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닥에서 잘나가는 글 시스템 슬쩍 가져다 쓰는건 이제 논란거리도 안됩니다. 워낙 비일비재한 일이라. 설정이나 전개의 유사함으로는 표절이 되지 않는다는 암묵의 룰이라도 있는 듯이.
그런데 문장 자체를 복붙한다거나, 아주 특이한 설정을 베낀다거나 한게 아닌데도, ‘어? 이건 표절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바로 타 소설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죠. 그것도 ‘완고한 드워프 장인’ 이나 ‘날렵한 엘프 궁수’ 처름 이미 정형화된 캐릭터성을 차용한 것이 아닌, 다른데서 보기 힘든 희한한 캐릭터일 경우에 그런 느낌이 심하게 듭니다.
제가 보기엔 [천재의 게임방송]과 [회귀자의 소소한 꿀팁방송]이 그렇습니다.
인터넷 방송을 하는 A와 방송은 잘 모르지만 시청자를 열광하게 하는 엄청난 실력을 가진 B. 그 둘의 관계가 친남매냐 타인이냐의 차이정도만 있을 뿐 둘의 행동양식이 너무 비슷합니다. B가 이전 기록이 없는걸 보여줘서 재능충임을 확인시켜주는 부분이나, B에게 밀려서 자기방송인데도 관전자가 되어버린 A, 그 와중에 시청자들 반응까지도 흡사하네요.
물론 한 쪽은 게임 스트리머고, 한 쪽은 실제 괴물을 잡는 헌터기 때문에 시작점이 비슷하다 해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결국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초반부의 흡사함에 대한 변명은 되지 못하겠지요. 이런 글이 아무런 비판 없이 투베에 오르고 유료화까지 가게 된다면 나중에는 잘나가는 글의 초반부만 슬쩍 가져다 써서 조회수를 확보한 다음 뒷전개만 다르게 쓰는 글이 넘쳐나겠네요.
부디, 이런 표절글이 문피아에서 보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섯 번 넘게 두 글을 비교해가며 정독해 봤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표절이 맞습니다.)
Comment '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