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님 말씀에 용기를 내어 다시 올립니다. 좋은 뜻으로 하는 일입니다. 제 진의를 곡해해서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난 척도, 아는 척도 아닙니다. 사전 찾다가 알게 된 사실을 차례로 적는 것 뿐이니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시리즈 게시물을 아예 클릭하지 말아 주셨으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아시나요? 열네 번째입니다.
오늘은 ‘체’와 ‘채’입니다.
이 역시 책이 아닌 귀로 익힌 분들이 많이 헷갈려 하시는 부분입니다.
우선 ‘체’는 사전적 의미로 ‘척’입니다. ‘시늉’의 의미도 가집니다.
“서로 눈이 마주쳤음에도 그녀는 날 본 체 만 체했다.”
이는 ‘척’으로 바꿔도 문장에 하등의 영향이 없습니다.
“서로 눈이 마주쳤음에도 그녀는 날 본 척 만 척했다.”
반면에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나는 그녀를 보았지만, 그녀는 날 못 본 채 스쳐 지나갔다.”
여기서 만약 ‘체’를 쓰면 의미가 전혀 달라집니다. ‘체’를 쓰면 보고도 보지 못한 양 지나갔다는 이야기고, ‘채’를 쓰면 아예 보지 못하고 지나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같은 듯 다른데 ‘채’를 써야 할 때 ‘체’를 씀으로써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채’가 부사로 쓰일 때는 ‘어떤 상태나 동작이 다 된 정도에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의 의미로 쓰입니다.
“그녀는 내가 전화를 걸어 나오라고 한지 채 십 분도 지나기 전에 나타났다.”
이럴 때 ‘채’는 앞서 설명한 의존명사 ‘채’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이지요.
‘체’와 ‘채’, 반드시 구별해서 씁시다.
뭐, 그렇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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