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쓰느라 저를 굴린다는 의미에서 굴림체로 씁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약관이라는 말은 예기(삼국지 하면 많이 보는 그 아이템 맞습니다.)의 곡례(曲禮)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해당 내용의 전문은 좀 힘들고, 위아래 내용을 추가해서 설명을 붙여 약간 설명을 하겠습니다.
예기는 사람으로서 취해야 할 예의에 대해 기술한 책입니다. 특히
道德仁義,非禮不成;教訓正俗,非禮不備
이 부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요,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덕(道德)과 인의(仁義)도 예를 통하지 않고는 성립하지 않는다.
백성들을 교화하고 풍속을 바로 잡는 일도 예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입니다.
사실 약관이라는 말도 저걸 설명하기 위해서 나온 말이죠.
아무튼, 이 뒤로 비슷한 설명이 쭉쭉 이어지다가
(이어지는 설명은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하니까 예의는 필요하다. ~니까 예의를 갖춰야 한다. ~하니까 예를 알아야 한다. ~예의를 아니까 사람과 금수가 다른 거다. 등등)
이런 말이 나옵니다.
人有禮則安,無禮則危。故曰,禮者不可不學也
중요한 건 붉은 거니까 그것만 해석하겠습니다.
‘예의라는 것은 배워야 한다.(배우지 않을 수 없다)’
자, 그럼 약관은 언제 나오느냐.
이제 나옵니다.
人生十年曰幼,學。
二十曰弱,冠
태어나 열 살이 되면 ‘유(幼)’ 라 하며, 배우는 나이다.
이십이 되면 ‘약(弱)’이라 하여, 관(冠)을 쓰는 나이다.
여기서 관을 쓴다는 건 관례를 치르고 성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열 살때 배우고 이십이 되어 관을 썼으니 그에 맞는 예의를 지키라는 소리죠.
(하지만 약(弱)이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전한 성인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되지!(응?) - )
그리고 삼십이 되면 결혼을 하는 나이라 하지만 저는 미혼이라 가슴이 아프므로 아래는 생략하겠습니다.(...OTL)
자, 그럼 이제부터 ‘이십약관’ 이라는 게 맞는지를 살펴보면
20살을 표현하려 했다면 100% 틀린 겁니다. 이십‘왈’약관 이니까요.
정 이십약관을 쓰자면 못 쓸 것도 없습니다만, 이십약관이라 하면 약관에 해당하는 세월을 이십 번 거쳐왔다는 뜻이 됩니다.
400살이란 이야기죠. 참 젊군요.
만약 해당 작가분이 400살을 의도했다면 아주 틀린 표현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제 슬슬 더 길게 쓰는 게 귀찮아졌으니, 이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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