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은 민감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꺼낼 때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얘기가 나오면 어쨌든 그 방향으로 화제가 흘러갈 수 있게 되니까요. 이런 일로 공방이 오가는 것은 작가에게도, 글의 팬들에게도, 의혹 혹은 문제를 제기한 사람에게도, 논란을 보는 다른 사람에게도 유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전 문피아가 장르문학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 어디까지 역할을 해줄 것인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아라는 유료연재의 새로운 모델을 열었습니다. 비록 저질 성인 소설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 바닥에서 출판하는 것보다 조아라 노블 연재가 더 수익이 있다는 말도 들려옵니다. 이 바닥에서 발 빠르게 모바일 기기에 적응한 것도 조아라입니다. 그 과정에 잡음이 없지는 않지만, 조아라는 장르 문학이 하락세에 왔을 때 새 판을 짜는 데 기여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지 않습니까?
문피아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운영진들의 노력을 무시할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나 당장 유료 연재나 모바일 기기 대응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기술적 문제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면 다른 방식으로 이 바닥의 새 판을 짜는 데 기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 중 하나가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공간에 엄정한 잣대를 내세울 필요는 없지만, 최종 판결을 내릴 권한도 없지만, 문피아가 심심치 않게 논쟁을 불러오는 사안들에 대해 '도움되는 제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종교/정치에 관한 '분쟁적인' 사안에 단호히 대처한 것, 좋습니다. 여기는 중립지대여야 하는 게 옳습니다. 문피아는 '광장'이니까요. 그저 글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니까요. 공간 자체는 중립적이어야죠.
그러나 문피아는 판무 작가들의 등용문이고, 새로 출판되는 판무 작품의 띠지에 언급되는 사이트이므로, 문피아에서 시도하는 것은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저는 표절이나 모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쉽게 나오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저는 문피아가 자유롭고 편한 공간이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나의 자유가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지 않으려면, 자유의 한계나 자유의 방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문피아의 침묵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만 하나의 제안에 불과합니다. 받아들여지든 안 받아들여지든 사실 저에게는 별 영향이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타자를 두드려봤습니다. 이것이 또다른 논쟁을 불러올까봐 저어했지만, 결국 썼으니 이 글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저에게 있습니다. 의견, 비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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