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처럼 세탁기의 은밀한 어딘가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해.
혹자는 그 곳이 성분(聖紛)과 성수로도 정화되지 않은 불결하고 추악한 악지(惡地)라고도 하고, 어둠으로 가득찬 정체불명의 음습한 것이 튀어나와 나쁜 짓을 한-이를테면 단추를 훔쳤다던가 하는- 것들을 골라내 끌고간다고들 했지. 다들 듣고있노라면 무서워서 벌벌 떨기 일쑤였지만 귀를 닫지는 않았지. 너도 알겠지만, 부정확하고 진실되지 않은 것들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하잖니. 심지어 최대한 천천히 올을 풀게 하고 다시 꿰매고를 반복하는 형벌을 받는 지옥이라고 주장하는 한 티셔츠도 있었어. 물론 모자를 달아 후드로 성전환해서 신빙성이야 떨어졌지만. 그리고 원래 셔츠들이 좀 수다스럽고 말 지어내기를 다림질하는 것만큼 좋아하는 족속들이니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다림질에 왜 그렇게 다들 열광하는 지 모르겠어. 고통을 통해 완전하고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니, 기가 막혀서 원, 보다보다 그런 상변태들은 처음보네 내가. 지독한 사디스트들아니니? 혹시나 말인데 넌 꿈도 꾸지마라. 저번에 너도 알지? 새로 들어온 화이트셔츠. 이름이 아르마니였다고 했나. 그 친구는 자기가 다림질에도 상처 하나 안 입는 튼튼한 몸이라고 얼마나 잘난체를 하던지 글쎄. 그러다 이번에 의식을 치를 때 완전히 저세상으로 갔댄다. 다리미의 분노를 사 낙인이 찍혔다지 뭐니. 안그래도 누렇게 바랜 늙은 셔츠들이 은근히 고소해하더라. 하여튼 요즘 젊은 것들이란 무서운 걸 몰라요 . 겉멋만 잔뜩 들고 말이야. 그래서 다른 셔...흠,흠, 어디까지 하다 말았지? 안 좋은 소문들이 있었다는 부분이었지? 그래, 아무튼 이래저래 이야기가 불거지자 다같이 모여서 그 곳을 통칭 '블랙홀'이라 부르기로 약속했단다.
그리고 블랙홀을 이용한 한 양말의 무서운 음모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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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목표로하는 사람이 아닌 걍 쩌리라 오타와 오류 난무합니다. 생각없이 썼으니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이야기 맞아요.ㅎㅎㅎ
-성분과 성수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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