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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반오십에 대한 단상-3-(완)

작성자
Lv.52 규뀨규
작성
13.05.01 14:25
조회
1,662

게임 판타지 소설.

그 당시가 언제더라. 아마 디아블로2라는 전설적인 게임을 뒤로하고 다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였을 것이다. 이른바 풀 쓰리-디라는 혁명적인 발전이 이루어졌을 시기. 헛갈리기는 한다. 그 당시에 뮤도 같이 했었던 것 같았는데. 아무튼 우리 시대에서는 게임이라는 것이 무지막지하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내 친구들은 게임에 유난히 빠져있는 놈들이 많았다.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게임소설의 시초가 어떤 것인지는 제대로 잘 모르겠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라는 걸출한 작품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으니까. 물 건너에서는 비슷한 느낌으로 .hack이라는 작품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뭐, 그것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 동명의 게임이 있기는 했지만, 한 두 번 하고 말았다. 일본식 온라인 게임이 다 그렇지 뭐. 거기는 콘솔이 애초에 너무도 많이 발달한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콘솔의 풍미를 집어넣어서 발매를 하니 말 다했지. 말하다보니 갑자기 짜증이 난다. 드퀘가 도대체 왜 온라인으로 나오냔 말이다. 스퀘어 에닉스는 지금당장 드래곤 퀘스트 3를 리메이크나 해라. 제발 부탁이다.

아무튼……그 당시에 나온 것중 후두부를 가장 강렬하게 강타한 것은 역시 유레카였을 것이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너무 고식적이었다. 다른건 모르겠고 좀 어려웠다. 그 당시에 나에게는. 닷핵은 너무 근 미래적이었고, 뭔가 문화적으로도 맞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유레카는 상당한 걸작이었다. 만화였지만.

유레카가 초반에 그리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장르소설의 충실한 시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에서나 보았던 액션을 그림의 형태를 빌어서, 그것도 꽤나 충실하게 재현한 것이다.

유레카의 로토가 그 특유의 사악함과 주인공스러움으로 무장하면서 전투를 펼쳐나가는 그 모습은 아직도 기억난다. 불발바닥으로 한층을 불덩이로 만들어놓은채 히로인을 농락하던 160cm정도 되는 꼬맹이라. 실로 초딩스러움이 넘친다고 할 수 있겠구나.

아무튼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소설이 정말이지 많이 나왔다. 기억에 남는 것중 카드 오브 판타지라는 것이 있었다. 근데 사실 이름만 기억나는 거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대개 내용은 비슷비슷했던 것 같다.

2병을 암 말기와 같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앓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안에 있는 리비도를 폭발시키면서 게임을 하는 거……. 그리고 어쩐지 애들이 극단을 달려서 유쾌한 주인공이 있나 하면 시니컬의 극한을 달리는 주인공도 있었다. 게임이니만큼 롤에 충실했다고 생각하도록 하자.

게임판타지는 꽤 많이 보았지만……꽤 기억에 남는 건 있다. 첫번째로 주인공이 무슨 마법사였는데 일권에서 멋지게도 7서클을 달성했다. 친구는 활을 가지고 쏘고 놀았고 말이다. 제목이 뭐더라. 아무튼 꽤나 재미있었는데, 결국 나는 완결을 보지 못했다. …….

그리고 초창기 시절의 신마대전. 그거 진짜 재미있었다. 양아치 성기사 라딘이 펼치는 일대기. 아직도 간혹 생각하고는 한다. 신마대전이야말로 한국 게임 판타지에서 보여줄수 있는 테이스티의 극한을 뽑아낸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대마법사 게임을 하다와 폭탄마. 그래, 사실 내가 쓴 소설이다…….

대마법사 게임을 하다는 그야말로 판타지에 살고 있던 대마법사가 현실로 나왔는데, 현실에서 가상현실게임에 접속하니 자신의 대륙이더라 하는 스토리다. 별 생각도 안하고 나의 온 유머를 집중해서 쓴 글이다. 왠지 두편 올리고 선작이 100이어서 뒤늦게 설정을 짜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꽤나 재미있었다. 그때 나는 멋지다 마사루 등 걸출한 만화를 접한 상태여서 개그센스가 인생 최고조로 달아올라 있었을 때였다.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유머는 괜찮다고 지금도 자부한다. 보고싶으신 분들은 치면 나오는게 텍스트본이니 찾아보시라. 그리고 폭탄마는....아주 명성이 자자한 소설이었다. 대인용 발목지뢰로 말이다. 실제로 쓴 나 자신도 도저히 볼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폭탄마를 낸 출판사 북박스는 그 이후 장르소설 출판을 접었다. 어머나. 나는 혹시 역귀?

좀더 들어가자면 폭탄마는 내가 고2당시 1학기 중간고사, 즉 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끓어오르는 심심함에 쓴 글이다. 설정이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써서 사실 내가 쓴 기억도 나지 않는 글이었는데……그게 출판이 되더라. 어머나. 진짜 엄청나게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조아라는 카페라는 개념이 있어서 나는 뭐더라, 금전표님이 운영하던 판사모에 들어갔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판사모와 당시 고무림은 열심히 싸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정파와 사파의 싸움을 보는 것을 방불케 했다.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다. ,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면 별의 별 마스터가 쏟아지던 시절이었다.

삽질 마스터. 북 마스터. 쉐도우 마스터. 그야말로 십인십색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대단했지. 멋졌다. 그래도 그 당시엔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그 외에도 걸출한 소설은 많지만 하나하나 열거하려니 끝이 없다.

어찌되었든 게임판타지가 나로 하여금 발판을 제공해준 것은 사실이다. 보잘것없는 소설일지언정 어쨌든 출판이라는 것은 했고 그건 나로 하여금 어쨌든 인생에 한 줄을 남길 만한 일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나의 인생 대부분은 장르소설이 함께했다. 함께하니 즐겁고 신나는 일이었지만 잃은 게 없잖아 있긴 하다. 나이가 좀 든 지금에 와서는 가끔 생각하고는 한다. , 내가 그때 소설을 읽는 것보다 공부를 충실히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가끔 나는 공부는 포기했습니다. 소설에 매진할 겁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볼 때마다 예전의 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아 마음이 짠하다. 남이니 당시의 나와 같은 생각이라는 보장도 없고,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어지간하면 공부를 먼저 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양립하던가. 공부란 해 두면 어쨌든 손해는 없는 것이다.

예전에 나는 참 비겁했던게 장르소설을 쓴다고 공부를 소홀히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그냥 공부를 하기 싫으니까 장르소설을 방패로 삼은 것이다. 뭐 사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일이다. 그냥 당당하게 말할걸. 나 공부하기 싫다고.

그랬다가는 불꽃처럼 치열하게 맞았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아주 후회는 하지 않는다. 대부분 아주 즐겁게 썼으니까 말이다. 그거면 족하지 않은가.

아무튼 뭐 대부분 쓰고싶은 말은 다 썼으니 반오십에 대한 단상은 끝.

잡담 가득한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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