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세월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
20.03.01 13:02
조회
76

어제 절친이 제가 있는 숙소에 왔다가 갔습니다.


제가 독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니 만나자는 사람들이 생기네요.

코로나의 위험을 무릎쓰고 찾아와 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없는 살림에 반찬을 만드는 것도 일이고 숟가락이 없어서 본인 수저와 컵은 가지고 오라고 해서 어렵게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참 이 시국에 싫더라고요.


그녀가 왔다가 간 자리에서 세월의 무거움을 느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나를 끼 있는 거의 매일 남자친구가 바뀔거 같은 여자로 보았답니다. ㅜㅜ


하지만, 지금 세월이 흐르고 보니 제가 한심하다고 하네요.  아직도 꿈을 먹고 사는 소녀같다고 합니다.  이 나이에 소녀라니..소녀들 한테 돌 맞을 소리 하다가 가네요.


한달에 처음을 여는 날이라 이런 글을 적기 싫었지만, 마음이 그냥 좀 슬퍼서 쓰게 되니 이해해주세요.

그녀의 남편은 아직 한참인 나이에 아이둘과 친구를 남겨 놓고 백혈병으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어제가 기일이었고요.


그 기일을  5년간 꾸준히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는데,,남편의 대학동창이라고 합니다.

동창들 끼리 십시일반 회비를 걷어서 제 친구에게 매년 기일에 봉투를 건네고 있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울다가 눈이 부어서 저를 찾아 왔는데,,,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친구는 말하더군요.


이 좋은 세상에 좋은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 놓고 간 남편이 불쌍하다고 울었습니다.


사람이 올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고 합니다.

모두들 건강 챙기시고 사랑하며 사세요.


제가 그녀에게 얼마의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같이 있어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가 웃으며 돌아갔으니 어제 술자리가 성공하긴  한 것 같네요.


아이들 때문에 일찍왔다가 빨리 돌아가줘서 고맙기도 하고요.


이곳 강호정담에서 같이 노는 랜선 친구들이 코로나에 무탈하기를 설겆이를 하며 빌어봅니다.


건강하세요.   코로나 따위 물리치자고요.  개인위생 철저히 해서요.



Comment ' 4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20.03.01 13:12
    No. 1

    오랜만에 한국 들어오셨는데 시국이 이래서 안타깝네요

    에리카님도 건강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01 21:39
    No. 2

    네,,정말 속상해요.
    매일 꼼짝 없이 숙소에 있으니 시간이 아까워요.
    그래도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 먹는 재미는 있으니까 참아봅니다.
    한잔님도 건강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sunwh196..
    작성일
    20.03.01 14:08
    No. 3

    그 친구의 남편 분 진정한 친구를 만나 우정을 많이 나누었나 봅니다 요즘 세상이 각박해 그런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어려운데 그런 친구분을 가졋다는 이유로 이 세상에 온 보람은 하고 갔나 봅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에리카8
    작성일
    20.03.01 21:41
    No. 4

    그러게요. 5년을 한결같이 잊지않고 기일에 찾아와 주는 친구들을 보며 남편 생각이 더 많이 낫다고 하더군요.

    미안하니 이제 오지 마시라고 해도 아이들 클 때까지는 오겟다고 했다는군요.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것 같아요.

    좋은말씀 감사드려요.
    새로운 한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5004 단어가 뜻만 통하면 되는건줄 알았는데..첨예한 갈등구조... +3 Personacon 맨닢 20.03.12 193
245003 핸드폰 요금 상담사에게 사기 당했어요. +10 Lv.52 사마택 20.03.12 418
245002 부산 신종코로나 91번 확진자 동선을 보니 +7 Lv.99 곽일산 20.03.12 372
245001 안녕하세요? 질문을 보아주시겠습니까? Lv.4 [탈퇴계정] 20.03.12 159
245000 요즘 어떤 글 읽고 계신가요? +6 Lv.99 포병 20.03.11 337
244999 우와..... 사투리 부심이 심하다 해도 이런 사람이?? +5 Lv.47 Vo호랭이 20.03.11 191
244998 사슴 피? +24 Lv.31 에리카8 20.03.11 263
244997 SSD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가 나왔네요 +3 Lv.99 만리독행 20.03.11 143
244996 이렇게 생긴 장병기 이름이 뭐지요? +8 Lv.49 유통기한 20.03.11 206
244995 서양 투구 종류와 투구 부위별 명칭이 궁금합니다. +2 Lv.49 유통기한 20.03.10 106
244994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100%회피는 불가능 수 있습니다. +5 Lv.99 곽일산 20.03.10 270
244993 이북 제작 관련 문의 +4 Lv.33 글터파수꾼 20.03.10 178
244992 붕어 표지 잘뽑혔네요 +1 Lv.58 시슴 20.03.10 224
244991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력 정점은 증상나타나고 5일... Lv.99 곽일산 20.03.10 266
244990 슬슬 퇴근시간 다 되어가는데 앱은 왜 안되나요.. +1 Lv.80 민간인C 20.03.10 131
244989 하루에 한번 3~5시 사이에 무조건 걸리는 문피아 오류 Lv.68 재미감별사 20.03.10 109
244988 이방인. +4 Lv.31 에리카8 20.03.10 184
244987 앱에 접속이 안됩니다 +3 Lv.93 비밀변기 20.03.10 61
244986 봄비 +5 Lv.31 에리카8 20.03.10 126
244985 이런, 실수했네요. +2 Lv.31 유준하 20.03.10 176
244984 퇴원 + 마스크 득템 +6 Lv.99 [탈퇴계정] 20.03.10 139
244983 소설찾습니다ㅠㅜ +1 Lv.1 응ㅇ 20.03.10 84
244982 코로나를 국가재난 사태로 봐야 할 듯 +2 Lv.69 고지라가 20.03.10 143
244981 안심하는순간 한방에 덮쳐오는구나... +7 Lv.80 크라카차차 20.03.10 251
244980 영지물 추천 받습니다. Lv.74 옴뇸뇸 20.03.10 57
244979 혹시 지금 앱접속되나요?? +3 Lv.99 레몬레이드 20.03.09 99
244978 추진업무, 실적을 적으려니.... +13 Personacon 적안왕 20.03.09 137
244977 성형 +18 Lv.31 에리카8 20.03.09 151
244976 소설 제목 질문 좀 해봐도 될까요? +2 Lv.46 바싸고 20.03.09 121
244975 이번에 공모전 안열리나요? +14 Lv.84 [탈퇴계정] 20.03.08 37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