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KIA 9번타자 김원섭이 9회말 1사 1,2루때 역전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홈에 들어오자 KIA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연합) |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김광수(34)의 반등세가 심상치 않다.
혹평을 듣던 노장투수에서 팀에 소금 같은 핵심 불펜자원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역투가 이어지자 믿지 않던 팬들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광수를 변화시킨 것은 트레이드다. 지난 5월 6일 한화 이글스와 KIA 사이에 대형 트레이드가 있었다. 한화가 KIA로부터 임준섭, 이종환, 박성호를 받고 유창식, 김광수, 노수광, 오준혁을 내주는 트레이드였다.
당시도 그랬지만 향후에도 트레이드의 승자는 KIA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KIA가 내준 선수 중에서 주전급은 5선발 겸 롱릴리프 자원인 임준섭 밖에 없다. 이종환은 수비가 약해 백업 외야수 자원이었고, 박성호는 프로무대에서 적응하지 못한 상태였다.
반면 미래를 보고 선택한 유창식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대형좌투수 자원이다. 고교시절 전국랭킹 1위로 평가받았으며 그러한 이름값에 걸맞게 무려 7억원에 계약했다.
당초 기대치보다는 활약상이 미진하지만 아직 나이도 어린만큼 충분히 대형투수로 성장할 것이다는 평가가 많다. 거기에 외야수 노수광, 오준혁은 야수 유망주가 많지 않은 KIA에서 쏠쏠한 백업자원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김광수는 선수들 사이에 끼어서 트레이드된 상황이다. 트레이드 당시에도 언급이 매우 적었다. 김광수 본인 입장에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하지만 트레이드 후 김광수는 자신에 대한 주변의 저평가에 반항이라도 하듯 연일 역투를 펼치고 있다. 이적 후 김광수는 23이닝 3승 4홀드 1.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마무리투수 윤석민과 노장 최영필 외에 안정감 있는 불펜투수가 없는 KIA로서는 천금 같은 전력이 아닐 수 없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 약하다는 혹평과 달리 KIA에서는 위기상황에서도 잘 불을 꺼주고 있다. 예전 같은 광속구는 뿌리지 못하지만 최고 구속이 147km에 달할 정도로 구위도 좋은 편이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잘 찌르고 경기운영도 노련하다. 김기태 감독이 “우리 팀의 새로운 구세주다”라고 평가할 정도다.
현재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상황에 따라 김광수는 올시즌 KIA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이전 김광수의 가장 좋았던 시즌은 2010년 LG시절 76 2/3이닝을 던져 4승 8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을 때이다. 그 외 시즌에는 대부분 5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좋지 않았다. 구위는 좋았지만 유독 적시타를 많이 맞아 승부처에서 믿고 쓰기가 힘들었다.
김광수는 "트레이드가 좋은 기회로 작용한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계속 출전해 불펜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KIA는 대부분의 시즌을 불펜 문제로 고심했다. 한기주, 유동훈, 손영민 등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불펜투수가 많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기대를 가졌던 선수들이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강철, 박충식, 최향남, 김태영, 최영필 등 전성기가 지나 합류한 노장 불펜투수들이 역투를 펼쳤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 차례가 김광수에게 왔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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