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검도를 수련하는 사람입니다. 제대하고 바로 입문 했는데 벌
서 5년차가 되어가는 군요. 검도라는 운동을 하게 된것은 딴게 아
니라 바로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가 가장 컷구요. 그 다음은 검이
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때문이었지요. 그렇게 검을 처음 들
게된 도장이하필이면 전국에서도 수련이 무지 막지하기로 유명
한 도장이었지요.
처음에는 검을 수련하는 사람이면 다들 그렇게 수련 하는 줄 알았
기에 그냥 그런 갑다 했는데, 타도장의 검우들을 접하다보니 그게
아니더라 이말이죠. 거기다 세월이 유유히 흘러 가는데도 실력 향
상은 오히려 뎌더 지는지라 저는 한가지 생각에 빠져 들게 되었습
니다.
'이 힘들것을 내가 왜 하냐. 사서 고생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
이요.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검을 수련하는게 점점 힘들어지고, 재
미가 없어지다라구요. 그러면서 검도에 조금씩 마음이 소홀해지는
지더라고요. 그렇게 마음이 자꾸만 나쁜쪽으로 가던 중에 저는
'진호전기' 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 다섯편 밖에 연재되지
않은 작품인데 골든베스트에 올라 있더라고요. 얼마나 개념작이길
래 그런가 싶어 우선 공지에 있는 작가님의 출사글(인사글)를 읽
어 보았습니다. 작가님께서 검도를 수련하고 계시고, 근래에
아주드문 명인과 겨루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그때에 느꼈다
는 기분을 묘사하셨던데, 그 느끼 셨다는 기분이 제가 우리 관장님
께 느끼는 기분과 유사하더라고요.
마치 고양이 앞에 쥐처럼, 뱀앞에 개구리 처럼 얼어있다가, 그 두려움에 못이겨 제가 먼저 공세를 취하면 바로 들어오는 목 찌름, 그 목 찌름이란 몸을 움직여서 나를 찔러오는 것이 아닌 제 기세와 힘을 빌어, 제 목을 뚫어버리는, 저는 거기에 켁켁 거리며 뒹굴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작가님의 글에서도 너무도 선명히 느껴지더라고요. "이거 물건이구나' 하고 느낀 저는 올라온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글에서 주인공 진호가 검을 쓰는 관경이 머리속에서 절로 그려지더라고요. 그가 쓰는 풍운도법은 검도에서 손목, 머리, 허리 그리고 대도의 본, 마지막으로 되치기(일본 검도에서는 '현'이라고도 쓰는)를 조합해서 만들어진 것 같더라구요. 이는 검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보았거나 잘 아는 동작인데도 글속의 진호처럼 상황에 맞게 그리고 검리에 맞게 쓰는 경우는 정말로 고수가 아닌 이상은 열에 하나 둘도 쓰기 힘든 것인데, 이를 상황에 맞게 그것도 글로서 표현하신 임홍준님의 필력에 정말 감탄 하였습니다.
그렇게 글에 빠져버린 저는 매일을 기다렸으나, 글은 몇일 한번정도 올라오는게 아니겠습니까?!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우며 "그래 이 정도의 표현을 하려면은 시간이 많이 걸릴거야." 하고 자위를 해보았건만!!!! 괘심하게도 7편인가 8편이 연재된 시점에서 연재중단이 되어 버리더군요. '청룡소집령'까지인가 연재된 무렵이었는데... 정말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책으로 나오면 두고보자 라는 기분으로 기다리길 두어달.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책방에서 강탈 하여 읽어본 결과는 "이럴수가... 너무 재밌잖아!!"
.... 저는 화를 낼수가 없었습니다.
기존의 연재에는 글을 쓰는데 있어서 텀이 있으셔서 그런지 글이
이어짐에 있어서 조금 어색함이 느껴졌었는데, 책을 집필하시면서
한번에 이어 쓰셔서 그런지(아님 편집자님의 노고신지) 정말 매끄
럽게 이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전투에서의 표현도 정말로 검도의 검
리를 잘 따르면서, 억지스럽지 않은 그러한 묘사를 상세하면서도
묘하게 스피디하게 잘 표현 하셨더군요. 제가 존경하는 작가님인
임준욱님과 용대운님의 전투를 연상 시키더군요. 그리고 앞서 언급
했듯, 제가 4년간(5년차이니 지나온건 4년 ^^) 배운 검리가 이렇게
글에서 쓰여진다는 쾌감! 그리고 알고는 있었으나 그 의미를 몰랐
던 검리를 책에서 그것도 무협지에서 깨우치게 되리라고는 정말
로... 감격의 눈물이 ㅠㅠ 조금오버스럽지만 검도를 처음시작할때의 흥분과 호기심, 그리고 그 즐거움이 글을 읽는 내내 자꾸만 떠오르더군요.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다가 두권을 모두 읽고, 핸드폰을 보니 이미
시간은 새벽 2시반을 넘겼더군요. 다음권에 대한 기대와 흥분이 저
를 잠들지 못하게 해서 이렇게 문피아에 접속하여 흥분의 잔재를
털어내고 있네요. 어느덧 글자수가 이천자를 넘어섰네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단점에 대해서도 몇마디 언급해야겠네요. (너무 칭찬
일색이면 알바라고 의심하실듯 ㅋㅋ) 첫번째 단점으로 주인공이 너
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께서도 그것을 염려 햐셔서인
지 그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게 된것이 어린나이에 많은 풍파를 겪
게 된것 때문이라고 주인공 스스로가 글에서 밝히게 하는데요. 그
래서 주인공 정도의 강자라면 어느정도 인정을 배풀어야 할듯 싶어
요. 허나 2권 뒷부분에서 조금은 각성한듯 싶으니 차후에 지켜보기
로 하고,
두번째는 주변인물의 성격과 행동에 대한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 듯 싶어요. 뭐 큰일을 겪으면 성격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이제껏 살아왔던 성격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을 뿐더러,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사람을 좋아 하기는 쉽지않지요.(그게 선의에서 오는 거라도. 특히 나이가 어리다면 더더욱) 마지막으로는 주인공의 위치인데요. 그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새로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주변에서 보내는 좋은, 혹은 나쁜 관심이 장난이 아닐텐데요. 그 부분의 표현이 조금 적은 듯 합니다. 중간에 습격을 한번 당하기는 하지만, 너무 쉽게 끝나버리죠. 능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는 피곤하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하는 저로선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 졌는데요.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1.검도를 수련하거나 관심이 있으신분께 추천!
2.구무협의 향기를 그리워하고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3.'전투란 이런것이다' 라는 것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
4.애정신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비추천 입니다.
끝으로 오랜만에 정말 좋은 글을 보게 해주신 우리 임홍준 작가님
께 찬사를 보내는 한편!!! 과거의 과오를 용서받기 위해서라도 꾸준
히 책내시길! 아니면 실제로 비무를 청하러 호구와 죽도를 싸들고
찾아 갈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그런날이 오지않기를 바라지만
그런일이 생긴다면 작가님을 응징할만할 실력을 갖추기위해서
라도 검도를 더욱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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