보면 하나도 재미 없는데 작중 반응에서 완전 천재적이다 대단하다 치켜세우는 작품들에 비하면, 실제로 보면 좋겠다 싶은 마술 묘사를 써주셨습니다.
3. 논 라이벌, 주인공무쌍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최대 라이벌은 자기 자신입니다. 너무 대단한 퍼포먼스를 한 나머지, 더 대단하고 더 참신한 퍼포먼스를 해야만 하는 예술가의 고뇌가 잘 드러납니다. 물론 주인공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멋드러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상대 캐릭터가 있으면 재밌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런 작품의 경우 그 라이벌 상대도 입체적이고 매력이 있는 캐릭터여야만 작품에 재미가 삽니다. 그런 점에서 차라리 주인공 독주 체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보다보면 주인공이 참 대단해서 라이벌이 없다는게 이해가 갑니다. 주인공만한 능력자가 한명 더 있었다면 그야말로 비현실이니까요.
4. 마술묘사
작가님이 혹시 이 업계에서 일하시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만 저는 마술에 문외한이므로....) 디테일한 묘사와 구성을 보여주십니다. 자료조사가 탄탄하였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찰진 명대사
블랙라벨을 보면서도 느꼈습니다만, 이 작가님 가끔가다 한번씩 쩔어주는 명대사를 날리는 재주가 있습니다. 작중 주인공의 확고한 신념이 나타나는 연설이라던가, 참신한 문구라던가.... 여기에 적기는 조금 껄끄러우니 직접 보시면서 느끼시길 바랍니다.
이 외에도 가슴 뭉클한 사제관계라던가, 부모님과의 이야기도 더 늘어놓고 싶지만...
장점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는 단점이 될 이야기입니다.
(!!!) 마술의 신과 블랙라벨의 초반부는 매우 비슷합니다. (이건 블랙라벨 독자분들 한정 단점입니다.)
1. 회귀
회귀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회귀는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흔한 소재니까요.
다만 회귀를 하게 되는 계기는 조금 많이 비슷합니다.
마술의 신 : 매직박스 (구성품 - 진실을 보는 안경, 소원을 이루어주는 타로카드, 절대반지)
블랙라벨 : 월플라워 택배박스( 구성품 - 자동도안연필 , 정체불명의 안경 , 회귀의 시계 , 미래를보는 공백잡지)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타로카드로 회귀를 하는 형대욱과 시계를 통한 회귀의 이재승.
비슷하죠?
2. 조력자
회귀전 주인공에게 큰 도움을 주는 조력자, 주인공을 메이저로 이끌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의 조력자.
블랙라벨의 송사장과 최근 등장한 패디과 교수님의 역할이 그대로 마술의 신에도 등장합니다. 너무 비슷한 구성이라 다르다고 주장하기가 좀 힘듭니다. 안타까운 부분이죠.
(###물론, 마술의 신 하나만 놓고 본다면 단점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합니다. 마술의 신과 블랙라벨을 같이 봤을때 생기는 단점입니다. 이는 1번도 마찬가지입니다. )
3. 조금은 이른 성장
주인공이 먼치킨인것은 이해하겠습니다.
다만 작중시간 1년동안 주인공이 이룬 성과들이 너무 대단하기 때문에 조금 아까웠습니다. 너무 급성장은 아닐까.... 싶달까요. 거기다가 이정도로 주인공이 대단한 재능의 소유자라면 (물론 절대반지와 진실의 안경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요) 회귀 전에도 작은 성공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손을 잃었다고 해도 오히려 그 특수성으로 인해 유명해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4. 표지가 안티
표지........ 카X오에도 이 작품이 올라가 있습니다. 거기 댓글중에 매화마다 표지좀 바꾸라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저는 모르는 얘기입니다만 그렇다고 합니다.(⊙_⊙;;;
단점은 여기까지 하고....
요약하자면...
이런분들께 추천합니다.
- 블랙라벨 기다리기 지친다.
- 돈이 많다. 괜찮은 작품이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
- 전남규 작가님 진행 스타일이 좋다.
이런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블랙라벨 같은 스타일은 처음본다! 인생작이다! (이런분들은 마술의 신 보고 나면 블랙라벨 보는데 지장이 올 수 있습니다. 이재승의 미래를 보고온 기분입니다. )
- 스포 싫다! 혐오한다!
- 가난하다.
여하튼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길고 쓸데없는 추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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