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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6 멍꿀멍꿀
작성
18.01.02 00:32
조회
832

 

대충 사귄지 몇 개월쯤 지나면 어느 정도 상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이유도 얼추 감을 잡게 되었다.

 

한적한 카페.

단단히 무장하고 온 얼굴 화장.

진지하게 굳은 입술.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뭐겠는가?

물 보듯 뻔했다.

그녀는 지금 나와 이별을 통보하려는 거였다.

 

그래. 진희야. 말해봐.”

 

오빠. 있잖아. 돌직구로 말할게. 오빠한테는 미래가 없어.”

 

것 봐라. 딱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저게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먼저 깨지자고 말하기에는 뭐하니까 이런 저런 변명을 대고 있는 거였다.

난 나쁜 년이 아니야. 네가 나쁜 거야. 이해해? 알았지?

 

이제 오빠 나이도 생각해봐. 솔직히 군필에 공시도 3번이나...”

 

진희야.”

 

잘 들어봐. 이대로라면 언제 공무원으로 취직하겠어? 안 그래? 차라리 다른 걸로 돈 버는 편이 빠를 거야. 오빠는 진짜 공무원에 자질이 없어. 이게 오빠한테도 좋고 오빠 가족한테도 좋은 길이야.”

 

“....진심이니?”

 

오빠. 미안한데. 난 합격했고.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해. 우리 공무원 준비하면서 만났을 때 약속했잖아. 서로 행복하게 해주기로. 이제 구차하게 굴지 말고 따로 갈 길 찾아보자. 응? 나도 이제 행복하고 싶어.”

 

“....”

 

이런 관계는 둘 다 힘들어질 뿐이야. 솔직히 1년 기다려 준 것만 해도 대단한 거 아냐?”

 

개소리였다.

1년을 기다리기는 무슨?

여태까지 내가 보낸 전화나 문자도 씹었던 그녀였다.

그것도 모자라서 그녀 친구 SNS를 보니 어장이나 꾸미고 있었다.

 

[친구랑 친구 남친이랑 더블데이트 왔어요!]

[친구는 9급 공무원이고 친구 남친은 무려 대기업 사원! 연봉 억이 넘음!]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그걸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지 말문이 턱 막혔었다.

 

“...”

 

미안해. 나도 진짜 미안한데. 솔직히 인생은 원래 이런 거야.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 만나고. 아니면 헤어지고. 원래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도 있는 법이니까 금방 좋은 인연 찾을 거야. 나랑 만났던 것처럼.”

 

“1년은 무슨... 너 사실...”

 

아니다. 그냥 들추지 말자.

고개를 흔들었다. 말은 똑바로 하자고 입을 열려다가 꾹 다물었다.

헤어지는 참인데 폭언이나 퍼부어서 뭘 하겠는가?

이제부터 보지 않을 인연인데 여기에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 그래... 내가 미안했다...”

 

그래. 오빠. 하지만 우리가 헤어져도 좋은 친구로는 남을 수 있을 거야. 이래보여도 공무원이야. 좋은 인맥 하나 생겼다고 생각해.”

 

좋은 친구는 무슨? 좋은 어장이겠지?

 

이미 모든 정이 다 떨어져버린 그녀였다.

나는 깔끔히 여자친구. 아니 전 여자 친구에 대한 마음을 접기로 했다.

 

그래. 잘 가라. 만나서 더러웠고 더 이상 만나지 말자.

 

그럼 커피 값은 내가 계산할게. 앞으로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

 

그게 마지막 양심이냐?

 

피식-

이제 와서 대인배처럼 보이려는 그녀의 노력이 가상해서 웃음만 나왔다.

. 그래도 가난한 공시생에게 커피 값을 내준다니 고맙기는 했다.

 

그래. 참 고맙...”

 

오늘 커피 값은 굳었네?

 

마지막 인사를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그리고 눈을 깜빡였더니 모르는 형광등이 보였다.

 

?”

 

카페 조명은 저게 아니었는데?

 

여기! 환자가 깨어났어요!”

 

으응?


Comment ' 8

  • 작성자
    Lv.56 멍꿀멍꿀
    작성일
    18.01.02 00:33
    No. 1

    다음화는... 뭐... 언젠가 나오겠죠... 개복치라 사망...

    찬성: 2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8.01.02 01:34
    No. 2

    작가가 다음 편을 숨김?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56 멍꿀멍꿀
    작성일
    18.01.02 01:46
    No. 3
  • 작성자
    Personacon 신상두부
    작성일
    18.01.02 03:00
    No. 4

    애초에 여친이 있어야 저런 상황도 ㅎㅎㅎ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67 bujoker
    작성일
    18.01.02 13:27
    No. 5

    모르는 천장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탄산충
    작성일
    18.01.04 14:43
    No. 6

    1. 주인공은 저런 인성파탄 여자랑 왜 사귄걸까? 사랑했다는 이유라면 애초에 저런 싸가지인 것도 알았을텐데.
    2. 여친도 여친이지만 작가는 대체 왜 결혼한 사이도 아닌 여친한테 과도한 싸가지를 부여하는것인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1 탄산충
    작성일
    18.01.04 14:47
    No. 7

    차라리 주인공이 여성을 위해 데이트든 추억이든 뭐든 신경쓰고 시간을 할애했다는 지문이 있는게 공감이 갈듯.
    지금은 그냥 나 능력없는데 여친이 개념밥말아먹은 된장녀라 나하고 더는 못사귀겠다고 함. 이거랑 다르지가 않아요.
    저래놓고 나중에 성공해서 전여친한테 갑질하는 장면 나오면 진짜 으웩
    그걸 보고 미련가지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전여친; 더 우웩
    실제로 그런 개념 상실한 사람이 있더라도 면전에서 미련가지고 다시 시작하려하지 않음. 사람이 자존심이 있어서. 특히 그런 사람은 자존심이 엄청 쌔서 절대 아쉬운 티 내지 않음.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멍꿀멍꿀
    작성일
    18.01.04 17:39
    No. 8

    딱히;;; 제가 유료연재란에 글을 올린 것도 아니고;; 좀 평가해달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보기 싫으면 보지 않으시면 되는 건데;;; 좀 자극 적으로 해석 될 여지가 있는 코멘트를 다시는 건 좀;;; 그렇다고 유료연재라고 해도;;

    찬성: 0 | 반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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