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7 正力
작성
10.06.06 08:56
조회
374

아침에 기상인원보고 따위는

야매비번으로 처리해버리고 단잠을 쳐잤습니다.

그리고 3시간 후인 8시 40분쯤 일어났는데..

애들이 밥먹으러 가고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침대에서 일어나서 자연스럽게 슬리퍼를 신고 딱 서니까.

머리가 빙글빙글도는 겁니다.

'.....어? 내가 여기서 뭐하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시야가 파스텔톤으로 흐릿해지면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소름 돋을 정도로

tv나 창문을 보면서 '저 시커먼건 뭐지? 투명하다. 뭐더라 저게?'

이러고 있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서 의자를 부여잡고 내가 뭘잡고 있는걸까. 지금은 언제고 여기는 어디지?이러고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드는 생각이 '나는 누구? 여긴 어디?'가 아니라

'여긴 어디? 지금은 언제?'더군요.

그렇게 한 3분정도

내가 여기 왜 있을까. 뭘 해야되지? 하면서 계속 어질어질하고 있는데.

문득 방문을 바라보면서 번뜩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건 문이다.'

그러자 엄청난 속도로 기억이 재생되기 시작하더라구요.

'이건 벽 하얀색, 창문, 의자를 잡고 서있다. 지금은 어지럽다. 침대, 아침, 오늘은 휴일이었지.'

그러자 진짜로 주변이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여기는 우리 생활반, 생활관이고 부대다. 난 군인이고. 아, 이름도 기억난다. 正力이었지.(본명아님..)'

그러고는 심호흡 몇번하고 물 한모금 마시고 싸방에서 내려온 겁니다.

.....조금은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손을 바라보면서 이게 손이다란걸 모르다니...

하지만 조금 무서운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문 이란걸 인식하지 못했다면 도대체 얼마나 더 해멨을까요...

후임들이 왔을때 제들이 사람이란건 알수있었을까.

엄청나게 희귀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진짜로 시야가 흐릿해졌습니다. 눈물이 막 흐르는것처럼 뿌옇고 파스텔을 문지른것처럼 번져 보이더군요.

눈이 아니라 뇌로 본다는데 제가 '이게 뭐다.' 라는걸 인식을 하지 못하니 시야가 흐릿해지는 걸까요? 그럼 아이때는 세상이 파스텔로 보이려나?

기억상실이란게 이런거구나~했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으음...
    작성일
    10.06.06 08:58
    No. 1

    덜덜덜 신기하네용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2 오크가면
    작성일
    10.06.06 08:59
    No. 2

    훈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문룡[文龍]
    작성일
    10.06.06 09:04
    No. 3

    제일 슬픈 것은 군대라는 장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7 正力
    작성일
    10.06.06 09:05
    No. 4

    ....아 맞네.
    '여긴 부대고 난 군인이지.'
    라는 생각이 든 순간 몸에 힘이 쫙 빠지더라구요.
    농담아니라 진짜로..
    의욕이란 의욕은 다 사라지고
    낯설음에 찾아온 긴장도 다 없어지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평타평
    작성일
    10.06.06 10:22
    No. 5

    증상만 봐서는 피쏠리는 현상으로 추정되네요 ㅇㅇ
    저도 어렸을떄 자주경험했는데..
    주로 오래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났을때 겪었습니다
    저도 저와 증상이 똑같았구요 일어나자마자 피가 쏠리는게 느껴지더니
    시야가 껌껌해지고 정신차려보니 세탁실에 쳐박혀 쓰려져있었습니다;
    물론 왜 쓰러졌는지는 기억이 안나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쭈뱀
    작성일
    10.06.06 15:16
    No. 6

    게슈탈트 붕괴라고 하지요 ;; 뜻도 제대로 모르고 있어보이니까 쓰는 무식쟁이들이 많아서 단어 자체는 꽤나 알려진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10.06.06 18:09
    No. 7

    뇌 부팅율 58%..loading..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52040 이런게 필요해,.,, +6 Lv.33 동글몽실 10.06.06 405
152039 수학여행갈때 이런능력있었으면 좋겠다.. +6 Lv.1 피곤한赤火 10.06.06 398
152038 타블로 학력위조 의혹 반박글 +16 으음... 10.06.06 982
152037 저의 전생은 참 아스트랄하군요 +2 호림마 10.06.06 264
152036 아이패드 구입했네요. +3 Lv.1 윤협 10.06.06 541
152035 전생에 불륜피우다 걸려 죽었다는...쿨럭 +3 Lv.1 男子 10.06.06 371
152034 내가 웅녀라니... +4 Lv.97 아라짓 10.06.06 398
152033 저희 반에 자칭 코갤러가 한명있는데,, +8 Lv.17 아옳옳옳옳 10.06.06 724
152032 전생체험이라 +3 Lv.33 동글몽실 10.06.06 262
152031 타블로 +12 나우자 10.06.06 505
152030 역시 저는 전생에 용맹했습니다. +1 Personacon 유주 10.06.06 268
152029 던파 버그 처음으로 보았네요.. +5 소울블루 10.06.06 548
152028 요즘 올라오는 소설들을 보면... +1 Lv.60 브레이니악 10.06.06 279
152027 순국선열께 조의를 표합니다. +2 Lv.87 소프라노스 10.06.06 438
152026 나의 배속에는 거지가 살아요.. +2 Lv.12 오크가면 10.06.06 234
152025 기분이 상하는군요 +2 Lv.99 흑마인형 10.06.06 356
152024 제전생은 백수라는군요....하하 +4 Lv.42 명분 10.06.06 276
152023 앗 남녀차이 훈훈해 ㅋㅋㅋㅋ +12 Personacon 유주 10.06.06 645
152022 인공눈물 괜찮나요?? +9 슬로피 10.06.06 405
152021 심심해서 저의 전생정보 올려봐요 ㅎㅎ +5 천실(天失) 10.06.06 350
152020 창조주라 ...-_-a +3 Lv.99 Sevensta.. 10.06.06 296
152019 고사리동(rhtkflehd)님 엄중 주의 1회입니다. +4 Personacon 정담지기 10.06.06 815
»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경험했습니다. +7 Lv.97 正力 10.06.06 374
152017 결혼식 가야 하는데... +4 Lv.1 달빛물방울 10.06.06 264
152016 새콤달콤하고 마시쪄요~ +10 으음... 10.06.06 448
152015 여러분 기뻐 하세요 +4 Lv.64 가출마녀 10.06.06 315
152014 굿모닝 +2 으음... 10.06.06 152
152013 당신의 모든 환생 +1 Lv.85 Host 10.06.06 260
152012 사,,사..... 아 부끄러워 +13 Personacon 히나(NEW) 10.06.06 550
152011 하이텔 무림동 베스트 30 +10 Lv.17 핏빛늑대 10.06.06 701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