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4.09.16 21:00
조회
1,111

“고려하다(Contemplate)만으로도 부족했던 것인지, 발코니(Balcony) 같은 단어도 쓰는데, 정말 구역질나기 그지 없다.”


발코니 같은 단어가 구역질이 든다니 이게 뭔 개소리냐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실제로 1855년도에 미국 시인 사뮤엘 로저스가 한 말입니다. "as if contemplate were not bad enough, balcony makes me sick." 를 의역해봤습니다. 발코니 어원이 아마 외래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런거죠.


<iframe>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메디아랩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 인물이 밝힌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옛날에 자기 학생중 한명이 ‘Backseat Driver’라는 박사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사실상 초기형 GPS나 다름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GPS를 최초로 개발해내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었는데 이 학생은 그것들을 훌륭하게 처리해서 멋들어진 논문을 써냈었지요. 그런데 정작 MIT 특허 사무실쪽으로 가져가보니 거기서 말하길, ‘특허 내지 말게.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거야.’ 라고 해서 연구 다 끝내놓은걸 정작 특허 안 냈다네요. 그 결과야 뭐 다들 잘 아시겠고요. 이제 거의 모든 차에는 GPS가 달려있고,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여러가지 목적으로 유용하게 써먹는 중입니다.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 아이디어가요. 그곳 말 듣고 특허 안 낸 사람만 뭐된겁니다.


his is a student of mine who had done a Ph.D. called "Backseat Driver." It was in the early days of GPS, the car knew where it was, and it would give audio instructions to the driver, when to turn right, when to turn left and so on. Turns out, there are a lot of things in those instructions that back in that period were pretty challenging, like what does it mean, take the next right? Well, if you're coming up on a street, the next right's probably the one after, and there are lots of issues, and the student did a wonderful thesis, and the MIT patent office said "Don't patent it. It'll never be accepted. The liabilities are too large. There will be insurance issues. Don't patent it." So we didn't, but it shows you how people, again, at times, don't really look at what's happening.


이게 원문. 니콜라스 니그로폰테는 몇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더 해줬었는데, 그중 하나를 또 얘기해보자면 70년대에 이미 터치 스크린을 개발했었답니다. 그런데 그러자 재밌게도 어떤 사람들은 왜 손가락으로 직접 스크린을 조작한다는게 멍청한 아이디어인지를 가지고 논문까지 냈는데, 그 이유랍시고 든게 뭐냐면 ‘손가락이 스크린에 자국을 남길테니까’. 이제 세계 곳곳에서 수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멍청한 아이디어’를 매일마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and I pick fingers partly because everybody thought it was ridiculous. Papers were published about how stupid it was to use fingers. Three reasons: One was they were low-resolution. The other is your hand would occlude what you wanted to see, and the third, which was the winner, was that your fingers would get the screen dirty, and hence, fingers would never be a device that you'd use. And this was a device we built in the '70s, which has never even been picked up. It's not just touch sensitive, it's pressure sensitive.


원문.


이런 사례들을 더 얘기해보자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들이 불과 수십년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보수적이고 멍청한 의견들에 폭격당했는지를 보면 보수성이라는게 참 우습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듭니다. 전 개인적으로 문화탄압이라는 것이 저것과 하등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당장, 제 부친과 모친부터가 어릴 때는 소설을 몰래 봐야만 했었답니다. 문학작품 그런 것들을요. 그런거 읽을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공부나 하라고 혼내서요. 영화도 처음 나왔을 때는 열등한 매체 취급을 받았고, 그 다음으로는 만화나 코믹스, 그리고 이젠 게임이 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소설을 보지 말라고 하거나, 영화를 보지 말라고 탄압하거나, 발코니란 단어가 구역질난다고 생각하거나, GPS를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 아이디어’라 한다거나, 터치 스크린을 ‘멍청한 아이디어’라 한다거나, 그런게 정말 우습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전 앞으로 십수년만 더 흘러도 게임 역시 비슷한 처지일거라 생각합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99 itriplee
    작성일
    14.09.16 22:15
    No. 1

    gps나 터치스크린이 당시에 특허 등록이 됐어도, 당시 기술수준으로는 별 이익을 못 얻었을 것이고, 특허도 만료 됐겠죠. 그래서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기대하는게 그 무모함이죠. 기성세대들이 안될것 같다면 대부분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가다 젊은이들의 무모함이 사회변혁을 일으키고 기술의 진보를 가져옵니다. 이건 인간세상이 끝날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09.16 22:22
    No. 2

