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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정지사 미실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6.11.20 11:54
조회
6,974

작가명 : 김별아

작품명 : 미실

출판사 : 문이당

역사속의 미실.

1500년전 신라의 과거 속으로 떠나보도록 하자. 화랑세기 속에서만 존재하던 왕족의 그녀의 이름은 "미실", 신라시대에 왕을 색으로 섬기고, 왕후나 후궁을 배출해왔던 모계혈통인 대원신통의 부계자로써 역사속에 존재하였던 여성이다.

그 화랑세기 내부의 실존여부에 대해 지금까지도 수 많은 추정과 사료들이 오고가는 가운데에서 작가 김별아에 의해서 새롭게 조명된 소설 "미실"

작가는 머리말을 통해서 '현대와 같은 성 윤리가 확립되기 전 신라시대의 인물을 통해 여성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했다" 라는 집필 동기를 밝히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특징적인 것은 "신라시대" 라는 신분제도의 초기확립 연대에 사로잡혀 있는 시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본질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미실의 담대한 자유적 연애의식을 통하여 글 내부에서 그 여성의 성적인 해방을 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다분히 원시적이며 본능적인 시각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유교적인 성의식이 정립되기 이전의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성의식에 접하게 되는 인간의 순수원형을 그려내었다는 점. 그것이야 말로 이상향에 가까운 여성상이 아닐까? 하고 작가는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되묻고 있지만. 그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각속에서는 '아름다움' 으로 비추어 질지, 아니면 무지에 의한 이용가치로 버림받은 여성상으로 "미실" 이라는 존재가 비추어 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조선일보의 서평을 인용해 보았을 때 작품 내의 미실이라는 존재는 "한 편으로는 소녀 같은 청순함과 수줍음을, 다른 한편으로는 음녀의 요염함과 잔인한 열망을 모두 갖춘 여인으로 세 명의 신라 황제를 색(色)으로 휘어잡고 다른 남성들과는 몸과 마음의 열린 사랑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리 역사상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인물" 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려지고 있다는 점인데. 학자들은 당사를 살아가는 일개 여성으로써는 불가능한 사유일 것이다? 라고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화랑세기 속에서 미실의 존재는 거의 부정되다시피 했던게 사실이다.

과연? 인간 본능이 아직은 앞서 있는 국론역사의 초반부라고 단정하기 에는 그 도덕적인 양식이 유교 이전보다는 월등한 제도적인 장치를 지니고 있지 않았었던가? 그 예시로 3국의 흥망성쇠가 지니는 국민성의 확립을 들 수 있을것인데. 사실상 여성성의 "생식" 이라는 가장 기초적이며 근본적인 성 의식의 목적 역시 한낱 "노리개" 에 불과했던 것은 신라시대라고 한들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이 유교를 만났다고 해서 달라진 것이 있었는가? 이에 대한 질문의 자문자답을 실행해 보았을 때 답변은 "없다" 라고 나올만한, 또 그렇게 밖에 인정할 수 없었던 계기는 역사속에서 충분히 검증된 바도 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그것이 "전통" 으로 계승되어야 하는 까닭도 접어둘 수 있는 수가 될 것이다.

왕족을 색으로 모시는 혈계인 대원신통의 가계에서 태어난 미실은 어려서부터 외 할머니에게 "색"을 위한 특별한 기술을 전수받기에 이르른다. 하지만 외 할머니 옥진은 미실을 약 오년간 숲 속에서 야수처럼 놓아 길렀는데. 그 까닭을 돌아보면 아마도 "성의 노리개" 로써 의식하지 말고 "성은 자연스러운 너의 부분에 해당된다, 고로 부분이 아닌 다른 인생을 자유롭게 누려라" 하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성 의식의 해방 가치를 주입받은 미실은 결국 본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며. 결국 신라의 세 왕을 색으로 휘어잡는 당대 최고의 요녀로 거듭나기에 이르르게 된다.

