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오쿠다 히데오
작품명 : 라라피포
출판사 : 노마드북스
사람들은 매사 타인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생활은 돌보지 않으려 한다. 소설 라라피포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중적이면서 암울한 생활상을 희극으로 역반전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제목에 명기된 라라피포?? 라라피포? 이 제목이 의미하는 것무슨 말일까? 심오한 단어의 의태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이름일까? 그것은 전혀 아니다.
- 백인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라라피포"
그러면서 어눌한 일어발음으로 듬성듬성 말문을 열었다.
"도쿄 넘 사람 많아.."
A lot of people .. 아 이 말이었구나.
백인의 빠른 영어발음으로 들려오는 "라라피포 ~ 라라피포"
(책중입)
일본사람들만큼 영어 발음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게 작가는 적나라할 정도로 의성어를 제목에 달아 일본인들만의 고지식하고 편협한 자국적인 색채를 고발하고 있었다. 작가의 이름은 히데오 오쿠다, "공중그네" "인더풀" 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소설작가이다. 이번 신작 라라피포 역시 '공중그네'의 연장선에 선 작품이면서 동시에 국지적인 묘사의 폭을 광범위하게 넓혀서 그 광범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중성을 유쾌한 색체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희극적인 색체에 대한 각계 각 문화적인 해석들은 서로가 다르다. 영화, 드라마로 새롭게 각색된 '공중그네' 역시 일본 내에서 거대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만 정작 공통적인 관심사를 유추하기에는 모자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번 신작 라라피포는 그 평에 대한 반발의 심리로 씌여진 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만의 관심사 속에서만 너무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위치가 극히 평이함을 지적함으로써. 이 작품은 그들의 사회성을 질책하는 글로 완성되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평이한 인생들의 유쾌한 조롱과 통쾌한 반란을 모토로 삼고 있는 오쿠다의 2006년 신작 '라라피포' 그들을 보면서 쓴 웃음보다는 자신도 쓴 웃음을 지으며 이해하려 하는 만큼 스스로에 대한 위치 역시 바람잘날 없다는 점을 사람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잘 씌여진 글이라는 것은 억지스러울 정도로 개입된 설정상의 복선이 아니라, 이처럼 모든것을 초괄하고 사람에게 뼈아픈 교훈을 줄 수 있는 것임을 우리는 마음속에 새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노마드북스 (2006년 3월)
오쿠다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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