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발단은 어제..아니 이제 그저껜가요.
제 친한 후배이자 제가 몇번 올렸던 글에 나오던 그 친구의 (전 오늘만큼은 커플이 부럽지 않습니다. [15] 오빠가 데려다 줄꺼죠? [11])
친구인 a양의 생일이 다가오길래 이 친구에게 가볍게 물어봤습니다.
"너 a꺼 생일선물 샀어?"
"아뇨? 내일 b(애도 친굽니다. 셋이 같이 친구)랑 사러 가려 했는데 b가 내일 못온대요..."
"오 그래? 나도 아직 못샀는데. 내일 같이 살까?"
"네 그럼 음...내일 저녁 7시 반쯤 봐요~"
"ㅇㅇㅋ"
그리고 집에 와서 이얏호~ 이 기쁜 소식을 만방에 알리자~ 둘이서 쇼핑이다~ 라고 생각하고 정담에 올리려는 순간 문자가 왔습니다.
[내일7시반까지 xx쇼핑몰 앞에서 만납니다 a선물 사려고 하니 시간되는 분은 오시오]
........전체문자인가...
둘이서 사는 건 역시 부담스러웠던가...
갑자기 급 우울해졌습니다.
그리고 신나서 쓰던 글을 지우고 잤습니다. 아아 올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올렸으면 부끄러울 뻔 했어....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오늘도 보람차게 잉여짓 하다가 7시에 집을 떠났습니다.
가는 길 30분 정도 걸리니 느긋하게 걸어가야지 하고요.
근데 7시 5분에 문자가 오더군요.
[선물사러올꺼예요?]
? 무슨 말이지? 당연히 가지...-_-;;
당연히 가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장이 없어서 안오는줄 알았어요]
라고 7시 7분에 문자가 오더군요. 어디냐고 물어봤죠.
[V역~다음부터는답장좀해줘요~^^]
라고 왔습니다. v역? xx 쇼핑몰 바로 앞이잖아! 왜 벌써 도착한거야?
저는 남자의 도리로서 달렸습니다. 그러나 달리는거나 걷는거나 그다지 속도의 차이가 나지 않는 허약한 몸인지라 도착하니 7시 20분....
이미 쇼핑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인사하고 난뒤 물었습니다.
"누구누구 불렀어?"
"c랑, d랑... e..... r오빠도요."
"근데 아직 다들 안왔나?"
"네"
"다른 사람은 답장 왔었어?"
"아뇨 아무한테도 안왔어요."
그렇게 잡담 좀 하다가 25분 쯤 되자 말하더군요.
"오빠 그냥 우리 먼저 사고 있을까요?"
"음...30분이면 곧 올텐데?"
"에이 안올것 같은데... 또 오면 전화 하겠죠."
"그런가? 그럼 가자~"
그리고 저희는 돌아다니면서 a의 생일선물을 샀습니다.
그애는 8시 반에 약속이 있어서 갔고 전 마침 r형을 만나 같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같은 집 방향이거든요.
여하간 서로 잡담을 나누다가 물었습니다.
"형 a 생일선물 샀어?"
"아... 사야 되는데.."
"? 오늘 xx쇼핑몰 8시반까지 오라고 문자 안왔어?"
"무슨 문자? 안왔는데?"
..............?
그 순간 저의 머릿속을 섬광처럼 스쳐지나가는 영상이 있었습니다.
"c랑, d랑... e..... r오빠도요."
라고 말 할때...뭔가 이상하게 머뭇대면서 말하던 기억이..
그때는 단순히 문자 보낸 사람 한명한명 말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막 지금 지어내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25분에 먼저 같이 사러가자고 한 것...
이 친구가 고작 5분을 못 기다리고 먼저 사자고 할 친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30분은 더 꿋꿋히 기다릴 친구예요.
거기다 마치 당연히 못 올 걸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
그리고 지금 생각난 건데.. 왜 7시 5분에 저한테만 문자를 한 걸까요.
[선물사러올꺼예요?]
[답장이 없어서 안오는줄 알았어요]
-_-? 다른 사람들 다 답장 없었다매..
왜 나한테만 이런 문자를?
정다머 님들께 묻습니다.
저 혹시 데이트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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