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루마 히토마
작품명 : 거짓말쟁미 미군과 고장난 마짱 1권 - 행복의 배경은 불행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 노벨
<전격소설 대상>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만든 문제의 소설!
미소노 마유.
나의 급우로 총명하고, 엄청난 미인에다 매우 소중한 사람. 그녀는 지금 내 옆에 오도카니 앉아서 천진하게 웃고 있다.
거실에서 마유와 함께 보고 있는 TV에서는 평온한 우리 마을에서 일어난 유괴사건의 간략한 설명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괴는, 어떻게 보면 살인보다 더 흉악한 범죄다. 살인은 본인이 죽고 끝나지만, 유괴는 풀려난 다음에도 계속되니까. 한 번 어긋난 인생을, 계속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수정이 불가능한데도. 더 이상 이해할 수 없게 된, 인간의 평범함이란 것에 예속되어서.
―아, 그러고 보니.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질문해 보자.
마짱, 넌 왜 그 아이들을 유괴했던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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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된 지 꽤나 오래되었고, 아직 나오고 있고, 일본에서는 실사 영화도만든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그런 작품.
책 뒷 소개글만 봐도 약간 정신이 나간 소설이란 것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는 물건이고,
본편은 그 '짐작'과 '기대'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만큼, 훨씬 더 정신이 나가 있습니다.
서술자인 주인공 부터 배경이고 정신이고 한구석 제대로 맛이 갔고, 등장하는 주조연급 인물들 또한 정상인이 없고,
무엇보다 히로인인 미소노 마유.
흔히 '얀데레'라고 표현하곤 하는 그 병적인 히로인상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그야말로 '제대로 망가진 인간'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에는 꽤나 오싹했을 정도.
그래도, 인간성을 상실한 만큼, 순수한 그 모습에 '귀엽네'라고 생각해버리는 제 정신도 조금 위험해보입니다. 특히 "미군이 두명이야!"라고 절규하는 막판의 장면은 정말 귀엽다고요.
하여간, 어릴 적 같이 유괴당하고, 같이 고문당하고, 같이 미쳐버린 두 남녀가 재회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발단 요약이 가능하겠습니다.
이런 류의 일본 사이코드라마 치고 특이한 점이라면, 두 사람 다 "원래부터 비정상인 인간"이 아니라는 것.
1권 막바지에 밝혀지는 '과거의 사건'에 대한 전말은, 정말 평범한 두 아이를 이정도로 망가트리기에 충분한 이야기니까요. 특히 미소노 마유의 이야기의 경우, 정말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하고 잔혹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덤덤히 서술하는 화자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덤덤히 써내는 작가에게도 오싹해집니다.
서술자부터 정신이 나간 마당에, 본편 자체는 약간 중구난방하는 면이 있고, 서로간의 대화가 전혀 맞물리지 않는다던가 하는, 여러의미로 정신나간 문장을 계속합니다만, 이게 묘하게 중독성 있습니다.
읽고 있자면 이쪽도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은 소설이에요. 작품 전체에 깔린 분위기가 일품.
ps. 서점에 가 보니까 다른 권들은 다 있는데 2권만 없었습니다. 어째서... 하여간 인터넷으로라도 사 보게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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