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소설과 상태창의 역학관계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의외로 언급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우리가 보는 장르 소설이 무슨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 이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어느 작가님이 처음으로 도입했는가, 영향을 받은 작품은 무엇인가.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온라인게임이 번창한 나라에서 게임소설이 성하는 거야 당연한 수순일테고, 무협, 퓨전, 현판, 겜판, 판타지, 모두 아울러 장르 소설이라고 하는 것일 테죠.
그런데 이 장르 소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시원하게 말해주는 분이 어째서 없는 걸까요.
대략 세 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자신이 따라온 유행이 어느 특정 작가의 영향력 아래였음을 시인하는 것에 대한 보수적인 불쾌감.
2 클리셰라고 퉁쳐왔던 소재가 투명해지면서 발자취(표절)를 보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
3 마지막으로 소재 아이디어를 거슬러 올라가면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일본에 대한 언짢음.
[닷핵(겜판), 십이국기(이고깽), 드래곤퀘스트(판타지/ 로토의문장~), 에스카플로네(거대 골램), 로도스섬전기(전통판타지), 등]
태권브이의 얼굴이 마징가인 것처럼 유행을 이끈 아이디어나 소재가 일본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러나 초창기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고 각자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현재 우리가 즐기는 장르소설은 독자적인 세계관이나 소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것 역시 어딘가의 표절일 뿐인 것은 아닐까요.
태권브이에서 실망하고 부끄러워했듯, 장르소설을 부끄러워하게 되는 날이 오는 건 아닐까요?
거기에 대한 책임회피가 네 번째 이유 즈음이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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