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활한 미치도록 패고 싶었다 입니다만 시작부터 우울한 소식이군요.-
한 때는 뉴스에 단골 메뉴로 나오던 버스기사 폭행 사건들...
그저 보고만 있을 때는 버스기사들이 마냥 불쌍하더군요.
직장에서는 월급쟁이다 보니 추가운임을 한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낮과 밤이 뒤바뀌어 일해도 어떤 이득도 없잖습니까?
그런데 운임 도중 승객에게 얻어 맞기까지 하니 너무 애처로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철부지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세상의 인과에 무관심했는지 며칠 전에 알았죠.
막상 제 일이 되고 보니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깨달았습니다.
저번 주 토요일, 마침 쉬는 날이라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가게 되었는데 평소에는 직장과 너무 거리가 멀어 외가 쪽에서 출근을 했기에 그 날은 여느 때보다도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운명의 xx번 버스(인권존중상 버스 넘버는 밝히지 않겠습니다)를 탄 순간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죠.
어머니께서는 평소 버스를 이용하시지 않는 편이라 교통 카드를 다루시는 것이 미숙하셨습니다.
제 몫까지 두 번을 찍어야 하는데 잘 찍히지를 않더군요.
그래도 뒤에 올라올 사람도 없고 운임에 별 불편함이 없어보여 운전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왠 일입니까.
운전자의 입에서...
-18! 이라는 육두문자가 튀어나온 것 입니다-
순간 머리 속이 하얗게 되더군요.
저희 어머니께서 연배에 비해 상당히 젊어 보이셔서 만만하게 보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표정 한번 볼만하더군요.
너무 화가 나서 따지려고 했습니다.
머리 속에서는 이성적인 몇 가지 대응이 준비되고 있었지요.
그런데 막상 입 밖으로 튀어나가는 것은...
-너 지금 뭐라고 했니, 이 Dog Baby야. 너는 나이를 몇 살이나 처 먹었길래 그렇게 기고만장 한 건데? 그나마 하던 버스 운전질도 그만 두고 싶니?-
...였습니다.
옆에 계시던 어머니께서도 놀라서 말씀을 못 이으시더군요.
제가 아무리 흥분을 해도 크게 성을 내지 않는 성격이라 많이 놀라신 것 같았지요.
어머니 앞에서 그런 짓을 할 줄은 저 자신도 몰랐습니다.
어쨌든 그 사람은 막상 그 말을 듣더니 아무 말도 않고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대꾸도 안 하면 일이 잘 끝날 줄 생각한 것 같더군요.
저도 어머니와 함께 뒷 좌석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할 수록 너무 화가 나더군요.
결국 내리기 전에 운전석에 가서 그 사람의 머리통을 차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머리통이 아니라 운전 좌석을 찬 것 같기도 합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저보다 연배가 높은 분에게 후한무치한 짓을 한 것이 아닌가 걱정되는군요...
-하지만 오늘 저는 알았습니다. 절대 후한무치한 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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