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이라는 직업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10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참 많이도 문피아를 들락거리는 군요.
살짝 개편이 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줄었군요.
그래서 연담과 한담, 토론과 핫이슈까지, 게시판들을 순회해 보았습니다.
물론 모두 다 읽은 건 아니지만, 마음이 동하는 호기심 생기는 제목, 금강님의 몇가지 소소한 글들, 추천과 조회수가 많은 글들은 꽤 많이 읽어본거 같습니다.
대략...제가 문피아에서 활동하지 못했던 근 몇년간을 그렇게 둘러봤네요. 헥헥
제목의 서두를 다시 한번 꺼내보겠습니다.
독자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반영되면 과연 좋을까요?
제 대답은, 절대 불가! 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초까지.
it붐(이라고 쓰고 거품-버블-이라고 말하죠)이 일어났을 때에 엄청난 수의 벤처가 창업되었습니다.
일부는 치고 빠지고 투자금만 뽑아먹고, 대다수는 망했으며, 또 그중 일부는 성공가도에서 몰락, 그 이외의 극소수만 살아남았는데...현재에 이르러서는 몇몇개만 남아있을 뿐이지요.
저역시 그 세대의 일원입니다.
당시 백만명의 누적회원을 갖고 있던 사이트, 실제 활동 히트수만 매일 수만~수십만을 기록하던 사이트에서 메인 시샵, 현재 말로는 상위 관리자로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회사에선 따까리지만...)
그 이후로 게임회사의 마케팅기획과 운영쪽에도 잠시간 일하다, 전공을 바꿔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때 느낀점. 옛말 틀린 것 없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갑니다.
모두 저마다 의견이 다르고 바라는게 다릅니다.
하지만 그 모두를 충족시켜 줄 수는 없습니다.
문피아에 적용시켜 볼게요.
유료독자분들 많으시죠. 그 중에서 문피아에서 가져가는 이득이 얼마나 될까요.
작가한테 떼이고, 원천징수에, 법인세, 연말 세금, 기타 등등
사무실 관리비, 서버 유지비, 앱 및 사이트 유지보수 비,
그걸 관리한 인력의 비용, 또 그 인력을 관리하는 비용,
여기서 짜르겠지만, 실제 관리비는 이것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회사의 시스템을 아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월급만 받고 좋다기 보다 내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정도는 상식일테니.
어쨌든...그 기준이 바라는 건의사항에 따라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면
참...힘들겁니다.
돈도 인력도 부족할 겁니다.
그래서 모든 회사, 법인, 재단은 생겨난 목적과 그것을 위한 방침, 즉 기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때론 문피아의 그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이해가 안된다는 말들도 보입니다만, 제가 보는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다른 사이트의 경우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1. 방치
2. 사이트 시스템적으로 차단
3. 칼같은 잣대로 관리
대략...이렇습니다.
그중 문피아는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융통성이 많거든요. 상황에 따라 이랬다가 저랬다가 합니다.
나쁜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변화의 폭과 소통이 가능다는 겁니다.
이런 사이트 솔직히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관리하기 진짜 짜증나고 힘들거든요.
항시 모니터링을 하며 모든 글과 이슈에 관심을 보이고 대응하고 고민해야 하니까요.
상업사이트면 당연하다? 아닙니다.
고객만족도를 극단적으로 신경쓰는 대형 사이트가 아닌이상, 그렇게 모니터링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대형사이트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을겁니다.
그시간에 다른 기획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니까요.
딱,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 만큼만 합니다. 나머지는 걍 무시해버리죠.
다만 단점은 생각보다 변화의 시기가 느리고, 폭이 좁다는 겁니다.
대신 앞서 언급한 다른 유형의 사이트들은, 조용히 있다가 한방에 크게 움직입니다.
크게 움직이는건, 나도 충분히 고민했으니 이용자들의 반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의 의지.
작게 움직이는건,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면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
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고 싶네요.
결론....
사공이 많아 산으로 갈거같으니 요구사항을 말하지 말라는게 아닙니다.
저도 이용자중 한사람이고, 지금처럼 불만을 말하며 발전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직 자기의 의견만이 절대적인 진실인양 호도하는 아집엔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야의 누군가, 앞서가는 인생선배의, 아직 부족한 후배의...
그런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람냄새 나는 사이트가 문피아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보았을땐,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 바로 문피아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기 좋고...또 안타깝네요.
문제는 문피아가 상업성 사이트를 표방한 일종의...권익단체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니, 권익단체를 표방했기에 유료화를 전환한 것이겠지요.
작가의 권리와 이익, 독자의 권리와 이익, 상충되는 양측모두를 수렴하려니 아무래도 많이 버거워 보입니다.
누구나 향수에 젖습니다.
저도 과거의 단란했던-당시 눈팅만했던- 향수가 기억나 주절거렸네요.
모두들 건필 즐독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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