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중잣대를 무지 싫어합니다.
내 편이라고 해서 기준(잣대)을 구부리고,
네 편이라고 해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자신의 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이 일본인을 멸시하면서 쪽바리, 왜놈이라고 부르는 것,
일본인이 한국인을 멸시하면서 조센징이라고 부르는 것,
한국인이 중국인을 멸시하면서 짱깨라고 부르는 것,
중국인이 한국인을 멸시하면서 방쯔라고 부르는 것...
모두가 동일하게 서로를 멸시하는 단어입니다.
이 멸시하는 단어들은 특별한 경우에는 ‘알맞다’고 느껴지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듣기에 매우 거북하고 혐오스럽다’고 느끼지요.
제가 보기에는, 이중잣대를 재지 않으려면,
조센징이라는 단어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왜놈이라는 단어나 짱깨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1980년대~1990년대에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이민자들을 재미교포(미국교포)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사는 지역이 다를 뿐, 혈통은 한국인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멸시하는 의도가 없는 용어로 재미교포라고 불렀던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중국에 사는 한국인들을 재중교포, 재중동포라고 안 부르고, 조선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족이라는 단어의 어감은 멸시하는 듯한 어감입니다.
물론 혈통만 우리 민족이고, 사고방식은 중국인과 동일한 사람들이 많아서, 조선족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멸시하는 듯한 어감이 된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멸시하는 단어를 듣는 본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이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역지사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조선족이라고 집요하게 멸시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어합니다.
이 사람들이 흑인을 앞에 두고, 깜둥이라고 부르고 싶어할까요?
그게 인종차별이라는 건 누구나 알 겁니다.
미국에서 그런 단어를 쓰다가는 총을 맞을 수도 있겠죠.
이 사람들이 옐로 멍키라는 말을 듣고 싶어할까요?
아마 들으면 저절로 화가 치밀어 오르겠죠?
역지사지입니다.
서로서로 듣기 싫은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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