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쓰려는건 아니고 언제 TRPG 관련 캠페인으로 현대 레이드물 느낌이 나는 걸 해 보고 싶어 세팅 구상을 살짝 하다가 떠오른거.
일단 특정 지역의 지하에 마력 생성의 근원이 발생하고 아무도 모르게 심화됩니다. 이게 커져서 마력이 지상으로 흘러나올 시점이 되면, 지하는 던전화가 진행되고 일반인들은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 조금 후에는 던전에서 괴물들이 흘러나오게 되죠.
마력오염이 퍼지며 일대의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하면 긴급하게 지역 내 주민들이 소개되고 일대가 봉쇄. 이후에는 마력적응력을 가진 해결사들이 들어갈 문제...
뭐 여기까지는 평범한 레이드물 설정. 다만 저 해결사들의 고용주체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보통 몬스터를 퇴치한 소재 같은 것을 국가나 기업이 구매해주는 방식이 많죠. 그런데 여기서는 몬스터는 마력이 생성한 거라 퇴치 즉시 사라져버려 돈이 안되고, 돈을 내는 것은 ‘마력 오염이 잔존한 땅’이라는 설정.
던전의 확장을 막기 위해 몬스터를 뚫고 나가 마력 생성의 근원은 부숴야 합니다. 하지만 부순다 해도 마력에 오염된 땅은 남는거죠. 그리고 이 땅에서는 마력을 뽑아낸다던지, 혹은 마법적인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던지, 아니면 이 땅 안에서만 마법을 쓸 수 있기에 마법으로 돌아가는 공정을 행하는 공장을 세운다던지... 하는 식으로 ‘땅’ 자체에 가치가 생기는 겁니다.
원 거주민들에게 보상을 지불하고 국가가 환수하는 방식도 생각해 봤지만, 차라리 이걸 사유화 하는게 소재로서는 더 재밌을 것 같더군요.
소개된 원 거주민들과 접선해 땅의 양도계약을 받아내고, 이후 그 땅을 중개하는 ‘부동산 회사’가 해결사들의 주 고용주체가 되서 일종의 길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거기에 더해 마력오염이 일정 이상 퍼지길 기다리려 해결사 출동을 서로 미루는 담합을 한다던가, 자기 집을 양도계약으로 넘기지 않으려는 원 거주민과, 빨리 계약서 받아내고 던전 들어가려는 우락부락한 해결사들의 대립(용역깡패?!)라던가...
어딘가 있을 법 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부동산과 연관짓는 것이 꽤나 한국 실정에 어울려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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