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흔들리는 건 나무가 아니라 바람 때문이든가요? 아니, 바람이 없어도 혼자서 흔들리는 게 사람의 마음이든가요?“
도국 씨의 친구 목소리는 첫 마디부터 격앙되어 있었다.
“흔들리다가 또 흔들리다가 결국 범람해 버릴 때, 우리는 무엇을 붙들고 있어야 우리들을 지탱 할 수 있었을까요?“
“음."
“그게 자유란 것이었을까요? 우리는 자유의 그 신비로운 유전자 때문에 오월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온 몸을 피가 나도록 문질렀을까요?”
“음.”
그래서 자유의 그 신비로운 유전자는 껍질이 벗겨져 피가 흐르면 흐를수록 파편처럼 다시 살아나서 사방으로 튀었을까요?
“아!”
“그래서 그때 우리들이 지닌 자유의 신비한 유전자는 질기고도 질긴 것이었을까요?"
나는 도국 씨의 친구에게 ‘네 자유 때문이었습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갑자기 실어증 환자가 된 것처럼,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랑은 잃어도 생각이 나지만, 역사는 지워지면 다시는 기억 할 수 없는 것이잖아요?“
...
.....
순간,
몸이 불타고 마음이 불타고 있었어. 눈이 불타고 있었어. 보이는 것들이 다 불타고 있었어. 귀가 불타고 있었어. 들리는 것들이 다 불타고 있었어. 코가 불타고 있었어. 모든 냄새가 불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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