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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신해철. 그를 추억하며.

작성자
Lv.28 한비(翰飛)
작성
14.10.28 00:48
조회
1,179

내 마음의 영웅 신해철이 떠났습니다.

많이 슬픕니다. 나이를 먹으며 많이도 무뎌졌기에 눈물은 나오지 않지만, 침통함만은 감출 길이 없네요. 

그를 추모하며, 그의 음악을 한 분이라도 더 듣기를 희망하며, 비교적 덜 알려진 또는 많이 알려진 그의 음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단 하나의 약속. 2014 (Reboot Myself Part. 1)


결혼 전에 암으로 투병했던 자신의 부인에게, 다른 건 몰라도 절대 아프지 말라고 하나만 약속해달라는 내용의 가사입니다.

너무나도 멋진 가사와 멜로디가 진심이 담긴 그의 목소리와 혼연일체를 이룹니다.

한 마디로 기가 막힌 곡입니다. 이렇게 멋진 노래가 크게 히트하지 못한 최근의 트렌드와 한국의 음반 시장에 화가 날 정도로. 꼭 들어보세요.

전 가슴이 아파서 듣기가 힘드네요. 이 노래를 들었을 그의 가족은 지금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2. A.D.D.A. 2014 (Reboot Myself Part. 1)

뮤직비디오로 화제가 되었던 곡이었죠. 발표 당시에는 엄청난 노가다의 산물이라는 호평이 자자했는데, 신해철의 팬이라면 한국 음악계에서 그만큼 노가다에 정통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진짜 제대로 된 테크노 앨범이었던  98년 작 Crom‘s Techno Works의 위대한 노가다를 알고 있는 제게 이 곡은 재미있게 다가온 곡이었습니다.


3.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2014 (정글스토리 O.S.T)

1996년 영화 정글스토리의 OST에 수록된 곡입니다. 당시에는 크게 히트했던 곡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곡을 언급하는 일이 아예 없어져서 안타깝더군요.
이렇게까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직설적으로 던졌던 곡이 이전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당시에는 커다란 화제가 되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 곡의 이미지를 통해 신해철이 ‘마왕’의 이미지를 얻었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이전 넥스트의 활동으로 얻게 되었는지는... 당시 가요 프로의 순위에 이 곡이 올랐던 것을 보며 크게 놀랐습니다. ‘역시 신해철’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었죠.
이 당시만해도 같은 남자가 보아도 정말 멋있었어요.


4. Letter to Myself. 1998. (Crom‘s Techno Works)

원곡은 무한궤도에서 솔로로 독립한 두번째 앨범에 실렸던 ‘나에게 쓰는 편지’입니다.
91년 발표했던 곡을 8년 뒤 그의 테크노 앨범에 리메이크한 곡이었죠.
라디오에서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엄청나게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신해철과 넥스트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곡에 놀란 뒤 삐딱했던 시선을 거두고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사를 들어보시면... 한숨만 나오는군요. 
정녕 그는 한국의 밥 딜런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가사를 쓰는 한국 음악가를 살아 생전 다시 볼 수 있게 될까요?
잘 자요. 해철이형.


5. 남태평양. 2004 (The Return of NEXT Part 3: 개한민국)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앨범에는 마왕의 심사가 크게 뒤틀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젠카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전설적인 완성도 이후, 2000년 발표했던 비트겐슈타인에서 팬들의 뒷통수를 거세게 내려친 마왕은 4년 후 발표한 이 앨범을 통해 자신의 팬들마저 스스로 내쫓게 됩니다.
앨범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니컬하고 부정적인, 그의 안티들이 내세우는 부정적인 그의 이미지가 이 두장짜리 앨범에 담겨있습니다.
당시 부시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Dear America에 드러난 그의 반미의식, 아들아 제발 정치만은 하지마에서 드러나는 정치에 대한 불신감과 개한민국에서 알 수 있는 그의 불만은 팬인 저조차 견디기 힘들 정도였으니...
그는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과거로 눈길을 돌립니다. Growing up에서 느낄 수 있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과 그 어린시절의 향수가 가득했던 노골적인 80년대의 스타일의 메탈 Laura와 Ghost Network.
당황한 팬들이 ‘이게 뭐야?’라고 말할 것을 준비라도 한 듯 더블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바로 이 곡. 남태평양 입니다.
그는 남태평양 어딘가에 있을 자신을 생각하며 상상속의 파라다이스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6. I Want It All(demo 0.7). 2014

발매를 앞두고 있던 넥스트의 신곡입니다. 아... 정말... 이렇게 멋진 곡을 완성도 못한 채...
테크노로 시작해서 메탈로 갔다가 아트록으로 갑니다. 더불어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너무나도 다채로운 음악장르가 섞여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 곡을 들으며 넥스트의 신보를 기다렸는데...


7. 영원히. 1992. (Home)

한국에서 발매된 노래 중 락에 대한 최고의 찬가라고 생각하는 넥스트의 영원히 입니다. 넥스트의 1집 앨범 마지막 트랙입니다. 2006년 자신의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Regame에도 이 곡이 리메이크 되었습니다만, 그 맛이 살지는 않더군요.
어린 시절 음악을 처음 접했던 그 시절의 순수함과 변해버린 현재의 자신을 떠올리는 내용의 가사는 음악을 열심히 들어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멋진 가사였죠.

철없던 시절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린 꿈꾸어 왔지.
노래여 영원히...
그의 노래는 내 가슴에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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