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하다(Contemplate)만으로도 부족했던 것인지, 발코니(Balcony) 같은 단어도 쓰는데, 정말 구역질나기 그지 없다.”
발코니 같은 단어가 구역질이 든다니 이게 뭔 개소리냐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실제로 1855년도에 미국 시인 사뮤엘 로저스가 한 말입니다. "as if contemplate were not bad enough, balcony makes me sick." 를 의역해봤습니다. 발코니 어원이 아마 외래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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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메디아랩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 인물이 밝힌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옛날에 자기 학생중 한명이 ‘Backseat Driver’라는 박사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사실상 초기형 GPS나 다름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GPS를 최초로 개발해내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었는데 이 학생은 그것들을 훌륭하게 처리해서 멋들어진 논문을 써냈었지요. 그런데 정작 MIT 특허 사무실쪽으로 가져가보니 거기서 말하길, ‘특허 내지 말게.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거야.’ 라고 해서 연구 다 끝내놓은걸 정작 특허 안 냈다네요. 그 결과야 뭐 다들 잘 아시겠고요. 이제 거의 모든 차에는 GPS가 달려있고, 자동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여러가지 목적으로 유용하게 써먹는 중입니다.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 아이디어가요. 그곳 말 듣고 특허 안 낸 사람만 뭐된겁니다.
his is a student of mine who had done a Ph.D. called "Backseat Driver." It was in the early days of GPS, the car knew where it was, and it would give audio instructions to the driver, when to turn right, when to turn left and so on. Turns out, there are a lot of things in those instructions that back in that period were pretty challenging, like what does it mean, take the next right? Well, if you're coming up on a street, the next right's probably the one after, and there are lots of issues, and the student did a wonderful thesis, and the MIT patent office said "Don't patent it. It'll never be accepted. The liabilities are too large. There will be insurance issues. Don't patent it." So we didn't, but it shows you how people, again, at times, don't really look at what's happening.
이게 원문. 니콜라스 니그로폰테는 몇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더 해줬었는데, 그중 하나를 또 얘기해보자면 70년대에 이미 터치 스크린을 개발했었답니다. 그런데 그러자 재밌게도 어떤 사람들은 왜 손가락으로 직접 스크린을 조작한다는게 멍청한 아이디어인지를 가지고 논문까지 냈는데, 그 이유랍시고 든게 뭐냐면 ‘손가락이 스크린에 자국을 남길테니까’. 이제 세계 곳곳에서 수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멍청한 아이디어’를 매일마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and I pick fingers partly because everybody thought it was ridiculous. Papers were published about how stupid it was to use fingers. Three reasons: One was they were low-resolution. The other is your hand would occlude what you wanted to see, and the third, which was the winner, was that your fingers would get the screen dirty, and hence, fingers would never be a device that you'd use. And this was a device we built in the '70s, which has never even been picked up. It's not just touch sensitive, it's pressure sensitive.
원문.
이런 사례들을 더 얘기해보자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들이 불과 수십년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보수적이고 멍청한 의견들에 폭격당했는지를 보면 보수성이라는게 참 우습다는 생각을 떨쳐내기가 힘듭니다. 전 개인적으로 문화탄압이라는 것이 저것과 하등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당장, 제 부친과 모친부터가 어릴 때는 소설을 몰래 봐야만 했었답니다. 문학작품 그런 것들을요. 그런거 읽을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공부나 하라고 혼내서요. 영화도 처음 나왔을 때는 열등한 매체 취급을 받았고, 그 다음으로는 만화나 코믹스, 그리고 이젠 게임이 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관점으로 보면 소설을 보지 말라고 하거나, 영화를 보지 말라고 탄압하거나, 발코니란 단어가 구역질난다고 생각하거나, GPS를 ‘절대 받아들여지지 못할 아이디어’라 한다거나, 터치 스크린을 ‘멍청한 아이디어’라 한다거나, 그런게 정말 우습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전 앞으로 십수년만 더 흘러도 게임 역시 비슷한 처지일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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