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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10.30 11:50
조회
2,095

작가명 : 카베이 유카코

작품명 : 새장관의 오늘도 졸린 주민들 1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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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윌리엄스 차일드버드’, 통칭 <새장관>에는 평범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이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망상벽이 있는 미녀, 고스롤리 초등학생, 기분 나쁜 쌍둥이 노인, 그리고 언제나 울려 퍼지는 정체불명의 째질 듯한 목소리.

그런 <새장관>의 주민 중 한 사람인 에도 키즈나가 5층에 사는 은둔형 외톨이 미대생 아사이 유세이와 알게 된 것은 16세의 겨울.

그리고 그가 부탁한 아르바이트는 그림의 누드 모델이었다.

모델을 하기로 결심한 키즈나는 유화물감 냄새가 가득한 지저분한 아틀리에에서 아사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그 시간이 자신에게 차츰 소중한 일상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을 느끼는데….

<새장관>에 살고 있는 조금 이상한 사람들의, 조금 이상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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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16세 백수 소녀에 누드모델이라는 독특한 작품.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소설인 '키리'의 작가인 카베이 유카코의 소설입니다. 부상당 골동점과 마찬가지로 출간 당시에 구입해서 몇 년을 묵혀두고(이하생략)...

사실, '키리'는 매우 좋아하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3권인가 4권 즈음부터 안읽었네요. 이런 순정만화 풍의 작품은, 왠지 한번 끊게 되면 다음 권을 읽게 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이야기의 '다음'을 바라게 되는 힘이 약하다고 할까,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를 따라가게 되기에, 그 '심리'에 이입된 감성을 어느정도 잊게 되면 다시금 작품에 몰입하기가 어렵다고 할까. 이런 식으로 그만 읽게 된 순정만화도 사실 몇 개 되고...

하여간 새장관.

**

완전히 텅 비어버린 '호텔 윌리엄스 차일드'에 '독자'로 설정된 누군가가 집을 보러 옵니다. 그리고 텅 빈 건물을 누군가가 안내하며, 몇 달 전만 해도 약간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던 이 건물의 방이 차례차례 비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첫 장을 비롯하여 대부분 여러 거주민들의 사연과 사건을 다룬 단편 에피소드 형식. 그러면서도 비행청소녀 에도 키즈나의 이야기를 일단 메인 축으로 삼습니다.

나쁜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며 학교에는 다니지 않는 16세 소녀. 다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그 '친구들'과의 관계도 틀어지고 소외되버린 아이.

유일한 취미라면 돌아가신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외국의 소설가와의 편지 교류. 문학에 대한 흥미는 별로 없지만, 어머니와 그 소설가의 교류로 인해 생활비등을 지원받고 있는터라 그만둘 수도 없고, 사전을 뒤적거리며 영어 문예지를 읽고, 그 감상을 보내주는 정도.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알게 된 '새장관' 주민의 한 명이 기묘한 부탁을 해 옵니다. 이 '새장관'에 있는 어떤 젊은 화가의 누드모델이 될 수 없겠냐고요.

어찌어찌 그 부탁을 수락한 키즈나는 언제나 피곤한듯한, 어딘지 초탈한 듯 하기도 하고 신경질적이기도 한 미대생 아사이 유세이를 알게 되는데...

**

헛되이 방황하면서도, 강한듯 약한듯 속에는 무언가 인간적인 꿋꿋함을 간직한 여자아이.

그림 외에는 흥미가 없는 듯 하면서도,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괴로움을 간직한 고독한 남자.

'화가와 모델'이라는 관계로 만나게 된 이 둘의 기묘한 관계가, 날카로운 신경전에 가깝던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 대하 알게 되고, 서로를 도와주고, 미묘한 감정이 싹터가는 그 과정이 여성 작가의 섬세한 필체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어느센가 아사이를 의지하고 있던 키즈나는 아사이에게 더욱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에 다가서지만, 아사이의 가슴속에 있는 상처의 존재를 알게 되지요.

어찌 할 바 모르며, 결코 아사이에게 있어 '그녀'보다 중요한 존재가 될 수 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상처가 아사이를 붙잡고 있다는 것을 분하게 생각하며, 당당하게 '아사이의 마음 속 그녀'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고, 아사이에게 있어 '특별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키즈나.

괴짜들이 모여사는 새장관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애틋하면서도 훈훈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

읽다보면 정말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들어나는 소설이에요.

단편 작품에서 보이는 애틋함과 잔혹함 속에 들어 있는 따뜻한 연민의 감성. 그리고 '아사이'라는 '상처를 가진 고독한 미남자'에 대한 묘사와, 키즈나의 '강한 여자아이'로서의 묘사.

특히 이런 종류의 '소녀의 강함'은 일반적인 남자 작가의 작품에서는 잘 안보이죠. 키즈나를 보면서 왠지 '문학소녀 견습생'의 나노가 생각나기도 했고(키즈나가 나노를 만나면 "짜증나!!"라고 할 것 같습니다만). 어찌되었건 이런 '강한 무언가'를 마음속에 심고 있는 소녀는 좋지요. 암.

아사이에 대한 묘사 면에서도, 여성 입장에서의 남자에 대한 판타지란 이런거랄까. 진짜 순정만화 주인공(...). 좀 너무 찌질해 보이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것마저 왠지 보듬어주고 싶어지게끔 묘사하는 걸 보자면 확실히 여성 작가의 작품.

**

다만, '새장관에는 아무도 남지 않는다'는 결말을 프롤로그에서부터 제시하고 시작하는 만큼, 어느정도 비극적인 전개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사실, 첫 이야기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지요. 그저 순수하고 착한 아이가 오해로 인해 영영 떠나버린 이야기니까.

**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긴 하지만, 역시 비인기작. 한국 라노베 독자 대부분은 남자 청소년들이니까(...). 이야기의 색 자체는 상당히 뚜렷하고 캐릭터에 대한 묘사도 충실합니다만, 그 방향성이...

그래도 다행이 아직 절판은 안당하고 있네요. 여유가 될 때마다 한 권씩 읽어나가기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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