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도 인간이 살아가는 한 공간이다.
단지 무협은 그 기능성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무술에 대한 도를 추구하던지 협을
이야기하던지간에 일단 인간이 지닌 네가지 요소를 다루지 않고 단지 지리하게
무술만을 보여주는 형태가 길어지면 글의 호흡이 거칠어진다.
아마 아수라 3권에서 보여준 느슨함은 내 느낌일 뿐인 작은 아쉬움이겠지만
한수오님이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위무사 6권부터 7권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박투씬이 장면만 바뀌면서 등장인물의
교감이나 느낌보다는 무술에만 치중되는 느슨함 내지는 단순함(이 느낌은 극히 개인적
임-혹자는 이부분에서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무협의 호쾌함이다" 라고 했다.)
많은 부분은 다르지만 아수라 3권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것은 너무 잦은
박투장면과 계속 이어지는 추격전의 반복이 너무 길었다. 한 호흡만 줄였다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컸다.
탁월한장면묘사와 캐릭터 창출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가 갑자기 호흡을 늦게 한 이유는
창 밖에 흩부리던 굵은 장마비를 보며 읽은 스스로의 느낌 때문일까?
그리고 중간 장면 생략되고 노출된 남장여인과의 기습 입맟춤과 사랑고백...뒤이은
바보같은 표정을 짖는 주연배우의 (너가 여자였니?) 모습.
또 한가지 당문의 천금소저가 중간 추적장면이 생략되고 한참후에 돌발적으로 나타
나는 의외성은 글의 흐름을 잠시 느슨하게 만들었다.
물론 가슴저린 연가나 표현하지는 않치만 언듯언듯 스치는 미묘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한 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의 단면이지만 처음 언급한 무협도 인간적인 우리네
삶의 한 단면이고 무술은 기능성 내지는 짧은 표현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오류에서의 글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단 한수오님이 그려내는 戀歌는 밋밋하고 너무 평면적이다.
한번의 카운터 펀치를 날리기보다는 자주내는 잽이 그립다
소설은 영상과는 다른 표현이기 때문에 외적인 묘사보다는 내적인 묘사에 더 장점
을 가진다.
무술장면을 장황하게 쓴다고 독자에게 보여지지는 않는다. 독자는 짧은 순간에
받는 느낌만 간직하게 된다.
복잡하게 초식을 설명하고 어렵게 표현해도.
그래서 당당한 자세나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줘도 강하구나 한다.
꼭 검강이나 절벽을 단숨에 넘지 않아도 된다.
붕어빵에 붕어 없듯이 고수는 무술이 없어도 고수다. 그저 형형한 눈빛이다 작가가
말해주면 독자 스스로 세뇌되어지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작가란에 연재되는
짧은 대화체...하나 하나의 표정들을 슬라이드 처럼 흘려내는 선명한 캐릭터 창출에
성공적인 천봉 도입부는 정말 숨막힌다.
다만,3권에서 보여준 느스함이 4권부터는 좀더 팽팽해 졌다는 안도감과 함게 4권을
덮을때에는 "5권이 왜 같이 안나온거야!!"로 바뀐다는 사실이었다.
작가에게 난 질문하고 싶다.
"혹시 중매 결혼 하셨어요?"
(그것도 맟선 50번도 더 보신 다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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