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명 : 다잉 아이
출판사 :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가 엄청 좋아하는 추리 작가 중에 하나입니다. 진짜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물건은 악의랑 그 외 몇개 뿐이지만 다른 글도 대단히 높은 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썼던 레몬이나 기타 의학 관련 물건은 기대이하였습니다만...
어쨌거나 이 작가의 특징은 생각해볼만한 결말을 남긴다는 겁니다. 용의자 X의 헌신, 게임이란 이름의 유괴, 악의 등 거의 모든 작품이 얼핏 보면 단순해보이지만 꼬여있는 결말로 끝납니다. 미야베 미유키나 다카노 가즈아키가 사회문제를 끌어들여 작품에 녹이는 걸로 추리소설을 좀 더 대중에 먹히도록 만들었다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글 내용 자체를 중의적으로 만들어 한번 더 읽어 보고 생각하게 만들곤 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그런 경향에서 조금 벗어났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낭비'가 없는 문체는 여전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쓸데없는 문장을 줄이고 꼭 필요한 복선을 까는 능력은 여전히 돋보이더군요. 이번엔 약간 복선이 많아서 추리하기가 좀 편한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말을 보면 이 무슨 도시전설...이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일단 내용에 대해서 조금만 늘어놓겠습니다.
한 여자가 차에 치이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자전거를 타다 차에 치인 이 여자는 자신을 죽게 만든 운전자를 바라보며 증오를 담은 눈빛을 보냅니다. 그리고 죽죠. 그 후에 이야기는 한 바텐더의 시점으로 바뀝니다. 이 바텐더는 그 여자를 죽게 만든 원인 제공자입니다. 그 바텐더에게 한 남자가 늦은 시간에 찾아오는데, 이 남자는 사고로 죽은 여자의 남편이었습니다. 남편은 바텐더에게 잊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바텐더는 자신의 가게를 차린다던가 그 비슷한 좋은 일을 생각하면서 나쁜 기분을 떨쳐버린다고 대답하죠. 그리고 그 답변을 듣고 나서 남자는 바텐더를 죽이려고 뒤통수를 내려칩니다.
하지만 바텐더는 죽지 않았고 상처가 회복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죽이려고 한 남자가 자신이 일으킨 사고 때문에 아내를 잃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죠. 그리고 자신의 기억 중에 그 사고에 대한 기억만이 없어졌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게다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남자는 자살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기억상실을 통한 내용 전개는 진짜 흔하디 흔한 전개입니다. 조금씩 퍼즐을 맞춰가며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로 독자와 함께 등장인물은 기억을 찾아가게 되죠. 어떻게 복선을 뿌리고 회수하냐에 따라서 무척 재미없고 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앞이 궁금해져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저절로 책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답게 이 이야기는 후자입니다.
다 밝히면 재미가 없으니까 몽땅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이 이야기엔 약간 초현실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특히 결말은 소름이 끼치는 도시전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때문에 전체적으론 추리소설에 탈을 쓰고 있는 이 소설이 호러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더군요. 한번 보신다면 후회는 하지 않을만한 글입니다. 그리고 저랑 같은 고민에 빠지셨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군요. 이게 호러야? 추리야?
아, 그리고 우리 꼭 안전운전 합시다 -_-;;;;;;;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