    터치스크린이야 당연한거고, gps는 아닙니다. 터치스크린에서는 아예 특허 얘기가 없었는데 왜 거기서도 특허 얘기를 꺼내시는진 모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itriplee
    작성일
    14.09.16 22:28
    No. 3

    터치스크린 첫 개발자가 특허를 냈을거라고 생각해서 한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09.16 22:34
    No. 4

    그리고 애초에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술만 기술인건 아닙니다. 꾸준히 연구하면서 발전시켜나가는거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괴인h
    작성일
    14.09.17 18:13
    No. 5

    한국의 폐해가 그거죠. 기술을 논하면 당장 돈이 되냐 마냐부터 따지는 거... 그러니 기초 기술 관련으로 후달린다는 소리가 맨날 나온다죠.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7538 문피아 앱은 한페이지씩 넘기기가 않되나요? +2 Lv.44 롯옹 14.09.18 1,021
217537 갤럭시노트4 가격이 많이 떨어졌네요... +3 Lv.99 곽일산 14.09.18 1,396
217536 아 이름 겁나 잘지었네.. +3 Lv.32 환산 14.09.18 1,447
217535 이 말을 정확히 아시는 분 계신가요? +10 Personacon 엔띠 14.09.17 1,407
217534 이런 사람이 교수라는게 참... +6 Lv.9 아키세츠라 14.09.17 1,323
217533 사회가 너무 썩으면... +10 Lv.99 곽일산 14.09.17 1,306
217532 장결희가 골을 넣었네요 +2 Lv.54 영비람 14.09.17 1,081
217531 사랑니뽑았어요.. +9 Lv.79 카나코 14.09.17 1,065
217530 검은사막 클베 시작 첫날에 2시간 점검을 때리네요 ㄷㄷ +3 Lv.96 강림주의 14.09.17 1,229
217529 세벌식 타자를 사용하시는 분 계신가요? +7 Lv.22 환등 14.09.17 1,033
217528 레진 코믹스 만화 공모전 어마어마하네요 +6 Lv.75 아르케 14.09.17 1,351
217527 국산과자의 선입견을 깨는 과자 +13 Lv.1 [탈퇴계정] 14.09.17 1,418
217526 한국 문학이 세계로 퍼지기 힘든 이유는 아무래도 번역의... +15 Lv.22 환등 14.09.17 1,208
217525 채팅방 오픈합니다! Lv.24 오준환 14.09.17 611
217524 양동근과 크리스 윌리엄스... 역대 최고의 콤비 +2 Personacon 윈드윙 14.09.17 957
217523 '상이용병' 루카스... 앉은뱅이 리바운드의 추억 Personacon 윈드윙 14.09.17 624
217522 저 처럼 단문 구성된 소설 싫어하시는 분 계신가요? +4 Lv.61 풍훈탑 14.09.16 953
217521 해병대 수류탄 사고...어이가 없네요. +9 Lv.99 금원 14.09.16 1,417
217520 흐흐흐.. 제가 소름 돋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7 Lv.31 눈솔 14.09.16 1,271
217519 라이트 노벨보고싶은게 여럿있는데 +4 Lv.50 [탈퇴계정] 14.09.16 1,003
217518 말출 나왔어요. Lv.1 anureu 14.09.16 4,094
217517 다들 워드 뭐 쓰나요? +1 Personacon 그늘바람 14.09.16 772
» 보수성이란게 은근 우스운 모습을 자주 만들어내네요 +5 Lv.96 강림주의 14.09.16 1,112
217515 기억나는 역대 축구 유망주들 +9 Lv.35 초아재 14.09.16 1,883
217514 옳고 그름은 논하되 다름은 언급하지 않는것이죠 +2 Lv.22 pascal 14.09.16 917
217513 몰랐는데 플러스존이 생겼네요. +1 Lv.82 필로스 14.09.16 1,077
217512 밑의 청소년 게임 관련 글을 보고 미국의 청소년 야간통... +18 Lv.15 신승욱 14.09.16 1,477
217511 문피아 아이폰 어플이 드디어 나온것에 기쁘기 그지 없 +8 Lv.57 七緋甲 14.09.16 1,640
217510 셧다운제와 맹모삼천지교 +4 Lv.77 말린콩 14.09.16 947
217509 장르소설 사이트에서 게임이 좋니마니하니 그것도 좀 웃긴듯 +8 Lv.46 [탈퇴계정] 14.09.16 99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