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7.01.13 02:57
조회
5,870

작가명 : 커렌 조이 파울러

작품명 : 제인오스틴의 북 클럽

출판사 : 민음사

이들이 소설가 제인 오스틴을 이해하는 방식은 유사할지 몰라도, 그들의 각자 삶은 판이하게 어긋나 있었다. 물론 여섯 명 모두가 애초부터 아무 인연 없이 오직 소설가의 작품을 토대로 만나게 된 경우라 이 점을 가지고 판이하게 다르다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이 소설은 계속되는 진행 속에서 결국 여섯 명 모두의 상호 연관된 가식속의 진실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삶의 방식은 서로가 다를지 몰라도 작금에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는 어느 정도의 사회속 성취감을 맛보게 될 수록 강해진다는 점을 들면서, 그 일탈구로 제인 오스틴을 거론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주인공이 되는 이들 모두의 생활을 슬며시 들여다보도록 하자.

사람을 주선해주는데 바쁜 인생이지만, 정작 스스로는 애완견을 친구삼아 조용히 살아가는 조슬린, 고교 때부터 길게 만나다가 결혼한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 실비아, 그리고 실비아의 딸이자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인 알레그라, 북클럽의 최고 연장자이자 이제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버나데트 할머니, 가식적인 인생을 살아간다고 자신하는 불어교사 프루디, 마지막으로 북클럽의 청일점으로써 SF소설 마니아라는 이유만으로 다섯 회원들의 질시를 받지만 이 질시에 대해 꿋꿋하게 입지를 주장하는 그리그까지 아무튼 이들 여섯 회원들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 매달 하루씩 각자의 집에서 돌아가며 북클럽 모임을 열고 감상에 대한 비평을 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프로토 모델이 된 제인 오스틴은 과연 어떠한 사람인가? 그녀는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주(州) 스티븐턴에서 출생하였다. 21세에 《첫인상》이라는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이듬해에 완성, 아버지가 런던의 출판사에 보냈으나 거절당했다. 이것이 대표작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1813)의 바탕이 되었다. 그 후 아버지가 죽고 가정형편이 곤란하여 여기저기 전전하면서도 틈틈이 창작활동을 하다가 1809년 34세 때 고향에 가까운 초턴이란 조용한 마을에 안주하면서부터 계속적으로 소설을 발표하였다.

처녀 출판된 《센스 앤 센서빌리티 Sense and Sensibility》(1811)를 비롯하여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공원 Mansfield Park》(1814) 《에마 Emma》(1815) 등의 걸작이 햇빛을 보았으나, 《설복 Persuasion》(1818)을 탈고한 16년경부터 건강을 해쳐 이듬해 42세에 죽었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는데, 담담한 필치로 인생의 기미(機微)를 포착하고 은근한 유머를 담은 그녀의 작품은 특히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높이 평가되었고, 영국의 한 여류작가로 머물지 않고 세계 문학의 대표적 작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인 대 백과사전 출처)

그렇다면 이번엔 학자들이 평가하는 오스틴이 아닌 이들 즉 북클럽 회원들이 이해하는 제인 오스틴은 과연 어떠한 사람이었을까? 일상의 따분함 특히 여자들에게 있어서 성공과 연애 그리고 결혼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 돌려 말하면 여자들이 가야만 하는 인생대학의 필수 전공코스처럼 - 관례화된 루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저 관례화된 루트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면서도 결국에는 루트를 밟게 되고 결국 자신의 멋과 양식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특히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인 오스틴은 주장한 바대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습관이야말로 진짜 중요하다” 라고 누누이 작품 내에서 강조하였었지만 정작 자신은 마흔둘 평생 결혼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살았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연애와 결혼을 분리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주장을 여성들에게 펴면서 그녀는 전 세계의 여성들에게 세상에 굽히지 말라는 어조로 지금은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초작 :오만과 편견: 을 통해서 여성에 대한 사회의 억압을 널리 알리고 말았다. 이러한 모델을 보아서도 속칭 사회에서 “잘나가는” 여성 다섯 명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바라보는 그 시각이라는 것은 종교인들이 “성경”을 바라보는 이상으로 고명된 것이었음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필자는 이 작품을 계기로 현대적인 여성들의 눈에 의해서 제인 오스틴 자체가 재해석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소설속의 전개는 결국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 오스틴의 작품을 보고 점차 자신의 삶과 대비해 보면서 자신들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렌 조이 파울러의 가볍지 않은 터치와 감각적인 필체는, 마치 이들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책을 벗 삼아 만난 친구들끼리 밤을 세워가며 수다를 떠는 것 같은 흥겨운 구성을 독자들에게 안겨 준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일상속에 사는 주인공들의 자화상을 결국 독자들에게 투영시키는 효력을 발휘하고 있게 된다.

