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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5.06.08 01:52
조회
681

 

news_1433554320_508759_m_1_99_20150606110903.jpg김주찬이 올 시즌 들어 도루 대신 장타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 KIA 타이거즈


김주찬(34·KIA 타이거즈)은 KBO 리그에서 가장 개성이 뚜렷한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뛰어난 기량 못지않게 김주찬을 나타내는 다양한 콘셉트가 존재한다. 특이한 건 이렇다 할 쇼맨십을 발휘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해왔다는 점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김주찬은 팬들 사이에서 ‘주처님’으로 불렸다. ‘김주찬 부처님’의 줄임말로 ‘부처를 닮은(?) 외모’와 필요할 때마다 한건씩 해주는 해결사 본능이 합쳐져 이 같은 별명을 얻게 됐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나오 가즈히사를 가리켜 ‘하나님, 부처님, 이나오님’으로 묶어서 부르던 스타일이 김주찬에게 적용됐다는 말도 있다. 그 외에도 ‘주신’ ‘주멘’ 등 김주찬의 별명은 그야말로 신적인(?) 스타일이다.

“부상 없이 건강한 몸이었다면 이종범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성장했을 것이다”는 극찬이 따라붙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주찬의 가장 큰 단점은 잦은 부상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 그는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어떤 공이든 구질과 코스에 상관없이 강력하게 때려 낼 수 있다. 거기에 매우 빠른 발까지 갖추고 있어 전성기 이대형과도 도루왕 경쟁을 펼쳤던 선수다. 그야말로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호타준족 중 한명이다.

그러나 선수 생활 내내 100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절반 밖에 안 될 정도로 부상은 김주찬의 가장 큰 적이다. 미친 듯이 안타를 몰아치다가도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매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여기에는 허슬플레이도 마다하지 않는 강한 승부근성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부상이 많아 팬들은 아쉬움 반 원망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김주찬의 별명을 버리지 않았다. 부상 회복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인 데다,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맹타를 휘두르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주찬은 그동안 못 때린 안타를 만회하겠다는 듯 놀랄만한 활약으로 팀타선을 이끈다. 그럴 때면 팬들은 김주찬에 대한 서운함을 잊고 금세 “부상봉인이 풀리고 법력이 돌아왔다”며 열렬히 그를 응원한다.

올 시즌 들어 김주찬은 스타일이 다소 바뀌었다. 과거의 그는 짧은 안타를 많이 치고 그라운드에서 내야를 휘젓는 플레이를 즐겼다. 부상으로 경기 출전수가 적어도 20도루 이상은 꾸준히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도루는 2개에 불과하다.

나이를 먹음에 따라 주력이 다소 감소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도루 시도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대신 스윙을 더욱 야무지게 가져가 장타횟수가 부쩍 늘었다. 그의 시즌 최다 홈런은 9개인데 올 시즌에는 벌써 7개나 때려내고 있다. 장타율 역시 0.653에 육박하고 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장타자의 수치다.

KIA팬들은 김주찬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환영 일색이다. 현재 KIA는 최희섭-이범호의 노쇠화와 나지완의 끝 모를 부진으로 인해 중심타선에 큰 공백이 생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타자 브렛 필이 고군분투 중이었는데 김주찬이 함께 해주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주찬의 장타가 터져주면서 KIA 중심타선은 필만 피해가면 되는 타선을 면하게 됐다.

하지만 진짜 KIA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김주찬의 부상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그간 김주찬은 주루플레이 상황에서 부상을 많이 당했는데 도루 자체를 자제하자 그럴 가능성이 확 줄어버렸다.

타선이 강하지 못한 KIA입장에서는 무조건 김주찬이 건강한 몸으로 오래 뛰어주는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어쩌면 영리한 김주찬은 스스로 이 같은 사실을 깨닫고 팀에 필요한 방향으로 진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김주찬에게는 ‘클라스도 영원하고 글라스도 영원하다’, ‘안타치고 안다치고’ 등 부상관련 말들이 따라다녔다. 팬들은 김주찬이 ‘도루’ 대신 ‘장타’에 더 집중해주길 내심 바라고 있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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