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에 친구가 결혼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홀로 술 한잔 했습니다.
친구야. 기억나냐? 우리 교회 중고등부에서 예쁜 애 하나 두고 서로 좋아한다고 했었잖냐. ㅋㅋ 너가 먼저 고백한다고 했을 때 내 가슴은 쿵닥쿵닥 뛰었지. 니놈은 뺀질뺀질하게 잘생겼는데 난 농촌 총각처럼 툽툽하게 생겨서, 당연히 니놈이 사귀게 될꺼라고 생각했거든 뭐, 결과는 둘 다 차이고 말았지만... ㅋㅋㅋ 그랬던 우리가 벌써 27살이다.
니가 결혼한다는 그녀석... 행복하게 해 줘라. 개놈시캬.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그래서 니한테 연애 상담도 했었는데... 개가 너한테 홀딱 빠질 줄 누가 알았겠냐. 아 니가 우리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나한테 분이 풀릴 때 까지 맘껏 때리라고 했을 때 신나게 두둘겨 줄걸 그랬다. 망할 놈...
지금에야 말하는 거지만 그때 정말 우울했다. 그 뭐야 연애만화나 영화같은 거 보면 남주인공이랑 여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찌질이들 있잖아. 짜증나게시리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옆에 눈치없이 껴들어서 여주인공한테 찝쩍대는 놈들... 그게 내가 될거라고 상상도 못했었는데... 딱 나드만.
하, 오늘 술 한잔 했다. 너랑 술마신 것도 오래되서... 너 부르기도 민망해서... 혼자 술 한잔 했다. 짜샤. 그놈의 청첩장은... 젠장.
니놈이 이 게시물 못 볼걸 알고 끼적이고 있다. 정작 니놈 얼굴 보면 그냥 멋적게 웃을수 밖에 없으니까.. 축하한다고밖에 할 말이 없으니까... 여기에다 끼적끼적 대는거다. 망할 자식... 축하하고 또 축하한다... 개놈자식아... 너 개 울리면 진짜 너죽고 나죽는거야... ㅎㅎㅎ..
시발놈아 행복해라. 미친 듯이 행복해라.
Commen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