버나테트가 말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제인 오스틴은 재미있는 익살꾼” 이라는 말에 걸맞을 수도 있다. 다분히 시대착오적인 그늘에 가려있는 다섯 명을 비웃는 노년인생 선배의 조롱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이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 다시 말하면 사람들에게 있어서 버나테트는 재미있는 익살꾼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후회만 남은 늙은 시기에 알게 되었다는 점은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반전으로 남을 수도 있다.

물론 제인 오스틴은 오래 살지 못했다는 점이 특이하지만,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했을 때 제인 오스틴 역시 자신의 슬럼프와 병을 이기고 오래도록 살아남고 싶었다고 한다. 만약 제인 오스틴이 버나테트의 나이만큼 살아있었다면 과연 이들 여섯 명의 화두는 조이 파울러의 머리 속에서 어떻게 변모했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오스틴은 1817년 1월 마지막 작품이 된 〈샌드턴 Sanditon〉(가족들이 붙인 제목)을 쓰기 시작하여 8주도 되기 전에 2만 4,000단어 이상을 쓰고 수정했다. 1816년 초부터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시간에 쫓긴 나머지 그해 3월 18일 이 원고에서 손을 떼었다. 오스틴은 자신이 울화증에 걸렸다고 여겼으나, 현대의학에 근거해 그 증세를 보면 애디슨 병을 앓았던 것 같다. 그녀는 〈샌드턴〉에 마지막 힘을 쏟아 부은 듯, 이 작품에는 휴양지와 병약함에 대한 거칠고 자조적인 풍자가 담겨 있다} - 브리테니커 인물평전 중

분명 18세기 초의 혼란스러운 중세 말을 살아온 제인 오스틴 역시 자신의 약함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것은 화려한 작품세계로 이어지게 되며 현대인들에게 있어 “여성해방“을 상징하는 코드가 되었다, 그 보상은 그녀의 작품에 대한 수많은 문화리뷰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제인의 소설은 <엠마>, <설득>, <센스 앤 센스빌리티>, <오만과 편견> 의 영화화로 이어지게 되면서 배급사를 통해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지며 그 뒤늦은 제인의 진실과 명성을 세계에 파급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3월 - 1장 조슬린의 집에 모여 <에머>에 대해 토론하다

4월 - 2장 알레그라와 함께 <분별력과 감수성>을 읽다

5월 - 3장 프루디와 함게 <맨스필드 파크>를 읽다

6월 - 4장 그리그의 집에 모여 <노생거 사원>을 읽다

7월 - 5장 <오만과 편견>을 읽으며 버나데트의 이야기를 듣다

8월 - 6장 다시 실비아의 집에서 <설득>을 읽다

토론하고, 읽어보고, 듣기도 하고 .. 어떤 익명의 독자는 이 책에 제시된 주인공들의 토론양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크게 어긋나 있어서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항의전문을 작가에게 보냈다는 뒷얘기도 있다. 그래서 작가는 별도의 페이지를 빌어 일러스트에 그려져 있는 여섯 개의 의자에 당신도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을 권유하는 토론페이지와 질문들을 담고 있다. 당신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만약 당신이 저 여섯 명중의 한 명이 된다고 하면 당신은 나머지 다섯 명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줄 것이며 또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 어떠한 평을 내릴 것인가? 이쯤에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자.

저자 소개 : 커렌조이파울러  

파울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중국 문화혁명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 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다. 어머니와 아내로서 만족한 삶을 살면서도, 자신이 점점 “소멸해 가는” 느낌에 빠져 들었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펜을 든 작가는 지금까지 출판사로부터 모두 200번의 거절을 당했다. 그러나 그가 네 번째로 내놓은 책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2005년 4월 출간 직후 북센스닷컴 랭킹 6위에 오르고 1년 내내 영미권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미국 출판계에 큰 화제가 되었다.

제인 오스틴처럼 파울러도 자신만의 작은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녀의 삶의 내면에는 폭발적인 상상력이 꿈틀대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 어슐러 르귄 같은 작가를 좋아했던 작가의 초기 작품은 <블랙 글래스(Black Glass)>와 <시스터 눈(Sister Noon)>(펜/포크너 상 최종후보작) 같은 역사 판타지다. 그는 SF에서 “마술적 리얼리즘”을 구사한 작가로 평가받았다. 이렇게 자신의 문학 세계를 다지고 나서 새롭게 내놓은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30년 동안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의 또 다른 자아, 진지한 문학적 자아로부터 탄생한 소설이다.

