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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닉네임에 관한 글.

작성자
Personacon 위대한알라
작성
14.08.05 14:15
조회
1,000

그냥 심심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장문의 글이니 보시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실듯.


제 닉네임은 ‘위대한알라’입니다. 거의 모든 인터넷 계정이 이거 또는 ‘위대한알라신’으로 되어 있지요. 게임도 이 아이디로만 만들고 있습니다. 재밌게 생각해주시고 제가 쓴 댓글에 답댓글이나 서재에 들러주셔서  알라후 아크바흐(알라는 위대하다)를 적어주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왜 아이디가 그따위냐 라는 반응도 심심치 않았죠. 물론 문피아에선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만 옆동네에서 한때 연재할 때 들어본 적 있습니다. 그래서 심심하기도 하고 할 것도 없는 이 시간에 왜 이런 아이디를 만들었는지 써볼까 합니다.


우선 전 불신론자라는 걸 먼저 밝혀야 겠군요. 무신론자는 아닙니다.

저의 친가는 불교, 외가는 기독교를 믿는 집안입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따라 무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절에 갔고, 사촌 동생 집에 놀러가면 항상 교회로 놀러갔습니다. 그래서 종교에 대해 항상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 될 무렵엔 ‘나도 교회나 다녀볼까’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 말을 아버지께 하니 이런 대답이 들려오더군요. 

‘할머니가 허락 안 하실 거다’

그땐 미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압니다. 불교 집안에서 기독교 신자가 나오면 곤란하다는 거지요. 전 흥미만 있었을 뿐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관두었습니다.


사건은 고등학교 때 벌어졌습니다. 불행한 일로,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친가, 외가 할 것 없이 장례식을 치뤘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습니다. 장례 방법 문제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 겁니다.  불교 식대로 할 것이냐, 기독교 식대로 할 것이냐. 결국 대한민국에선 친가가 더 파워가 세기 때문에 불교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화장을 마친 후, 납골당에 안치하기 위해 온 가족이 절에 왔죠.

자세히 적진 않겠습니다. 그 과정, 그리고 모든 일을 마친 후 저는 불교든 기독교든 다 똑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절에서 기도를 올리던 교회에서 절을 하던 뭔 상관입니까. 그리고 그렇게 하더라도 대놓고 불평하는 건 또 무슨 인정머리입니까. 종교란 궁극적으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인데 종교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타 종교를 무슨 전염병 보듯이 하더군요. 장례식 후에 전 종교 자체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전 본래 종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앙적이 아닌 학문적으로요. 그래서 성경과 불경도 읽어봤죠. 장례식 후에는 더더욱.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3대 종교라고 하는데 왜 우리는 불교, 기독교밖에 모를까.’

‘이슬람교도 세계적으로 신도수가 많은 종교인데 왜 난 여태껏 관심이 없었지?’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우리 나라는 서방에 밀접한 관계라 중동국가는 자연스레 악의 소굴로 밖에 비춰지지 않거든요. 매스컴에선 극단적인 원리주의자들의 처형 장면, 자살 테러 등등만 보여주기 때문에 인식이 나쁜 겁니다.

전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슬람 자체가 나쁜 것일까? 

아니었습니다. 이슬람은 기독교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아주 좋은 종교입니다. 원칙들이 많지만 무슬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융통성 있게 살아갑니다.  편견이죠. 우린 매스컴이나 교회에서 나눠주는 책자, 시중에 출판되는 엉터리 책 따위에 속은 겁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이 닉네임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습니다. 의자에 책자가 있더군요. 책자를 읽어봤습니다. 거기엔 이렇게 써있었습니다.

 ‘악의 종교 이슬람을 어쩌고저쩌고.... 현재도 중동 국가에선 무슬림의 횡포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이슬람은 알라 이외의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걸 의무로 여긴다 어쩌고,....’

뭐라는 건지...... 특히 이슬람은 알라 이외의 신을 믿지 않아서 사람을 죽이는 걸 의무로 하는 건 뭔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이슬람교는 유일신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도 그렇죠.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야훼가 유대인들에게 가나안에 들어가 유대인이 아닌 자를 모두 죽이라는..’ 성경은 텍스트대로 읽으면 안 된다고 가르치면서 왜 이슬람 코란은 텍스트대로 읽는 겁니까?


문제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이런 식으로 가르친단 겁니다. 안 그런 곳도 있겠죠. 하지만 이게 일반적인 시각이란 건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세계 3대 종교라 하는 이슬람을, 기독교와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위대한 종교를 이런 식으로 모독하는 건, 이슬람이 세운 나라와 그들이 쓴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또한 같은 뿌리에서 나온 기독교조차 욕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슬람도 위대한 종교이며 그들이 절대신이라 믿는 ‘알라’가 하느님의 또다른 이름이며, 그에 비견되는 전지전능한 힘을 가졌다고. 

그래서 이슬람을 믿지 않으면서 닉넴을 ‘위대한알라’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제 친한 친구들도 제 아이디를 보면 욕하기 바쁩니다. 왜 그딴식으로 지었냐고 화까지 내죠. 백번을 말해도 듣는 귀를 닫아버리니 소용없습니다. 그 답답한 마음, 풀 수가 없습니다.

부디 여러분, 부탁이니 편견에서 해방되세요. 


