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등학교때 무슨 이유에서 인지
친구들끼리 서로 편지써주기가 아주 잠-깐 유행을 했었는데
그때 까칠하시고 공주병기질이 있으신 반 여자애께서
반 협박적으로 저까지 포함한 남자애들 몇명에게 내게 편지를 써라!
라는 엄명을 내리셔서 쓰게 됬는데요.
편지를 쓰고 집에 가는길에 제가 동경하던 여자애한테 전화가
오더니 나한테도 편지 써죠 ㅋㅋ 이러더군요.
캐소심 했던 전 떨리는 마음으로 다소 사적인 내용들을 써서
건내 줬습니다.
편지 주는것도 기뻤지만 답장을 받기를 간절히 원했기에...
근데...
ㅋ넌 답장않줌?
응
헐 왜? 나도 써줬잖아.
응 싫어.^^
(슈밤..) 결국 못받았고...
평소 제가 미용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머리가 거지꼴이었는데
그녀는 물론이고 제 친구들까지 너 머리 일자 한 번 짤라 봐라
굉장히 잘 어울릴거 같애. 라며 살살 꼬셨었는데
그때 머리를 자르러 갔을때 그래! 일자 가자! 해서
일자로 짤랐습니다.
ㅋㅋ 잘 어울리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애들도 야 훨씬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며 칭찬을 해줬습니다.
내심 뿌듯해했는데 정작 그녀는
ㄱ- 너 머리 왜이래? 이상해!
(헐 슈발아. 너가 그렇게 짜르라매!!)
그때 수업시간에 그녀한테 답장이 오더군요.
(오옹 답장!!)
19년 인생 처음으로 여자에게 받은 편지!! 그것도 평소 동경하던
그녀에게!!!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 오더군요.ㅠ
학교가 끝나고 당장 집으로 냅다 달려가
편지를 펴봤는데
대충 내용을 살펴보자면
-야 너 죽을래? 누가 머리 그렇게 짜르래?
xx가 자꾸 너 귀엽다고 물어봐서
농담이라도 귀엽다고 해줄게!
솔직히 머리? 얼굴? 커보여
솔직한 것도 너에게 도움이 될거야
좀 어울리게좀 잘라라 이제.
그리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쉬바... 머리로 시작해서 머리로 끝을 장식하는구나...
급 실망...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아님 원래 실망할 내용인건지..
첫 편지치곤 무지 허탈했어요.ㄱ-
그래도 지금도 잘 보관중..ㅋ
ps..언젠가 핑크빛 가득한 편지를 받는날을 기대하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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