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귤을 까먹다가 문득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이 일어 오랜만에 주역점을 쳐보았습니다.
"나는 XX로 성공할 수 있겠는가?"
중지곤 3효.
六三, 含章可貞, 或從王事, 无成有終.
육삼, 함장가정, 혹종왕사, 무성유종.
象曰, 含章可貞, 以時發也, 或從王事, 知光大也.
상왈, 함장가정, 이시발야, 혹종왕사, 지광대야.
육삼, 땅은 머금고 포용하는 시기이니 바를 수 있다. 혹 왕의 일을 맡아서 따른다. 빛나지는 못하더라도 성과는 있을 것이다.
상왈, 머금고 포용하는 시기이니 드러나는 시기가 아니다. 혹 왕의 일을 맡아서 따른다는 것은 빛내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도를 크게 밝히는 것이다.
제 주역책에 나온 효사 해석글을 보자면 이렇습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내게 맞는 핵심 통변은 지혜가 드러날 수 없으며 공은 짓되 대가는 없다는 말입니다.
결국, 이것으로 성공은 못한다는 하늘의 뜻입니다. 중지곤괘는 이익이나 재물에 관련이 되는데 말입니다. 직업으로는 삼을 수가 없지요. 학문적으로는 마침이 있을지는 몰라도..
변괘인 지산겸 3효 또한 노력과 겸손을 뜻하니 뜻을 펼치지는 못하는 상입니다.
비교적 쉬운 명쾌한 나의 점입니다. 육이 효가 동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쉽습니다.
고도탄상의 점례를 보아도 마찬가지 결론입니다. 에휴..
10년전 부터 단단히 각오하고 내 이상대로 살겠다고 마음먹고 지금에 이르렀지만, 병원에 입원하고 이다지도 부침이 많을 것을 알았지만,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던 과거가 주마등처럼 펼쳐집니다.
나는 이제 내후년이 되어야 새로운 생이 일어나는데 내년까지는 매사 조심해야 합니다. 곪았던 종기를 짜내는 일은 아픔을 동반하듯 그간의 과거를 뒤로 해가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 은둔아닌 은둔을 하며 인터넷으로 한을 달래보지만 어쩔 수 없군요.
인생 패턴을 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주역점은 칠 때마다 다른 괘가 나온다는 맹점이 있고 사주 또한 동일 사주의 다른 인생을 설명하기 어려우며 이론은 있어도 객관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요.
그래서 나름의 논리와 학문을 찾았으나 사정상 한치 앞도 못나가고 있습니다.
사주명리로 보나 하락이수로 보나 중년, 후천운이 좋아 뜻을 펼칠 수 있다는데 감지덕지 할뿐..
어떻게 하면 더 그릇을 쌓고 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으련지 새벽마다 고민합니다. 친구의 취업점은 보기좋게 들어맞아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나는 점을 계속 쳐봐도 역시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 외엔 답이 안보이네요..
오늘은 오랜만에 육임이나 찬찬히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전공을 살리지 못할 바에야 취미인 역학으로 세월을 낚아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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