단순한 신체적인 쾌락을 초월한 그녀의 사랑은 세종전군 이라는 첫 왕족과의 마찰을 겪고, 세종의 모친인 지소태후의 눈 밖에서 화랑 "사다함"을 만나게 되며, 급기야는 애정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세종에게 다시 돌아가버린 미실은 그의 연인 사다함을 상사병으로 죽게하기에 이르른다. 그렇게 미실은 세명의 왕을 색으로 휘어 잡으며 불꽃같은 그녀의 인생을 설계하기에 이르르는데. 진실로 그녀가 사랑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다함의 죽음 이후 미실은 새로운 것을 깨닫기에 이르른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한들 권력의 앞에서는 한낱 지는 무덤과 같은 것" 이라는 깨달음을 말이다.

그래서 미실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권력" 까지도 잡으려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며, 스스로가 신라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 이 어찌 잔혹하고도 미련한 운명인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자신이 어렸을 때 께달은 본능의 힘으로 운명에 이끌리지 않는 특이한 면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미실은 동윤과 금윤태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게 되며 점차 냉혹한 인격을 가진 여성으로 변모해 가는데. 한 편으로는 본능에 충실한 열정적인 애정 속에서 펼쳐지는 왕족과의 적나라하고 다양한 성애 묘사들은 가히 작금의 무엇과도 비교해서 전혀 손색이 없는 기예와 예교를 지니고 있었으니. 작가는 이에 대한 사실적이고 세부적인 묘사를 통해서 고대사에 성적으로 감추어진 양반의 치부를 낱낱이 까 발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 말로 팜므 파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중요한 것이 하나가 있는데 미실은 결코 성을 무기로 하여 자신의 뜻대로 모든 대사를 휘어잡을 수 있는 은국의 소달기 같은 존재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신분의 미천함으로 인해서 본능에 냉혹한이라는 상처를 입었다고 한들. 그녀는 결코 악녀의 전처를 밟는 행위를 거부하고 있었다. 여성상의 승리, 그리고 진정한 성애에서의 자유를 꿈꾸는 그녀는 오히려 자신의 몸을 통해 음란하고 방탕했던 신라를 마음껏 해부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소설만으로 역사속의 진실은 얼마나 파헤쳐 질까? 하는 것이 의문이지만. 유교 이전의 시대에서 본능의 미덕을 타락시켜 버린 제국에게 미실이 던진 몸은 단순한 하룻밤의 권욕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녀는 더러운 욕망을 흡수하여, 그것들이 외적으로 표출되지 못하도록 얽어매는 하나의 장치적인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스스로가 본능 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가치를 자신이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를 살아가는 수 많은 여성들 중에서 그 근본에 얼마나 충실한 존재가 있을런지는 아직도 미지의 수로 남아 있을테지만. 남성들이 생각하는 당신의 애인이나 여자친구가 색정노예라는 것이 아님을 뼈에 사무치도록 새겨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산 채로 사로잡힌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마침내 제(帝)는 스스로 손을 묶고 입으로 구슬을 물어 예물로 바치듯 항복하는 자세로 미실에게 굴복하였다. 그녀만큼 잔인하고 아름다운 적(敵)은 없었다.”

이에 화답하는 필자의 응

"죽은 채로 잡힌 녀석은 산 놈의 정력제일 따름인가? 하지만 그것 역시 생애를 허락받았을 때는 그 누군가의 죽은 놈을 먹고 그것을 부려먹었을 터. 그래서 그것을 부려먹은 년은 살고 놈은 죽으니 이처럼 년이 가치있어 보일 때에는 둘 다 죽지 못해 안달날 정화의 미친 살육이 아니겠는가?"

Attached Image

김별아

문이당


Comment ' 1

  • 작성자
    Lv.99 응고롱고로
    작성일
    06.11.20 15:34
    No. 1

    저도 미실을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충격이었죠......
    미실....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도덕과 예절의 절실함을 깨달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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