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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사계

작성자
Lv.9 lo*****
작성
07.09.03 04:44
조회
3,103

작가명 : 한상운

작품명 : 무림사계

출판사 : 로크미디어

나려타곤

게으른 당나귀보다 두배쯤 게으른 필자가 허겁지겁 추천글을 써야 하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한가지는 당연히 한상운의 무림사계가 재미있기 때문이다.게으른 당나귀라도 당근을 들이대는데 제까짓게 안 움직이고 배길까...한상운이 주는 재미야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되풀이 해야 하는 까닭은...다이하드4.0 을 재미있게 본 어린 학생들이 예전 다이하드 시리즈를 전혀 모른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다.한상운이 양각양을 발표하고 강호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것이 벌써 10년도 지난 이야기라니.그뒤 독비객,도살객잔,특공무림 등 일련의 행보로 강호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해도,하필 그때 은거했던 기인들이나 폐관수련에 힘썼던 어린 기재들은 강호를 위진했던 한상운의 이름을 모를 것 아닌가!한상운이 다시 강호에 출도한 이상 이름 석자와 성명절기등은 알아야 그래도 강호의 칼밥을 먹는다 할 수 있지 않겠나! 충고하건데 실력은 삼푼이요 경험은 칠푼이라 했으니 들어둬 나쁠 것은 없으리라.

三人行 必有勇子

세사람 중에도 용자가 있는 법이거늘 수많은 강호인중 어찌 용자가 없을까.또한 날고 기는 용자가운데 유독 앞에 大자를 붙여 대용자라 불릴만한 강호인이란 단언하건데 한상운외엔 없다!양각양과 독비객을 썼으니 그렇고,그것이 10여년전의 일이니 그러하며,당시 나이가 약관에 불과했으니 더욱 그러하다.양각양은 다행히 재간이 나온다 하니 접하지 못한 분들은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두작품 모두 대단히 잔인하고 가끔은 아주 웃기면서 황당하기도 하지만 다 읽어 보면 한상운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된다.

특히 무협속 인물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한 부분들,즉 풍자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이 도처에 널려있는데,예를 들면 모든 무협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연장면에서 황당함을 만끽할 수 있다.무공을 배우는 대신 뒤를 내주어야 한다든지(...먼산...),절벽에서 떨어진후 동굴에 들어가 손에 넣은 무공비급이 별볼일없는 무공이라거나,진법에 갇혀 수십번 죽어가며 무공을 배워야 하는 장면등에서 작가의 상상력과 재치가 이미 등봉조극의 경지에 올라섰음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쉰 넘은 주인공이 똥밭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내생애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기괴한 장면일 것이다.

양각양과 독비객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도살객잔이나 무림맹연쇄살인사건 또한 한상운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정통무협의 대가인 한상운이 정통추리물이라 주장하는 이 두 작품 또한 한상운의 유머와 풍자로 가득하다.강호의 양대포두로 이름 높은 만화량과 저승사자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또 사건을 저질러 놓는데...사실 만화량과 저승사자들이 오래 살아남아 연작이 계속 나오길 기대한 나로선 대략 끔찍한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이 부분에선 작가가 좀 원망스럽기도 하다.다행히 단편인 부자유친에서 아도인이 등장하여 반갑기가 이루말 할 수 없었다.

무림사계

신작 무림사계 또한 한상운의 진품이니 그 필력 고스란히 녹아있다.주인공 담진현을 보면서,그의 인생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한 사람이 나 뿐이었을까...잘해보려 했지만, 술 잘못 마시고 도박을 벌인 실수 한번에 사부와 사문이 결딴나고,살아보려 도망다니다 또 사고치고...결국 악명은 쌓일데로 쌓이게 되는 흔히 말하는 ‘패륜아‘ 인데도 나는 그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 아닐까...주인공이라서 그를 동정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도 담진현의 인생경로는 보편성을 획득하기에 모자라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무협소설에선 멋진 친구를 등장시켜 주인공을 도와주는 꿈같은 이야기들이 많다.무림사계에서도 해남파의 검객은 그러한 요건을 충족시키기에 모자라지 않았다.하지만...결국 담진현과 그는...아! 한상운의 작품에서 그런 편안함을 바래선 안되는 줄 알지만,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여지없이 깨버렸을때의 서운함이란...헌데 그런 서운함,어긋남,아쉬움...그런것이 인생 아닐까 싶다.

이러한 보편성은 읽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주게되는데 대가라 칭해지는 이들의 공통점이다.그러나 어떤이들은 이것이 불편하기도 하다.무협소설을 읽는 이유,즉 작품에서 원하는 바가 다른 경우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는 도리어 짜증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손에서 장풍을 쏘면서 하늘을 훨훨 나는 신선을 보고 싶은데, 까마득한 저 아래 맨땅에서 치고 박고 뒹구는 사람이야기를 보고 있으려니 자신의 현실과 다름 아닌거라.결국 이러한 작품들은 소수의 사람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지금의 시스템으론 이렇게 잘 쓴 글일 수록 시장의 외면을 받게되어 있다.그런고로...게으른 당나귀가 있는 힘껏 뒹구는 재주라도 부려야 할 만큼 절박한 것이다.      

백척간두

백척간두라는 말이 다소 과장임을 인정한다해도 강호가 예전같지 않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넘치는 재능과 출중한 무공으로 낭중지추,즉 결국엔 강호에 뛰어난 인재로 성장하는 무협속이야기는 그야말로 이야기에 불과하다.세간에 널리 알려진 강호의 절정고수는 이계를 여행하고 돌아왔다는 전대협,학관에서 놀고먹으며 뭘 훔쳐보길 좋아하는 검소협 이다.입방정을 좀 떤다면 내가 아는 수십명의 고수,강자들은 전,검 두사람을 단칼에 베어낼 정도로 환상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그럼에도 그들 가운데 어떤이는 강호출도와 동시에 은거해야 하고,어떤 이는 전,검 두사람이 유행시킨 무한연장의 공력과 평생직장이라는 기연을 부러워해야 한다.이것은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다.

모기지론 서브프라임이라는 생소한 용어로 얼마전 금융시장이 쇼크를 받은바 있다.유동성의 위기가 두려운 자는 이제껏 잉여유동성의 과실을 마음껏 챙겨간 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한푼이라도 아쉬운 이머징마켓일 것이다.신용경색이라는 용어 뒤에 항상 따라붙는 말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라는 말이다.달러가 왜 안전자산인지는 모르겠지만,무협시장에서 안전자산이라 불려도 좋을 몇 작가는 알고 있다.당연히 한상운은 그 중 하나이다.만약 무림사계의 주가가 곤두박질 친다면 자신있게 매수에 나서라고 권고할 수 있다.

절대저평가의 영역이고 곧 반등이 머지 않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동트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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