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어제까지 2박 3일로 예비군을 다녀왔습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습니다. 팔이 쑤시고, 어께가 아프고, 온몸이 아주...
누가 예비군 훈련이 쉽다고 했었나요 진짜... ㅠㅠ
제작년에는 K-9 자주포 부대를 갔었었는데, 하루는 텐트에서 자고, 다른 날은 야간까지 기동 훈련을 했었죠. 전화할 시간도 한번 안주고. 그때도 ‘아 이게 뭐야, 왜이렇게 빡세?’라고 생각 했었었지만, 역시 세상은 얼마든지 그 이상을 보여주네요.
이게 뉴스에도 여러번 나온 K-9...
사격 절차가 전자동이라서 크게 힘들고 그렇진 않습니다.
(사진은 네이버 검색으로...)
이번엔 훈련장이 [~~~ 동원훈련장] 이라길래, 대충 병기본이나 하다 오지 않을까? 하고 있었는데 아니더라구요. KH-179, 그러니까 155mm 견인포 여섯대가 떡하니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녀석... 아, 물론 이번엔 실탄 사격은 안했지만요.
그냥 현역이 훈련하는거 보여주는 정도겠지??
설마 저거가지고 직접 훈련하라고 그러는건 아니겠지?? 하고 있었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OTL
어차피 모인 사람들이 다 포병부대 병장 전역한 사람들이라서 이론적인 거라던가 그런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서도, 문제는 훈련 내용...
저 견인포를 쏠 준비를 하려면 저 화포를,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손으로 들어서 방향을 틀어야됩니다.
집에와서 제원을 검색해보니 무게가 6890kg이라는 군요.
물론 아예 전체를 들어올리는게 아니고, 저기 뒤의 지지대를 들고 바퀴를 축으로 미는 것에 가깝긴 하지만, 그게 어딘가요.
난 분명히 예비군 훈련하러 왔는데... ;ㅅ;
예비군 꼬장은 부릴 틈도 없고...
이틀동안 저걸 펼쳤다 접었다 계속 훈련하다가 나오니까 진짜 삭신이 쑤십니다.
거기다가 제가 속한 팀에 배정된 화포만 또 뭔가 말썽이라서, 훈련 또 길어지고...
훈련도 훈련이고, 자는 것도 스트레스였네요.
구막사라서 길게 펼쳐진 침상에서 사람들이 2,30명쯤 자야했는데,
참 다종다양한 소음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대충 세보기로도 최소한 9종 이상의 코골이, 끙끙대는 신음소리, 기침소리, 잡담소리 및 기타 등등의 소음도 문제였는데, 정점은 옆에서 주무시는 다른 예비군 아저씨의 잠버릇이...
시끄러워서 잘 자지도 못하다가 겨우 선잠이 들었다 깼는데, 옆자리 아저씨가 제 자리로 비집고 들어오셔서 제 겨드랑이 옆에서 코를 골고 계시더라구요.
아니 이게 무슨 퀴어 영화같은 전개야?!
어떻게 옆으로 밀어내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깨우기도 뭐해서 잠깐 나가서 자판기 차 한잔 뽑아마시고 오니까 그 아저씨는 제가 누울 자리에서 잘 주무시더라구요. 그래서 뭐 어쩌나요. 그 아저씨 자리에서 잤죠...Onz
이번 예비군 훈련에서 의의를 찾을수 있는 거의 몇 안되는 요소를 찾자면,
드디어 155mm 화포 3종세트를 모두 경험해 봤다는 것이겠네요.
KH-179 견인포, 현역시절에 탔던 K-55 자주포, K-9 자주포까지.
이제 105mm 견인포만 만져보면 대한민국 포병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더이상 naver...
사회 나와서 진짜 하등의 쓸모가 없는 기술들인데...엉엉 ㅠㅠ
그래도 이제 4년차 끝나서 동원훈련 안가도 된다는건 완전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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