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기반설정이 다크소울시리즈에 가깝습니다.
난이도도 그렇고 능력치 산정도 그렇고, 인류가 다크소울 같은 고난이도의 게임형 재난에 빠진 상태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음울하고 잔혹한 면도 있습니다만 의외로 이 작품은 상당히 아기자기한 느낌을 줍니다. 전 그런 부분이 참 재밌다고 봤는데요. 그 이유는 이 작가님이 설정 덕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보통 작가님들이 매일연재를 하다보면 상점이름, 아이템이름 같은 거 좀 막 짓고 그러거든요? 근데 이 분은 상점이름이나 아이템이름, 설정 이런 것들을 상당히 공들여서 짓습니다. 물론 조연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작가님의 아기자기함이 십분 발휘되는 파트는 아흔아홉밤에서 밥 먹는 파트입니다. 거기에는 달루핀이라는 무슨 밥이든 잘하는 아울베어 아저씨가 있는데요.
주인공이 챕터 내에서는 카타나 두 자루 들고 피튀기면서 적들 썰고 다니다가, 밥 먹을 때가 되면 동화 같은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게 참 재밌습니다. ㅋㅋㅋ
또 다른 재미요소는 패러디인데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3를 해본 분들은 다 아는 솔미르의 패러디인 솔다미르가 히든보스로 나오고, 오버워치의 한조를 연상케 하는 조한의 활, 겨울왕국의 엘사를 떠올리게 하는 사엘의 망토 등 깨알 같은 패러디가 드문드문 사람을 웃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챕터와 암시장을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이 이야기가 지나치게 평범하다고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사이사이에 든 세밀한 설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다면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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