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진행
작품명 : 후아유
출판사 : 드림북스
후 아 유?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조금은 독특한 제목을 단 조진행님의 신작을 어제 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더군요.
예~전에 시험기간에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서 시험 공부를 하려다가 우연히 칠정검 칠살도를 찾는 바람에 다음날 시험을 망친 추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그때부터 천사지인, 칠정검 칠살도 2부 1권!, 기문둔갑 등 조진행님의 글을 찾아 읽었더랬지요.
여하간 이번 신작인 후아유는 그야말로 조진행 작가님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협작가이던 조진행님이 도전하신 첫 현대 판타지 소설이니까요. 사실 요즘 무협작가가 판타지를 쓰는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만 그게 조진행님이라는 사실이 신선합니다. 대부분 알다시피 조진행 작가님은 도가 무협의 선구자이신 분이었으니까요. 물론 도가 무협의 대가이신 만큼 즐겨 사용하시던 기환적인 부분, 이를테면 영검이라던가 부적술이라던가 하는 장치들은 판타지와도 일맥상통했습니다마는 설마 이렇게 떡하니 판타지물, 심지어 현대 소설로 내실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과연 조진행님이 이 현대 판타지 장르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셨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펴들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아...괜히 무협에서 고수들이 만류귀종 만류귀종 하는 게 아니구나.
고수들이 하나만 파고들어서 초고수가 되면 이것저것 다 잘하게 된다드만 진짠갑다...
필력이 진짜인만큼 도가 무협도, 현대 판타지도 가리지 않고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셨습니다. 정말 재미있네요.
먼저 후아유에 나오는 인물들이 마음에 쏙쏙 듭니다. 주인공은 약간은 답답해 보이기도, 소심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그냥 싫어하기에는 또 착한 사람이고. 옆집 아는 형? 아저씨? 뭐 그 경계에 서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주인공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누굽니까 대체. 주인공이 여자한테 심하게 한번 덴 뒤라서 그런지 의식적으로 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양한(!) 여주인공 후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진짜 여주인공인지 헷갈립니다. 이 사람인가 하면 저 사람이 툭 튀어나오고. 저 사람인가 하면 이 사람이 날좀 보소 하고 또 일 일으키고... 2권을 덮은 이 시점에서조차 진짜 여주인공이 누굴까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쩌면 조진행님이 연애물을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속된 말로 쪼이는(?) 맛이 있네요. ㅎㅎㅎ
물론 후아유의 장점은 인물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어도 일어나는 사건이 지루하면 작품 전체가 묻혀버리게 됩니다만, 후아유는 완급조절이 능숙해서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과연 필력 하나는 보증수표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비일상과 일상이 공존하는 주인공의 삶이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아직 2권 밖에 나오지 않아서 서슴없이 최고다! 라고는 하기 그렇지만 강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으아, 감상문을 쓰다가 오히려 좌절감이 조금 드네요. 제 필력이 모자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정말 재미있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정말 재미있는데....
3권이 어서 나오길 목이 빠져라 기원합니다. ㅜ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가님도, 문피아 동도님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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