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론에 앞서, 작가님들의 수입을 간단하게 계산하고 넘어갑시다.
현 유료작품 30위에 있는 작품을 기준으로 잡고(해당 작품에 유감은 없습니다), 한번에 몰아서 보시는 독자들도 감안해 가장 최근에 올라온 작품에서 5일 전 작품으로 계산했을때, 한 편당 구매하는 독자는 대략 2300명 정도입니다. 하루에 23만원이 결제되는 거죠.
정식으로 작가님에게 떨어지는 금액을 계산해보면 더 적은 금액이겠지만, 다른 작가분들께서 하신 말을 믿는다면 대략 수입의 40%를 가져갑니다. 즉, 작가님께서 가져가시는 한 편당 금액은 92000원 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30일 전부 채워서 연재하면 276만원이죠. 웬만한 대기업 일반 사원들보다 많이 법니다.
여기에서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건 독자를 개개인들의 분리된 2300명으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2300명’이라는 하나의 집단 자체를 독자로 봐야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경우에는 독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이 옳을 겁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하나의 가정을 들어봅시다. 여러분 주위에 정말 기가막힌 이야기를 쓰지는 않고 혼자 머리에 담아두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이야기가 너무 보고 싶어서 그에게 제안합니다.
“한편당 100원 줄테니 글을 써라. 그러나 마구잡이식으로 쓰면 않되고 출판이 가능할 수준을 유지해야만 하며 충분한 양이여야만 한다.”
당연히 거부당할 겁니다. 글을 써본다면 알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독자들이 5분 만에 다보는 분량을 쓰기 위해서는 1시간이 넘게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려야 합니다. 그 정도의 노동을 하고 100원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알바를 한시간 더하는 것이 몇백배는 더 이득이죠.
그런데 왜 문피아 작가님들은 겨우 독자들에게 100원을 받으며 연재하느냐?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유료로 글을 연재하시는 작가분들이 장사하는 상대는 독자가 아니라 ‘문피아’라는 하나의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문피아’ 라는 사이트에 양질의 글을 제공하고, ‘문피아’는 작가님들에게 충분한 숫자의 독자들을 제공합니다. 서로 윈윈 관계죠. 문피아는 독자와 작가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에 불과하지만, 그 징검다리가 없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독자와 작가는 만나지 못 할 겁니다.
그러니 지금처럼 작가의 수입을 계산할 때는 2300명의 독자는 그 전부가 ‘독자’라는 하나의 거대한 군체로 간주되어야만 합니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유료 베스트 30위 작품의 구매 독자수는 대략 2300명 정도이고, 30일 전부 연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수입은 276만원입니다.
헌데 그 돈이 전부 순수하게 ‘글’에만 국한된 돈일까요? 아닙니다. 아무리 글을 맛깔나게 써도 작가 성격이 파탄나있어 독자들에게 막말을 한다면, 작가가 너무 게을러서 한 달에 한 편 연재한다면, 당연히 독자들은 그런 작품을 보지 않을겁니다.
물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작가가 꾸준히 연재하고 독자들에게 예의있을 때보다 훨씬 적겠죠.
즉, 저희는 ‘독자’라는 거대한 집단이 지불하는 막대한 금액은 결코 ‘글’에 대한 값뿐만이 아니라 작가의 성실함이나 독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만족했기에 지불 할 수 있는 돈이기도 한 것이죠.
헌데 일부 작품들은 약 2300명보다 훨씬 많은 독자가 매편 구매함에도 불구하고 연재 주기가 들쑥날쑥합니다. 작가분께서 따로 공지라도 올려주신다거나 사정을 설명한다면 납득하겠지만, 그런것도 없습니다. 그냥 저 마음대로에요. 돈이 필요해지면 그제야 글을 쓰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불성실합니다.
절이 똥통인게 마음에 안들면 중이 떠난다고 하지만, 중이 절에 들어갈때 똥통인줄 알고 들어갔겠습니까? 처음 무료로 연재할 때는 성실해서 믿고 결재한건데 갈수록 똥통이 되는거죠. 그리고 중은 절만 바꾸면 전부 해결되지만, 독자들은 자기가 보는 이야기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여서 포기하기도 힘듭니다. 재밌게 보던 글만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지껏 결제한 돈도 다 포기해야하는 입장이기에 더더욱 그렇죠.
그러니 부디, 부탁하건데, 제발, 플리즈, 무료에서처럼 성실하게 연재할 자신이 없으시면 아예 처음 무료에서도 자기 페이스에 맞춰서 글을 쓰시던지, 아니면 아예 유료로 가지 말아주세요. 무료에서는 일일 연재이던 작품이 유료에서는 3일이나 4일에 한번씩 글이 올라오면 독자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것처럼 기분이 나쁩니다.
ps. 어차피 이래봤자 정담에 올라온 글을 보는 작가는 별로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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