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표절이 독자분들 사이에 큰 화두가 되어 있는 듯 하여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소재라던가 오마주정도는 표절이 아닌 작가의 창작영역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질문을 드립니다.
아래 글은 제가 연재하다가 연중한 소설의 일부분인데 혹시 이 경우도 표절로 볼수가 있는건지 궁금하여 올려봅니다.
저는 드라마 ‘상도’에서 주인공 임상옥과 홍경래가 장기를 두던중에 홍경래가 왕과 졸의 위치를 바꾸자 임상옥이 홍경래에게 그렇게 두는 장기도 있는가라고 하는 장면에서 착안하여 아래 글을 썼습니다. 이렇듯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향후에 작품활동에 참고하고자 해서 입니다. 그럼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보시고 독자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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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었다.
“준혁아 밥먹으러 가자.”
준만이 그를 부른 뒤, 준혁을 불렀다. 그런데 준혁은 오늘 전학온 프란체스카 비숍이라는 여학생을 보고 있었다. 준혁은 고개를 돌려 준만에게 말했다.
“오늘은 혼자 먹도록 하지.”
그렇게 준만을 보낸 준혁은 프란체스카가 보고 있는 체스판을 다시금 보았다.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준혁이 그녀에게 물었다.
“킹이 없는 체스도 있는건가?”
그리고 그때 누구의 말에도 대답하지 않던 프란체스카 비숍이 대답했다.
“처음이야. 킹이 없는 체스란걸 알아본 사람은.”
그녀는 고개를 돌려 준혁을 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체스 한판 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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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비숍. 비숍가문의 영애였다. 그녀의 아버지인 알베르토 비숍은 그녀에게 언제나 말했다.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고. 최고의 여자는 결국 왕의 옆자리인 왕비뿐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체스를 잘하는 것이 아닌 체스를 가장 잘하는 남성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그런 아버지의 말이 싫었다. 자신이 평생 해온 체스. 거기에는 왕이 있다. 체스에서 전후좌우 대각선 팔방향으로 한칸씩만 움직이는 바보같은 기물이 바로 왕이다. 하지만 전방향으로 모두 움직이는것이 가능한 퀸이 그런 킹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말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왕을 뺐다. 그녀는 퀸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체스판에 킹은 없다. 그녀는 그녀 자체로 퀸이자 킹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눈앞의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일견 보았을 때 별볼일 없는 평범한 남학생. 왠지 눌러주고 싶다. 킹이 없냐고 그녀에게 묻던 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체스판에 킹은 필요 없는 존재라고 말이다.
“어떻게 할거야. 나와 한판 둘거야?”
그녀가 재차 묻자 준혁은 미소지었다.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싸움이던 간에.
“한판두지.”
그렇게 준혁과 프란체스카와의 체스대국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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