파울러는 2002년 한 서점에서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라는 제목을 발견했다. 제인 오스틴의 열렬한 팬이었던 파울러는 이 제목에 너무나 흥분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책 제목이 아니었다. 무척 실망한 파울러는 바로 그 제목으로 자신이 사고 싶은 소설을 직접 쓰기로 결심했다. 파울러에게 제인 오스틴은 고급 문학과 대중 문학을 잇는 문학의 “록 스타”다. 파울러도 <제인 오스틴 북클럽>에서 문학적인 상상력과 아이러니를 살리는 한편 누군가의 삶에서 엿보고 싶거나 우리 인생에 필요한 장면을 담아 문학성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하고자 했다. 프루디가 오스틴에게서 “열정의 결핍이 아니라 열정의 절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듯이, <제인 오스틴 북클럽> 역시 이렇게 작가의 내면에서 오랫동안 꿈틀대던 열정이 문학적인 절제의 미덕으로 꽃피운 작품이다. - 문화 포털리스트 알라딘 작가 소개 중

Attached Image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8 인문도서 알라트리스테 +3 Lv.31 자쿠 07.08.03 4,344 0
27 인문도서 동양정치사상의 원류 서경(書經) Lv.1 하루키 07.06.27 4,659 3
26 인문도서 나 클라우디우스 그리고 신 클라우디스 +5 Lv.31 자쿠 07.06.02 3,934 1
25 인문도서 一揮掃蕩 血染山河 +18 Lv.1 한초희 07.04.23 8,847 4
24 인문도서 칼 속에 담겨진 한의 운율 +7 Lv.1 한초희 07.03.09 5,859 5
» 인문도서 제인오스틴을 둘러싼 여섯명의 진실 Lv.1 한초희 07.01.13 5,870 2
22 인문도서 스텝파더 스텝 (Stepfather Step) +2 Lv.5 바다별 07.01.08 5,733 2
21 인문도서 성공하는 사람들의..(시리즈 리뷰) +1 Lv.1 한초희 06.12.27 5,550 1
20 인문도서 난중일기에 대한 오백자의 단상 Lv.1 한초희 06.12.27 5,524 2
19 인문도서 전쟁에 대한 참상과 그에 대한 기록 Lv.1 한초희 06.12.27 5,611 4
18 인문도서 어둠의 저편(무라카미) +1 Lv.1 한초희 06.12.18 5,759 0
17 인문도서 [논어] 문둥병에 걸린 염백우 Lv.1 한초희 06.11.20 6,809 2
16 인문도서 색정지사 미실 +1 Lv.1 한초희 06.11.20 6,974 3
15 인문도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4 Lv.1 한초희 06.11.20 6,506 1
14 인문도서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2 Lv.1 한초희 06.11.05 6,931 2
13 인문도서 즉흥시인 +2 Lv.1 한초희 06.10.29 6,301 0
12 인문도서 철괴마장 양철북 +1 Lv.1 한초희 06.10.23 6,408 0
11 인문도서 [논어] 호련(瑚璉) +3 Lv.1 한초희 06.10.04 6,664 0
10 인문도서 [논어] 부유해진 자공 편 +2 Lv.1 한초희 06.10.03 6,908 2
9 인문도서 살인자의 건강법 +7 Lv.1 한초희 06.10.02 9,066 2
8 인문도서 장외로 던져진 인간 +6 Lv.1 한초희 06.10.02 7,023 3
7 인문도서 Resolution. 자연스런 법칙성의 아름다움... +2 Lv.1 창천일로 06.09.13 6,582 3
6 인문도서 읽고나면 속이 울렁거리고 눈물이 흐르는..... +10 Lv.1 [탈퇴계정] 06.09.06 8,541 4
5 인문도서 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11 다크포스 06.08.19 6,802 0
4 인문도서 브루클린 풍자극 -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3 Lv.44 천장지구 06.07.10 5,910 2
3 인문도서 한중록--하나의 소재로써.. 복학생 06.07.08 6,298 0
2 인문도서 여러분은 영어사전 어떤 것 보시나요? +13 Lv.15 LongRoad 06.07.08 7,234 1
1 인문도서 야생초편지를 5번째 읽고 1달후.. +5 배추용가리 06.07.02 7,138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