구구절절 말이 길어졌군요. 그냥... 답답한 마음에 한 번 써본 겁니다. 너무 심각하게 반응 안 하셨으면 좋겠구 종교 이야기로 한담란을 어지럽혔다면 죄송합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모든 종교는 평등합니다는 겁니다. 거기에 어떤 우위도 없습니다. 모든 종교는 위대하며, 선하고, 절대적입니다. 그걸 믿는 이의 차이일 뿐이죠.


Ps. 알라후 아크바흐!


Comment ' 13

  • 작성자
    Lv.99 정복(禎福)
    작성일
    14.08.05 14:26
    No. 1

    흠... 좋은 생각, 좋은 글 잘 느끼고, 잘 읽었습니다.
    신은 절대적이되 믿음, 또는 종교는 해석이지요. 그래서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보다 오히려 인간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지전능, 절대자인 신을 자신의 얄팍한 사고로 해석한 그 알량한
    지식으로 절대화 시키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택도 없는 멍청이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아마도 장님 개미가 코끼리의 아주 극미한 지점을 만지거나
    느끼고는 그것이 코끼리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위대한 인간들이 참 많죠.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정복(禎福)
    작성일
    14.08.05 14:29
    No. 2

    어떤 분에게 지도를 잠시 받으면서 그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필명도 작명소에 가서 지어라. 그 이유와 필요, 그리고 성공사례들을
    들으면서 바로 '아!'했습니다.
    아이디도 정말 중요하구나... 흐...
    위대한 알라 - 위대한 아이디 아닌가요? ㅎ.ㅎ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Rainin
    작성일
    14.08.05 14:36
    No. 3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kaliss
    작성일
    14.08.05 14:42
    No. 4

    어렸을 적 친구 따라 교회에 갔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어 그날로 무신론자가 되었습니다. 참된 신앙으로 올바르게 종교생활을 하는 기독교인들도 물론 있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저와 맞닿은 기독교인들은 소위 개독이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작은불꽃
    작성일
    14.08.05 14:43
    No. 5

    이런 글은 정담에 올리세요.
    기본은 지킵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8.05 14:57
    No. 6

    '한담'이긴 한데 연재물하곤 아무 상관없는 내용인듯...
    허허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BlackWha..
    작성일
    14.08.05 15:04
    No. 7

    무신론자지만 종교적 가치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수, 부처, 알라를 믿는 거 자체는 문제가 안 됩니다.
    늘 그들의 뜻을 왜곡하고 악용하며 사칭하는 자들이 문제인거죠.
    이슬람(과격단체 제외)에 호의적인 저로써는 '앗 살레무 말레이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백린(白麟)
    작성일
    14.08.05 15:27
    No. 8

    일반적인 시각은 아닙니다. 다만, 목소리 큰 놈이 잘 보이는 법인 거죠.

    사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이슬람교에 관심도 없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톤필리아
    작성일
    14.08.05 15:39
    No. 9

    친구들끼리 종교나 정치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만큼 우정파괴하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 ㅋㅋㅋ.
    실제로는 나나 그 친구나, 삶의 어느 것도 그 논쟁으로 인해 바뀌는 게 없는 데 말이죠.

    이슬람 교도들이 폭력적이고 잔인하다고 하는데,
    기독교나 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종교인 이슬람은 다른 종교들이 거쳐온 수많은 시행착오를 현대에 행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불교만 해도 욕망을 버리는 종교인데도 불구하고 아시아권 내에서 사찰과 중들의 탐욕으로 한 나라의 국운까지 기울게 한 경우가 많고 (고려가 대표적이죠 이건....)
    기독교 역시도 사랑과 평화의 종교라고 교리를 내세우며 십자군 전쟁, 마녀 사냥, 이단 심문, 30년 전쟁 등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거쳐왔죠.

    이 점을 친구분들에게 설명해 드리면서 위대한알라님의 이유를 설명해 드리는게 어떨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사무치다
    작성일
    14.08.05 17:05
    No. 10

    go to the 강호정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명마
    작성일
    14.08.05 17:09
    No. 11

    이슬람이 세계로 퍼지지 못한 이유가...... 다 코란을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을 안 해서죠. 코란을 보려면 아랍어를 익혀야 하는데 누가 종교 서적 보자고 언어를 익히겠습니까. 진짜 진지하게 관심 있는 사람만 하죠. 이슬람교가 그 동네에서만 한정된 이유 중 하나가 언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흘흘
    작성일
    14.08.06 06:02
    No. 12

    번역문제가 하나의 이유는 될 수 있겠으나 큰 영향력은 없어보입니다.

    카톨릭(+개신교 등등)이나 이슬람의 세력권을 보면
    해당 종교권의 국가들이 영향력과 세력을 넓혔던 지역들과 얼추 거의 맞아떨어집니다.

    해당 종교를 믿는 나라들의 세력이 약해지면 똑같이 종교적 범위도 줄어들고,
    해당 종교를 믿는 나라들의 세력이 강해지면 똑같이 종교적 범위도 늘어나고 있죠.
    (이 종교적 영향력이 넓혀지고 줄어드는 범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이베리아반도입니다.)

    불교가 좀 예외적으로 관련 종교를 믿는 국가의 세력확대와 큰 영향력 없이 퍼진 종교이죠.
    (불교의 경우 자발적으로 타국에서 자국내의 정치적 목적하에 평화적으로 유입된 경우가 많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EvilDrag..
    작성일
    14.08.05 22:56
    No. 13

    사람들은 서로 존중할 줄 몰라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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